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수사돌입한 라임사태, 사건 전모 드러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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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수사돌입한 라임사태, 사건 전모 드러날까?
  • 황동현 기자
  • 승인 2020.04.08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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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인물 신병 확보 더뎌 수사 마무리 상당 시간 소요 전망
검찰청 [사진 연합뉴스]
검찰청 [사진 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건 수사가 3개월째로 접어들면서 사건 피의자들이 속속 구속되는 등 검찰은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라임의 비정상적 펀드 자금 운용 의혹부터 사기 판매 의혹, 관련자들의 횡령·배임 의혹까지 수사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그러나, 라임 ‘전주’로 알려진 김모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 등 핵심 인물 신병 확보가 더뎌지면서 수사가 마무리되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 일각에선 수사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국민들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8일 법조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은 약 10명에 가까운 피의자를 구속했다. 구속 피의자들의 면면은 펀드 환매사기부터 기업사냥까지 모든 의혹에 걸쳐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조상원 부장검사)는 이날까지 라임 사건 관계자 8명을 구속했다. 

가장 먼저 구속된 피의자는 임모 전 신한금융투자 본부장이다.

신한금융투자는 라임 상품의 핵심 판매사이면서 이 운용사 펀드의 구조를 함께 기획한 곳으로  검찰은 임 전 본부장이 그 핵심 역할을 맡았다고 보고 있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와 함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도 적용됐다

앞서 라임과 신한금투는 펀드 판매 과정에서 모펀드인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호)가 ‘폰지 사기’(다단계 투기금융)에 연루된 사실을 숨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펀드가 정상 운용 중인 것처럼 속여 계속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검찰은 라임의 부동산 사업투자금이 상당분 자취를 감춘 정황을 포착하고 이역시 쫒고 있다.

라임은 부동산 개발 사업 시행사인 메트로폴리탄의 계열사에 자금 2600억원을 투자했는데 이 돈의 행방이 묘연하다. 메트로폴리탄은 서울과 광주 등에서 오피스텔, 복합시설 사업을 추진했는데 상당수 개발중단에도 투자금의 경로가 불확실하다.

메트로폴리탄은 대표이사가 현재 도피 중인 이종필 라임운용 전 부사장과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메트로폴리탄 역시 이종필 전 부사장과 자금횡령에 가담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또, 총 1279억원을 투자한 캄보디아 코홍(kohong) 복합리조트 개발사업도 자금의 행방이 묘연하다.

이 사업은 라임이 캄보디아 개발사업부지의 토지 전차권을 매입한 사업시행자 UDG (Union Development Group)의 사모사채를 1억 달러에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토지전차권 매도인, 사모사채 연대보증인인 UDG에 상환을 청구했지만 답을 받지 못하고 있다.

삼일회계법인 측은 "투자대상의 토지 면적과 지번 등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담보물이 토지 소유권이 아닌 토지전차권인 점과 실질적 처분가능성을 고려할 경우 회수 가능성이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검찰은 또, 펀드 판매 과정에서 사기·불완전 판매가 이뤄졌는지도 수사중이다. 판매사가 펀드의 위험성과 부실 문제를 숨기고 투자자들에게 상품을 판매했는지를 살피고 있다.

이에 따라 라임자산과 신한금투, 우리은행, 대신증권 본사 등을 줄줄이 압수수색했다. 관리·감독에는 문제가 없었는지 살피기 위해 금감원도 압수수색했다.

또, 펀드 투자사인 에스모와 에스모 머티리얼즈, 디에이테크놀로지도 압수수색했다. 1조원 규모 판매로 자금 유치에 핵심 역할을 했던 장모 전 대신증권 센터장 자택, 김 전 회장이 실소유주인 회사 스타모빌리티 등도 압수수색 대상이 됐다. 

아울러, 임직원 등 관련자들의 횡령·배임·수재 의혹도 주요 수사 대상이다.

지난 3일 검찰이 구속한 김모 라임자산운용 대체투자운용본부장은 기업사냥에 가담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그의 혐의에는 라임 환매가 중단된 뒤에도 라임 자금 195억원을 라임의 '돈줄'로 지목된 김봉현 회장이 실소유한 스타모빌리티에 투자하도록 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김 회장은 195억원이 납입되자마자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스타모빌리티 자금을 빼낼 의도를 품은 김 회장이 김 본부장과 짜고 라임 자금을 스타모빌리티로 옮긴 뒤 이를 자신이 고스란히 가로챘고, 그 과정에서 김 본부장에게는 골프장 회원 등록과 같은 특혜를 주는 등 공모관계가 있었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상인그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도 불법대출 의혹 관련 김 회장을 수사대상에 올리는 등 라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라임의 투자 대상이었던 상장사 주식을 미리 사고 주가를 조작한 뒤 시장에 팔아치워 수십억원 규모의 이득을 챙긴 4명도 구속했다. 스타모빌리티, 디에이테크놀로지 등 라임의 투자 대상 업체도 압수수색하는 등 기업사냥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라임은 특정 펀드의 손실을 막기 위해 타 펀드 자금으로 부실 자산을 인수하는 행위를 수차례 반복하며 ‘돌려막기’를 했다. 그 과정에서 일부 임직원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라임 임직원 전용 펀드 등으로 거액의 부당 이득을 취득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다른 한편으로 검찰은 정·관계 개입·로비 의혹 규명도 수사중이다.

언론에 공개된 녹취파일에 장 전 센터장은 지난해 12월 피해자에게 “김 전 회장의 고향 친구인 청와대 행정관과 금감원 출신 유명 로펌 고문·변호사가 금감원 관련 라임 문제를 다 해결해줬다”고 말했다.

녹취파일 상에선 김 전 회장이 정·관계 등을 상대로 로비한 인물로 지목됐다. 라임이 펀드 자금으로 김 전 회장 관련 회사들에 자금을 몰아준 정황에 대해서도 검찰은 들여다보고 있다. 라임 투자사와 관련한 주가조작 의혹도 수사 중이다.

이와 같이 검찰의 수사는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핵심 인물 신병 확보가 더뎌지면서 수사가 마무리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핵심 판매책인 장 전 센터장을 소환할지에 대해서도 검찰은 아직 함구중이다.

결국 본류 수사가 어려워지자 검찰이 김 전 행정관 쪽으로 수사방향을 틀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지난 1일 김 전 행정관의 동생이 사외이사로 근무한 스타모빌리티 본사를 압수수색해 회계장부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수사팀은 김 전 행정관이 받은 금품이나 동생의 사외이사 직책에 대가성이 있는지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 단계에선 행정관 이상의 윗선을 수사하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라임 사건이 수천명의 피해자와 피해규모만 1조6000억원대에 달하는 대형사건인 만큼 전처럼 검찰이 정례 브리핑을 하고 수사상황을 상세히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개진되고 있다.

증권사와 은행 말만 믿고 퇴직금 털어 펀드 가입한 사람들이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할 지경인데도 수사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피해 당사자도, 국민도 제대로 알 길이 없다는 주장이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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