테슬라, 불공정약관·품질 논란 등 '겹악재'...전기차 위상 후발주자에 내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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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불공정약관·품질 논란 등 '겹악재'...전기차 위상 후발주자에 내주나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0.08.24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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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공정 약관 시정에도 소비자 반응 '싸늘'...결함 발생해도 대기 2달 이상
- 2000만원대 르노 '조에'부터 1억원대 아우디 'e-트론'까지 소비자 시선 끌어
- 폭스바겐 ID3, 현대차 아이오닉5, 제네시스 'JW' 등 기존 차업계EV에 기대감

국내 시장에서 상품성을 강화한 순수전기차(EV)가 속속 출시되는 가운데, 전기차 1위 테슬라가 불공정 약관, 품질 문제 등 악재가 잇따르면서 소비자들의 싸늘한 반응이 감지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가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물량수급 문제로 64대 판매에 그친 데 이어, 겹악재에 노출되면서 전기차 1위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최근 "세계 1위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의 자동차 매매약관 중 5가지 불공정약관 조항을 시정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꼽은 주요 불공정 조항은 ▲사업자 손해배상 면책 및 손해배상 범위를 제한하는 조항 ▲차량 인도기간 경과 후 발생한 모든 손해를 고객에게 전가하는 조항 ▲불명확한 취소 사유를 들어 주문을 취소하는 조항 ▲사업자가 재량에 따라 계약을 양도하는 조항 ▲사업자에게 유리한 재팔관할 조항 등 5개 약관이다. 

현재 테슬라는 불공정 조항들을 모두 자진 시정한 상태다. 하지만 해당 내용을 접한 예비 고객과 일반 시민들 사이에선 싸늘한 반응이 주를 이룬다. 인도기간 경과 후 발생한 모든 손해를 고객이 부담하고, 손해배상 범위를 주문수수료 10만원으로 제한했던 점 등 기존 약관 내용이 소비자 권리를 무시했다는 인상을 남겼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약관 시정 이후에도 '기업들이 불공정하게 나오는 걸 그냥 둬야하나', '자동차법이 너무 관대하다', '이건 소비자가 권리를 포기해서다. 불리하면 구매하지 말아야 한다' 등의 부정적인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테슬라 차량 충전하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단차 등 조립품질 문제는 테슬라의 고질적인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실제 회사는 올해 JD파워의 초기품질지수(IQS) 평가에서 최하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여기에 회사 측은 차량 결함이 발생해도 빠르게 대처하기 힘든 상황이다. 전국에 직영 서비스센터가 서울 강서와 성남시 분당 등 수도권 두 곳뿐이기 때문. 차주들이 작은 수리를 진행하더라도 두 달 대기가 기본인 이유다.

하반기 잇단 순수전기차 출시...테슬라에 도전장

기존 완성차 업체들은 테슬라의 인기와 논란 등을 의식하면서 전기차 출시를 앞당기는 모양새다. 완성도는 높이면서 가격 경쟁력을 강화한 전기차를 속속 선보이고 있는데, 이 역시 테슬라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우디 'e-트론'은 지난달 1억원이 넘는 고가에도 394대를 출고하며 공식 판매 첫 달에 수입 전기차 1위를 기록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지난달 EQC 2020년형 연식변경 모델을 151대 출고하며 국내 출시 이후 사상 최대 월간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르노 조에. [사진 르노삼성자동차]
르노 조에. [사진 르노삼성자동차]

지난 18일 국내 출시된 르노 '조에'는 뛰어난 가격 경쟁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보조금을 적용하면 서울시에선 최저 2809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조에는 올 상반기 유럽에서 3만7540대를 팔아 테슬라 모델3(3만2637대)를 제치고 전기차 1위를 기록한 모델이다. 

무엇보다 현대차그룹의 'E-GMP'(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 전기차에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현대차는 내년 준중형 CUV '아이오닉 5'를 시작으로 2024년까지 총 3종의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20분 충전, 450킬로미터 주행'이라는 현대차EV 성능이 공개되며 벌써부터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네시스의 EV전용 신모델인 'JW'도 내년에 나올 예정이고, GV80과 GV70의 전기차 모델도 출격을 준비 중이다.

아이오닉 브랜드 제품 라인업 렌더링 이미지(좌측부터 아이오닉 6, 아이오닉 7, 아이오닉 5). [사진 현대차]

이밖에 폭스바겐은 다음달 전기차 'ID3' 선보인다. ID3는 폭스바겐이 테슬라 모델3와의 경쟁을 목표로 개발한 차종이다. 업계에선 ID3가 국내에 출시되면 테슬라, 현대차와 함께 전기차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바라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테슬라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데, 이중 현대차의 전기차 기술력이 과소평가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며 "내년에 E-GMP 모델이 나오면 현 EV 시장 판도를 크게 바꿀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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