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vs 검찰, 수사심의위 소집 '운명 건 승부의 날'...'사법 리스크'에 발목 잡힌 삼성 '초긴장'
상태바
이재용 vs 검찰, 수사심의위 소집 '운명 건 승부의 날'...'사법 리스크'에 발목 잡힌 삼성 '초긴장'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0.06.25 23: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검찰 수사심의위, 26일 현안위원회 소집
- 검찰변호인단 치열한 법리 공방 예상
- 프레젠테이션 등 현안위원 설득에 중요한 관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기부 여부를 판단할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26일 열리는 가운데 이 부회장과 검찰이 운명을 건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검찰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와 연관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과 이재용 부회장 변호인단은 수사심의위 결과에 따라 양측은 치명타를 입을 수 있어 모든 역량을 동원해 법리 공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 내부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기업 생존 전략에 사활을 건 가운데 '사법 리스크'에 발이 묶인 상태에다가 수사심의위 결정에 따라 '초대형 악재'가 나올까 초긴장 상태가 감지된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 수사심의위는 26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5시50분까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검찰 기소의 적정성·타당성 등을 심의할 현안위원회를 비공개로 개최한다.

이재용 부회장과 김종중 전 삼성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 등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했던 당사자들은 참석하지 않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 연합뉴스]

현안위원은 250명의 수사심의위원 가운데 무작위 추첨으로 지난 18일 15명이 선정됐다. 

법조계를 비롯해 학계·문화예술계·시민단체 등 사회 각 분야 전문가들이 균등한 비율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고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현안위원회는 오전에 양측이 전달한 의견서를 살펴본 후 오후에 양측의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의견진술을 들어보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양측 의견서 분량과 의견진술 시간 등은 똑같이 배정된다.

프레젠테이션이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사안이 복잡해 얼마나 일목요연하게 요점을 잘 정리해 전달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

위원들의 질문에 대한 양측 답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안위원회는 내부 토론 절차를 거쳐 이날 오후 늦게 최종 결정이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는 만장일치 결론을 목표로 하지만 의견이 일치하지 않으면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

앞서 삼성 측 변호인단이 검찰의 기소 적절성 여부에 대해 외부 전문가들의 판단을 구하기 위해 소집을 신청했고 서울중앙지검 부의심의위원회가 회부를 결정하면서 검찰 수사심의위가 열리게 됐다.

26일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열린다 [사진 연합뉴스]

검찰과 삼성 변호인단은 이미 2차례의 승부를 펼쳤고 변호인단이 모두 완승했다. 

지난 8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는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또한 지난 11일 열린 서울중앙지검 부의심의위원회에서도 수사심의위 소집이 결정됐다.

이제 검찰 수사심의위가 가장 중요한 승부처가 된다. 

따라서 양측은 치열한 법적 공방을 펼칠 전망이다. 외부 전문가 위주 현안위원의 판단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마음을 잡아야 한다.

검찰은 지난 1년 8개월에 걸친 수사 자료를 바탕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삼성그룹 차원에서 불법 행위가 발생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변호인단은 검찰이 기소 이유로 삼고 있는 시세 조종과 회계사기 등 혐의와 관련해 이재용 부회장이 보고 받거나 지시한 사실이 전혀 없다는 것을 조목조목 반박할 전망이다.

검찰의 장기간 수사에도 결정적 증거가 나오지 않아 기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도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과도한 '표적수사'라는 의심을 받는 대목이다. 

검찰은 변호인단이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하자 갑자기 구속영장을 청구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 9일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영장 기각 당시 영장전담 판사의 언급에 대해서도 양측의 다툼이 예상된다.
원정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당시 “기본적 사실관계는 소명됐다”고 언급했다.

검찰은 혐의사실이 어느 정도 입증됐다고 보는 반면 삼성 변호인단은 삼성물산-제일모직간 합병 관련 객관적인 사실관계만 인정했을 뿐이라는 주장을 했다.

코로나19 사태 인한 국가적 경제위기와 '한국판 뉴딜' 정책,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전쟁 등 국내외 불확실성 속에서 삼성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론이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재계 1위 삼성의 M&A(인수합병), 대규모 투자 등은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결단해야 할 일이기 때문.

한편,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9일 법원에서 검찰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에도 현장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글로벌 위기 상황 속에 미래 전략을 논의하고 임직원들과 함께 '뉴 삼성' 비전에 대한 준비 차원의 의미도 있다.

지난 15일 반도체와 스마트폰 부문 사장단들과 릴레이 간담회를 가졌다. 19일에는 경기도 화성 반도체 연구소를 방문해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사장단과 간담회를 갖고 반도체 미래 전략을 점검했다.

수원 사업장을 찾은 이재용 부회장

23일에는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의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아 소비자가전(CE)부문 주요 경영진과 간담회를 가졌다. 

특히 24일에는 AI(인공지능) 분야 최고 석학인 세바스찬 승(승현준)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교수를 삼성전자 통합 연구조직인 삼성리서치 소장(사장)에 내정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대국민 '뉴 삼성' 비전 발표에서 AI 핵심인재 확보를 언급한 이후 첫번째 영입인사다.

수사심의위원회가 결과가 나와도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법 리스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수사심의위의 의견은 권고 사항으로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검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이 지난 2018년 초 제도 시행 이후 진행된 총 8차례의 수사심의위 권고를 모두 따랐다"면서도 "하지만 이번에는 검찰이 사활을 건 만큼 계속 수사를 지속할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했다.

수사심의위가 검찰이 수사의 정당성을 외부 전문가를 통해 평가 받기 위해 스스로 도입한 '셀프개혁' 제도의 취지가 있는 만큼 권고에 반하는 처분을 내리는 데는 부담이 따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검찰의 수사가 수년간 지속되면서 삼성에 대한 동정론이 일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국난 극복과 미래성장동력에 집중해야 할 상황에서 삼성이 글로벌 경쟁업체에 뒤처질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