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방카슈랑스 '쏠림현상' 심화···팔긴 편하지만 건전성에는 부담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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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방카슈랑스 '쏠림현상' 심화···팔긴 편하지만 건전성에는 부담돼
  • 윤덕제 기자
  • 승인 2020.07.01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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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보사 1분기 초회보험료의 75%가 방카슈랑스 실적
- 전년 동기 대비 수입보험료 및 비중 증가
- 저축성보험 판매 증가···IFRS17 도입 예정 등 장기 건전성에는 부담
은행창구 모습[사진=연합뉴스]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장기화된 저금리 기조에  생명보험사들의 방카슈랑스 상품 인기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지난해부터 불거진 파생결합상품 환매중단 사태에 따른 금융소비자의 고위험 금융상품 회피현상과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예·적금 이자율이 낮아지면서 은행에서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저축성보험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으로 보험사 대면영업 활동이 위축되면서 은행을 통한 보험상품 판매 비중은 더욱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일 생명보험협회 보험통계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24개 생보사들의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초회보험료는 1조274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1조 652억원 대비 2093억원(19.6%) 증가했다.

이는 생보사 1분기 전체 초회보험료 1조6956억원의 75.2%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방카슈랑스 채널 비중은 71.8% 수준이었다.

생보사의 초회보험료는  고객이 보험에 가입하고 처음 납입하는 보험료로 보험업계의 대표적인 성장성 지표로 활용된다.

개별사로는 삼성생명의 1분기 방카슈랑스 채널 성장세가 돋보였다. 삼성생명의 1분기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는 5250억원으로 전년동기 2176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전체 생보사의 40%가 넘는 비중을 점했다. 이는 방카슈랑스 2위 점유사인 NH농협생명의 1분기 실적 2227억원의 2.3배에 해당한다. 또한 삼성생명 1분기 전체 초회보험료 6177억원의 85%를 차지하는 수치다.

이어 ABL생명이 1분기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1624억원을 판매해 전년동기 899억원 대비 80.6% 증가했으며, 한화생명은 같은기간 1020억원을 거둬 32% 성장한 기록을 보였다. 특히 KDB생명은 지난해 1분기 7.5억원의 방카슈랑스 채널 실적에서 올해 1분기에는 461억을 판매하며 급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별 영업 전략에 따라 각사의 방카슈랑스 실적 비중은 다양하지만, 생보업계 초회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방카슈랑스 상품이 높아 방카슈랑스 판매 증가는 전체 생보사 초회보험료 증가로 이이진다"며 "올해 은행권의 보험상품 판매 증가로 생보사들이 실적 개선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은행에서 판매되는 특성상 상품설계가 단순하고 고객 이해가 쉬운 저축성보험 상품 중심으로 판매가 늘어난 것은, 단기 실적 개선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 재무건전성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험사들은 보험부채가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되는 2023년 도입 예정인 새로운 국제회계기준 대비 차원에서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고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들어 방카슈랑스 상품판매 증가는 파생결합펀드 사태 등에 따른 금융소비자의 고위험 상품 기피와 은행의 이익 보전을 위한 영업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설명했다.

특히 "기준금리 0%대에 생보사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은 2.4%대를 유지하고 있어 은행 창구에서 고객 유인에 효과적이지만, 기준금리 하락으로 공시이율도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 향후 저축성보험 매력도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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