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기지개 켠 건설사, 연초 잇따른 대형 수주 낭보에 '함박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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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기지개 켠 건설사, 연초 잇따른 대형 수주 낭보에 '함박웃음'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0.02.09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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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삼성ENG, 대우 등 해외서 잇단 대형 수주...올해 해외 수주 목표 상향
- 지난해 해외 수주 부진...올해는 플랜트 위주로 MENA 지역서 늘어날 전망
파나마 메트로 3호선 프로젝트 조감도 [자료=현대건설]
파나마 메트로 3호선 프로젝트 조감도 [자료=현대건설]

 

연초부터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잇따른 대형 수주로 낭보를 전하면서 지난해 얼어붙었던 해외 수주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현대, 삼성ENG, 대우 등 해외서 잇단 대형 수주 소식...올해 해외 수주 목표 상향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해외 건설 수주액은 약 100억 달러로 수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배 늘었으며, 과거 5년 평균과 비교하면 2.7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건설 컨소시엄(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5일 파나마 메트로청으로부터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건설공사에 대한 낙찰통지서(LOA)를 접수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금액은 3조 3000억 원 규모로 현대건설 몫이 약 1조 7000억 원(51%)에 해당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현대건설이 파나마 시장에 첫 진출한 사례로 선제적인 금융 패키지 도입까지 제안하면서 기술 경쟁력과 함께 발주처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빠르면 올해 1분기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상반기부터 매출 인식이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 1월에도 카타르 루사일 플라자타워(1조 2000억 원), 알제리 복합화력발전소(6740억 원), 싱가포르 풍골 스포츠센터(1900억 원) 등 2조 원이 넘는 수주고를 올려 벌써 올해에만 3조 8000억 원 가량 수주한 상태다.

이는 지난해 해외 수주액 4조 4000억 원 가운데 약 86%를 차지하는 수준이며, 현대건설이 올해 해외 수주 목표액으로 제시한 8조 원의 절반 정도에 해당된다. 1분기 안에 카타르 병원 프로젝트(5억 달러) 수주도 기대하고 있어 한 해 수주 목표치의 반 이상을 한 분기 내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해외건설협회
자료=해외건설협회

 

삼성엔지니어링도 지난달 23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와 약 2조 1000억 원(18억 5000만달러) 규모 '하위야 우나이자 가스 저장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 동쪽 260㎞ 지점 하위야 가스전 지대에 가스주입시설과 가스 재생산설비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며, EPC(설계·조달·공사) 방식으로 오는 2023년 완공할 계획이다.

지난달 8일에는 알제리 최대 국영석유회사 소나트랙과 4조 3000억 원 규모 ‘하시 메사우드 정유 플랜트’ 건설공사를 스페인 기업과 공동 수주했다. 삼성엔지니어링 측 계약 규모는 1조 9000억 원 규모다.

이로써 지난 1월에만 해외에서 두 건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하면서 4조 원에 달하는 수주고를 확보했다. 올해 신규 수주 목표로 잡은 금액이 10조 5000억 원으로 한 달 만에 1년 목표의 40% 가까이 수주고를 올린 셈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부진을 털고 올해 목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건설은 국내 6개 금융사와 지난달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내 복합개발사업 추진을 위한 투자개발 합의서를 체결하고 연내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총 개발사업비는 4600억 원(3억 8880만 달러) 규모로 국내 금융기관이 베트남 대형 부동산 개발사업에 지분을 투자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번 개발지에는 호텔신라도 들어설 예정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통해 해외 신도시 개발사업을 총괄해 추진하는 디벨로퍼로서 역량을 확립하고 향후 이와 같은 투자개발 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해외건설협회
자료=해외건설협회

 

▲지난해 해외 수주 부진...올해는 플랜트 위주로 MENA 지역서 늘어날 전망

한편,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전년 대비 31% 감소한 223억 달러로 집계됐다. 수주 건수는 669건으로 전년 대비 7건 증가했으며, 진출기업(386개)과 진출국가(100개)는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중동 지역 정세 불안으로 24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이라크 바스라 해수처리시설 발주와 계약 체결이 지연됐으며, 약 13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이 올해로 이월된 것으로 추산된다.

국토부 측은 “지난해에는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이 이어진 데다 중동 발주도 감소하면서 대외 수주 환경이 악화됐다”며 “우리 기업들도 수익성 검토를 강화하고 입찰에 신중하게 참여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지난 2018년과 비교해 지난해 엔지니어링(용역) 수주액과 수주 건수가 각각 12억 7000만 달러, 275건을 기록해 모두 증가했다”며 “엔지니어링은 기획과 설계 등을 수행하는 지식 집약 산업으로 부가가치가 높으며, 기자재 투입 등 후방 공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악화된 대외 여건에서도 고부가가치 영역 수주는 증가해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올해 1분기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300억 달러 내외로 전망되면서 지난해보다 활발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올해 해외 수주 목표를 크게 상향할 수 있었던 원인으로 플랜트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 EPC 기업의 주력 시장인 MENA(중동 및 아프리카)에서 발주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플랜트 발주 규모는 579억 달러로 지난 2018년 대비 35.1% 증가했다”며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양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전체 건설 발주 규모는 한 자릿수 성장이 예상되나 플랜트의 경우 지난해 대비 19.3% 증가한 691억 달러의 발주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국토부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이 중동 지역의 플랜트, 아시아 지역의 대형 공항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선전하면서 수주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석호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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