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코로나19’ 팬데믹에 산유국 갈등까지...해외시장 악재 덮치나"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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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코로나19’ 팬데믹에 산유국 갈등까지...해외시장 악재 덮치나" 촉각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0.03.12 0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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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우디-러시아 원유 감산 합의 불발로 국제유가 폭락...중동 건설시장 불똥 튈까 우려
- ‘코로나19’ 팬데믹 선언...정부, 경기침체 깊어질 조짐 보이자 건설투자 확대 카드 꺼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전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감산 합의에 실패하면서 야기된 국제유가 폭락 쇼크로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시장에서 수주나 프로젝트 진행에 대한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사우디-러시아 원유 감산 합의 불발로 국제유가 폭락...중동 건설시장 불똥 튈까 우려

세계보건기구(WHO)가 현지시간 11일 코로나19에 대해 세계적인 대유행(팬데믹)을 선언하면서 물동량 감소, 자재공급 지연, 인력 공급 중단 등 악재들로 중동을 비롯한 해외건설 현장에서 공사 진행에 차질이 빚어지는 가운데 최근 원유 감축을 둘러싼 갈등으로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해외 플랜트 건설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사우디와 러시아의 원유 감산 갈등이 촉발된 지난 10일 원유시장에서는 국제유가가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4.6% 폭락한 31.1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걸프전 당시인 지난 1991년 이후로 최대 낙폭이다.

사우디와 러시아, 미국 등 주요 산유국들이 공급 측면에서 갈등을 키우고 있다면, 코로나19 확산 영향이 전세계적으로 지속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로 원유 수요가 감소해 유가 회복이 장기간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자료=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
자료=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

 

국내 건설업계는 이 같은 상황이 중동 등 해외 플랜트 건설시장에서 수주나 프로젝트 진행과 관련해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염두에 두고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대우건설 등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올해 초 해외에서 대형 수주에 잇따라 성공하면서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부진했던 해외 수주를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은 분위기였다.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으로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95억 4094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산유국을 중심으로 한 중동지역 수주금액은 약 57억 3251억 달러로 다른 해외 지역에 비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종별로 살펴보면, 산업플랜트 수주액이 53억 4461만 달러로 전체 수주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해외 수주목표를 높이 잡을 수 있었던 이유도 중동지역을 비롯한 해외 플랜트건설 시장 발주량 확대에 대한 높은 기대감 때문이었다. 이번 사태처럼 국제유가 하락 추세에 불을 지피는 사건이 진행되면 산유국 중심으로 발주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발주 물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어 건설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유 가격이 20~30달러까지 내려오게 되면 산유국들의 재정 악화, 발주처의 경영상황 악화, 프로젝트의 수익성 하락 등으로 신규 프로젝트 발주가 취소 또는 지연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사 진행이나 공사비 수령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올해 해외수주 회복은 정유화학 플랜트가 아닌 가스 플랜트가 이끌 전망인데, 과거 유가 하락 시의 중동지역 발주 금액이나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 금액을 살펴보면 가스 부문의 발주나 수주는 상대적으로 견조했다”며 “올해 가스 발주 증가를 이끄는 국가인 사우디나 UAE 등은 수출용이 아닌 내수용 가스를 생산하는 만큼 외부환경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다”고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했다.

 

게브레예수스 WHO사무총장이 팬데믹을 선언하는 모습. [사진=EPA/연합뉴스]
게브레예수스 WHO사무총장이 팬데믹을 선언하는 모습. [사진=EPA/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 선언...정부, 경기침체 깊어질 조짐 보이자 건설투자 확대 카드 꺼내

한편, 코로나19 여파가 장기간 지속되자 올해 초 다소나마 경기 침체 국면에서 회복할 것으로 기대됐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정부가 건설 부문에서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팬데믹 선언으로 경기 침체의 그림자가 짙어질 것으로 보여 정부에서는 ‘경제 살리기’ 행보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그동안 정부의 국내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국내 건설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건설사들에 대한 저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 건설주는 금융주와 함께 역사적 저점을 계속 뚫고 내려가 끝없이 하락하는 위태로운 국면에 처해 있을 정도다.

국내 건설사들은 지난해에서 미뤄진 분양 물량과 함께 올해 상반기에 분양 물량이 몰려 있는 상황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공급 계획이 변경될 여지도 보이고 있어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태다.

하지만 경기 침체를 극복할 만한 대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건설 부문 활성화를 통한 경기 부양책이 연이어 발표되면서 코로나19나 국제유가 리스크 등 사태가 진정되기 시작하면 국내 건설사들의 ‘내우외환’도 단순히 우려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광역 교통망 확충, 지역 균형 발전 등 생활형 SOC 건설사업에 총 사업비 21조 70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LH도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20조 5000억 원 규모로 발주할 예정이다.

 

 

이석호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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