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파장, 수순대로 가는 보험사···예정이율 인하→보험료 인상→영업위축 다음은?
상태바
금리인하 파장, 수순대로 가는 보험사···예정이율 인하→보험료 인상→영업위축 다음은?
  • 윤덕제 전문기자
  • 승인 2020.06.05 17: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한국은행의 빅컷에 이은 추가 금리인하에 보험사 예정이율 줄줄이 인하
- 보험사 '안가본 길' 예정이율 1%대로 접어들어
- 보험료 인상 수순 거쳐 영업위축 뻔한 일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연 0.75%인 기준금리를 0.5%로 0.25%포인트(p)로 낮췄다[사진=연합뉴스]

 

보험사들이 가파른 금리인하 속도에 '안 가본 길'을 가야만 하는 처지에 몰렸다. 

금리하락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고 깊어지면서 보험사들의 투트랙 이익 기조인 투자영업이익과 보험영업이익이 급격히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연이은 기준금리 인하가 보험사들의 예정이율을 사상 최저로 떨어뜨렸다. 

돈을 굴려서 이익을 내야하는 보험사들이 금리인하에 따라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 운용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에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보험금이나 환금금을 지급하기 위해 받은 보험료에 적용하는 예정이율을 낮추게 되면서 고객이 내야 하는 보험료는 오르게 된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이 내달 금리확정형 종신보험의 예정이율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예정이율 1%대 시대가 예고됐다. 이미 삼성생명은 지난 1월 무배당 저해지환급금형 종신보험 상품에 적용하는 예정이율을 1.9%로 낮췄다. 통상 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을 2.25%에서 1.9% 낮추면 보험료는 7% 가량 오른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주요 생보사들의 금리확정형 종신보험 상품의 예정이율은 2.25% ~ 2.75%대이지만 대형사들의 잇따른 예정이율 인하는 타 보험사들에게도 영향을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1990년대 연 5%~9%의 고금리확정형 상품을 많이 판매한 생보사들의 역마진 부담이 기준금리 인하에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생보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이 3%대로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주로 채권 등 투자상품을 운용하는 보험사들이 기준금리 인하로 기대수익률이 떨어지면서 보험사들이 투자를 통해 벌어들인 돈보다 고객에게 지급해야 하는 금액이 많아지는 역마진 부담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보험사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집계한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생보사들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2.8% 줄었다. 특히 금리하락에 따른 보증준비금 증가에 따른 보험영업이익 감소 폭이 컸다. 올해 1분기 순익 역시 생보사들은 전년 동기 대비 38.4% 감소한 수치를 보였는데 보증준비금 전입액 증가가 보험영업손실을 크게 확대시켰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예정이율을 낮추면서 높은 보험료의 상품에 대한 고객의 유인이 떨어지는 데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보험영업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대면 채널이 곤란에 빠지면서 보험영업의 부진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올해 1분기 생보사 보험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36.6% 늘었다고 금감원은 지난 보험사 1분기 실적발표 자료에서 밝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초저금리가 지속된다면 올해 금리 역마진 부담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수 있다" 또한 "보험사의 예정이율이 1% 초반까지 하락한다면 금리확정형 상품은 은행 상품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5일 KB생명은 영업중단으로 소득 감소가 우려되는 설계사에게 생활안정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히면서 보험업계의 영업활동 위축이 본격화 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령화·저금리에 따른 보험업황 부진에 코로나19 충격이 더해지면서 올해는 제로성장이라는 이제까지 '안 가본 길'을 갈 수도 있겠다"고 우려했다.

윤덕제 전문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