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 '코로나 위기'에 합심했던 노사... 다시 균열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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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업계, '코로나 위기'에 합심했던 노사... 다시 균열 조짐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0.03.17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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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지엠 노조, '창원물류·제주부품 폐쇄' 반발...임단협 악영향 우려
- 르노삼성 노사, 12일 본교섭 결렬 이후 추후 일정 못잡아
- 현대차 노조, 17일 1차 대의원 선거...예상보다 이른 재개

완성차 노사가 '코로나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공동대응하는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각종 현안을 두고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노사 화합 분위기가 지속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업계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 놓이면서 완성차 노사는 최근 협력모드로 전환했다. 하지만 임단협 합의, 시설 폐쇄 등 노사간 입장차가 극명하게 갈리는 난제들을 두고 또다시 갈등 조짐이 보인다는 분석이다.

한국지엠 노사는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한 위기 상황을 함께 넘으며 신차 트레일블레이저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합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최근 주말 특근도 재개했다.

하지만 한국지엠 노동조합은 16일 사측이 제안한 '창원물류·제주부품 폐쇄 및 세종물류 통합운영안'에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는 최근 제주지역에서 한국지엠 애프터서비스 부품 공급과 차량정비를 담당하는 부품·협력사 11곳의 호소문을 카허 카젬 사장에게 전달했다. 제주지역 부품·협력사들은 호소문에서 "제주 부품사업소 폐쇄가 진행된다면 부품대리점 및 정비코너 간판을 내리고 보유 중인 재고 회수를 강력히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 측은 지난해 사측이 인천·창원·세종부품물류 센터를 창원·세종 등으로 줄이는 게 효과적이라고 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폐쇄를 추진하는 것은 사실상 구조조정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사측은 효율을 고려해 통합 운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한국지엠은 아직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7월부터 교섭을 진행했지만 수차례 교섭에도 합의점에 이르지 못했다. 물류·부품센터의 폐쇄를 두고 노사 갈등이 지속될 경우 임단협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국지엠 노조, 제주지역 협력업체 호소문 전달. [사진 연합뉴스]
한국지엠 노조, 제주지역 협력업체 호소문 전달. [사진 연합뉴스]

르노삼성자동차 노조는 코로나19의 심각성과 신차 XM3의 성공적인 출시 등을 고려해 당분간 단체행동을 자제키로 했다. 다만 노조 집행부가 민주노총 가입은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불씨를 남겼다는 평가다.

또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 12일 업계 안팎의 기대감 속에서 임금협상을 재개했으나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아직 추후 일정도 못잡은 상태다. 르노삼성 노사는 2019년 임단협 협상을 두고 작년 9월부터 협상을 벌여왔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고 사측은 고정비 인상이 힘들다며 맞서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16일 선거운동을 시작으로 17일 1차 대의원 선거를 실시한다. 이달 안에 선거에서 당선된 새 대표·대의원이 참여하는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올해 임단협 요구안과 예산 등의 주요 안건을 확정할 방침이다.

업계에선 예상보다 빨리 선거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28일 울산 2공장 도장부 직원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되자 코로나19 관련 정부 지침이 '심각'에서 '경계' 단계로 내려갈 때까지 선거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신규 확진자가 감소 추세에 있으나 정부 대응은 '심각'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직원 체온 측정하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사진 연합뉴스]
직원 체온 측정하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사진 연합뉴스]

업계 한 관계자는 "완성차 노조가 코로나 사태 극복을 위해 사측과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업계 이목을 끌고 있지만, 노조 내 강경파들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게 될 경우에는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세가 주춤하니까 노조가 다시 이빨을 드러내는 것 아니냐"면서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코로나 감염자 수가 급증하고 있어 수출길이 걱정된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완성차 업계에서도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노사협력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15일(현지 시각) 제너럴 모터스(GM)와 포드 및 피아트 크라이슬러(FCA)는 미 자동차노조 연맹(UAW)과 '코로나19 태스크 포스'를 구성하기로 했다. 태스크 포스는 코로나19 대응 조치와 함께 자동차 생산 계획 등을 조율한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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