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평택공장 노동자 ‘의식불명’, 사고규명 장기화 양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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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평택공장 노동자 ‘의식불명’, 사고규명 장기화 양상으로
  • 조아라 기자
  • 승인 2016.12.07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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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 조감도.

평택 삼성반도체 공장 노동자가 안전장치 없이 일하다 의식불명에 빠진 사고와 관련, 사고규명이 난항에 빠져 장기적으로 파문이 예상된다. 

지난달 29일 평택 삼성반도체 UT동 건설현장에서 직원 조모씨가 가스측정기 없이 가스관 작업을 하다 가스에 질식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사고를 둘러싸고 아직까지 제대로 된 사고 경위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사건을 조사해야 할 노동부와 경찰이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있다는게 피해자 측의 증언이다.

◇ "119 신고한 직원도, 핵심 목격자들도 모두 연락이 안닿는다"

당시 조씨를 병원으로 옮긴 차량은 소방서 119 차량이 아닌 삼성 발주처가 운영하는 구급대다. 

피해자 관계자들은 안전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삼성이 일반 승합차로 특정 병원에 이송했다며 사고 발생 당시 경위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이에대해 삼성측은 현장에서 가장 가깝고 응급실을 갖춘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하기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 사고 당시 핵심 관계자들이 하나같이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사건 관계자들에 따르면 조씨를 가스관 밖으로 구출한 직후 작업자들이 119에 신고했고 실제로 구급차는 평택공장 정문앞까지 출동했었다. 하지만 119에 신고했다는 직원, 그리고 정문앞까지 구급차가 온 광경을 목격한 안전관리자들은 하나같이 모두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는게 피해자측의 설명이다.

평택소방서는 이와관련, "해당 지역에 소방서나 구급차 출동 기록은 없다. 또 기록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려면 신고자의 핸드폰 번호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 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소방서 119에서 출동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신고 이력과 출동 이력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미뤄지고 있는 사건경위 공개

또 일반적으로 건설현장에서 인명 사고가 발생하면 사고 발생 현장을 조사 후 원인을 규명하고 경위를 공개하는 과정을 거치기 마련인데 그조차도 미뤄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사고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피해 가족과 노조는 노동부 평택지청 감독관 산재예방과장과 면담을 가졌다. 이후 노동부는 작업 중지만 실시하고 현장 공개와 사고경위서에 대해 아직 묵묵부답이다. 하청업체인 한양이엔지는 사고경위서 공개를 공식적으로 거부했다. 

가족들과 사건 관계자들은 “거의 사망수준에 이르는 상태라 이 정도면 중대재해다. 하지만 노동부는 중대재해로 안보고 있다. 산재예방감독관과 대화를 해봤지만 ‘안타깝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삼성 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장 방문은 협의를 통해 언제든지 일정을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사고경위서 공개에 대해서도 "서면으로 사고경위를 전달하진 않았다. 하지만 협력사 현장소장이 피해 직원 매형, 남동생, 노조위원장을 각각 모셔 세 차례에 걸쳐 보드에 판서를 하며 설명을 드렸다"고 밝혔다.  

피해 직원의 동생인 조보견씨는 “삼성 측 그 누구와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하청업체인 한양이엔씨에서 병원 앞을 교대로 지키고 있다”며 “모든 소식을 동료 직원들을 통해서 듣고 있다. 가족들은 그저 답답한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조아라 기자  archo@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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