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별세, 5대 그룹 '창업 1세대' 역사 속으로...재계 1~2세대 경영인 근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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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별세, 5대 그룹 '창업 1세대' 역사 속으로...재계 1~2세대 경영인 근황은?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0.01.20 0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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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격호 명예회장, 일본서 시작해 국내 제과·관광산업 기틀 마련 재계 5위 그룹 일궈'
- 구인회 이병철 정주영 최종현 김우중 등 1세대 경영인 시대 '막 내려'
- 구자경 조양호 등 2세대 경영인도 잇단 별세...3세대 경영인 중 구본무 회장 타계
- 이건희 정몽구 등 건강 관심...구자학 손경식 구자두 정몽근 2세 경영인들 '고령'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별세로 이병철 삼성 회장, 정주영 현대 회장, 구인회 LG 회장, 최종현 SK 회장, 김우중 회장 등 '창업 1세대 경영인' 시대는 완전히 막을 내리게 됐다.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100세 맞이를 1년 앞둔 백수(白壽·9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 중 전날 병세가 급격히 악화했으며 이날 오후 4시 29분께 신동빈 롯데 회장 등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한국과 일본 양국에 걸쳐 식품·유통·관광·석유화학 분야 대기업을 일궈낸 자수성가형 기업가다.

맨손으로 껌 사업을 시작해 롯데를 국내 재계 순위 5위 재벌로 성장시킨 '거인'으로 평가받는다.

1921년(주민등록상 1922년) 경남 울산에서 5남 5녀의 첫째로 태어난 신 명예회장은 일제강점기인 1941년 혈혈단신 일본으로 건너가 신문과 우유 배달 등으로 고학 생활을 했다.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1944년 선반(절삭공구)용 기름을 제조하는 공장을 세우면서 사업을 시작했으나 2차 대전 때 공장이 전소하는 등 시련을 겪었다.

비누와 화장품을 만들어 재기에 성공한 뒤 껌 사업에 뛰어들었고 1948년 ㈜롯데를 설립했다.

이후 롯데는 초콜릿, 캔디, 비스킷, 아이스크림, 청량음료 부문에도 진출해 성공을 거뒀다.

일본에서 사업을 일으킨 신 명예회장은 고국으로 눈을 돌렸다.

한·일 수교 이후 한국 투자 길이 열리자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했다.

국내 최대 식품기업의 면모를 갖춘 롯데는 관광과 유통, 화학과 건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특히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는 기필코 관광 입국을 이뤄야 한다"는 신념으로 롯데호텔과 롯데월드, 롯데면세점 등 관광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

국내 최고층 빌딩인 롯데월드타워 건설도 신 명예회장이 1987년 "잠실에 초고층 빌딩을 짓겠다"며 대지를 매입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일본에서 창업한 후 젊은 시절의 신격호 명예회장

고인은 관광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아 1995년 관광산업 분야에서 최초로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롯데를 굴지의 기업으로 키워냈지만 말년은 순탄치 않았다.

2015년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의 경영권 분쟁이 터지면서 롯데는 큰 위기를 맞았다.

이 과정에서 정신건강 문제가 드러나고 90대 고령에 수감 위기에 처하는 등 수난을 겪기도 했다.

2018년 6월 법원 결정에 따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레지던스에서 소공동 롯데호텔로 거처를 옮긴 이후 건강이 악화했고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重光初子) 여사와 장녀 신영자 이사장,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 차남 신동빈 회장,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와 딸 신유미 씨 등이 있다.

신춘호 농심 회장, 신경숙 씨, 신선호 일본 식품회사 산사스 사장, 신정숙 씨, 신준호 푸르밀 회장, 신정희 동화면세점 부회장이 동생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9일 별세한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을 추모하고 있다

장례는 롯데그룹장으로 치러진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명예장례위원장을, 롯데지주 황각규·송용덕 대표이사가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2일 오전 6시다. 발인 후 22일 오전 7시 서울 롯데월드몰 8층 롯데콘서트홀에서 영결식이 열린다.

한편, 롯데는 창업 2세대인 신동빈 회장이 그룹 경영을 맡고 있지만, 다른 기업들은 본격적으로 3·4세대 경영 시대가 열렸다.

3세대 경영인은 허창수 GS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LG그룹을 이끌고 있는 구광모 회장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4세대 경영인으로 꼽힌다.

주요 대기업 창업 1세대 시대 저물어...재계 1·2세대 경영인들 '근황 관심'

재계에서는 10대 그룹 창업자 중 유일하게 생존해있던 신 명예회장이 타계하면서 한강 기적의 주역인 대기업 창업 1세대 시대가 저물었다는 평이 나온다.

구인회 LG 창업 회장(1969년),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1987년), 최종현 SK 창업회장(1998년)은 2000년 전 별세했다.

현대그룹 창업주 정주영 회장은 2001년, 대한항공 창업주인 조중훈 한진 회장은 2002년 타계했다.

고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지난해 12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세상을 떠났다. 

재계의 잇따른 부고로 다른 1·2세대 기업인의 근황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불과 한달여 전인 지난달 14일에는 LG그룹 2대 회장으로 1970년부터 25년간 LG를 이끈 구자경 LG 명예회장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94세였다.

앞서 2018년 5월, 3세 경영인으로 LG 구본무 회장의 별세했다. 

고 구자경 LG 명예회장과 고 구본무 LG 회장

작년 4월에는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세상을 떠났다. 

재계 1위 삼성을 이끌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을 일으켜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은 뒤 6년째 병상에 있다.

1세대 경영인으로 분류되는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올해 82세로 고령인 편이지만,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을 맡아 활발히 '재계의 큰어른' 역할을 하고 있다.

범현대가에서는 정주영 창업주 회장의 아들인 2세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83세로 예년에 비해 건강이 다소 좋지 않다.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은 79세로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범LG가(家)에서는 2세 경영인으로 구자학 아워홈 회장은 91세로 고령에 속한다.

구자두(89) LB인베스먼트 회장, 구자일(86) 일양화학 회장이 80세를 넘겼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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