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남 구자경 명예회장, 마지막 가는 길도 '노블리스 오블리주'...구본능·구광모·구자열·허창수 등 가족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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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남 구자경 명예회장, 마지막 가는 길도 '노블리스 오블리주'...구본능·구광모·구자열·허창수 등 가족 참석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12.17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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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소서 조촐하게 비공개 발인식…범LG 구씨·허씨 일가 가족만 참석

- 화장 후 영면…4일간 가족장 외부 조문객 200명 안 넘어

고(故)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발인이 17일 오전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간소하게 엄수됐다.

지난 14일 숙환으로 별세한 구 명예회장의 장례는 소박한 삶을 산 고인의 뜻에 따라 비공개 가족장, 4일장으로 치러졌다.

이날 아침 일찍부터 구자경 명예회장의 마지막 길을 슬퍼하듯 겨울비가 오는 가운데 발인식도 조촐하게 진행됐다.

발인식은 빈소 안에서 가족·친인척들만 참석했다. 별도의 장례식장 강당 등 장소가 아닌 소박한 행사였던 것. 

이날 발인식에는 상주인 차남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장녀 구훤미씨, 삼남 구본준 LG 고문, 차녀 구미정씨, 사남 구본식 LT그룹 회장, 손자 구광모 LG 대표 등 직계 가족과 범LG가 친인척까지 100여명 참석했다.

LS 구자열 회장, LS산전 구자균 회장, LS엠트론 구자은 회장, GS그룹 명예회장인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 허정수 GS네오텍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허윤홍 GS건설 사장, 허승조 태광그룹 일주학술문화재단 이사장 범LG가 주요 기업인들이 일제히 자리했다.

범LG가(家) LS·GS 경영진과 권영수 LG 부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고인과 인연이 깊은 일부 LG 관계자들도 함께했다.

오전 8시 빈소 밖으로 "연암 회장(구인회 창업주)님의 가족 구씨 일가와 (사돈 친척) 허씨 가족분들은 들어와 구자경 명예회장님 아들, 딸, 직계 손주, 구씨·허씨 친척들 순으로 자리해 달라"는 사회자의 안내가 들리면서 발인식은 시작됐다.

17일 오전 고 구자경 LG 명예회장 발인식이 가족과 친인척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비공개로 소박하게 엄수됐다. 사진은 발인식 후 운구차량으로 이동하는 장면. 

30여분간 진행된 발인식은 묵념과 추도사,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추도사는 이문호 LG공익재단 이사장이 했다.

이 이사장은 "구 명예회장님은 대한민국 산업의 역사를 쓰신 분이요, LG의 역사셨다. 현장 사원들과 같은 눈높이로 너털웃음을 나누시던 큰형님 같은 경영인이셨다"며 "모두가 존경하고 사랑했던 큰별인 상남(上南) 회장님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상남은 구자경 명예회장이 고향집 앞 작은 다리 이름에서 따온 호다.

추도사가 끝나고 헌화를 마친 일부 조문객은 오전 8시 20분경 빈소를 떠났다. 이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구 명예회장의 손주가 고인의 영정사진을 들고 3층 빈소를 나왔다. 

담담한 표정의 유가족 30여명이 그의 뒤를 따랐다. 1층에 마련된 운구차로 고인을 모신 유족들은 그의 마지막 길을 지켜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운구차에 구 명예회장이 잠든 관을 실을 때 손자인 구광모 LG 대표 등은 담담한 표정으로 보며 묵념했다. 전체적으로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발인식은 끝났다.

LG그룹 구씨 가문 가계도

오전 8시 30분께 출발한 운구차량은 가족장 취지에 맞게 고인이 근무하던 LG 사옥 등 그의 발자취를 되짚는 장소를 들리지 않고 장지인 화장장으로 이동했다. 고인은 화장 후 안치된다. 장지는 비공개다. 경기도 모처에서 영면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 명예회장의 유족은 4일장 동안 빈소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조화·조문을 사양했다. 범LG가 친·인척과 고인과 연이 있는 주요 외부 인사 조문만 최소한으로 받았다. 조화도 문재인 대통령 등이 보낸 것만 받고 다른 조화들은 모두 돌려보냈다.

LG그룹에 따르면 구 명예회장 4일장 동안 친인척을 제외한 외부 조문객은 200명을 넘지 않았다.

구자경 명예회장 75회 생일 당시 가족 사진

한편, LG가의 '소박한 장례' 가풍은 지난해 5월 구자경 명예회장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장남 구본무 회장 장례식 때도 조명됐다. 지난해 5월 구본무 회장 장례식은 서울대병원에서 비공개 3일장으로 치러졌다. 구 회장은 화장 후 자신이 생전에 애착을 갖고 조성했던 경기 광주 곤지암 화담숲 인근에서 수목장으로 영면했다.

마지막 가는 길까지 고 구자경 명예회장의 소박한 철학인 '노블리스 오블리주(높은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실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 명예회장의 소탈한 삶은 재임시절부터 이어졌다. 가풍(家風])인 셈이자. 구 명예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자연인으로서 삶을 택했다. 은퇴 후 충남 천안시 한 농장에 머물면서 버섯연구에 몰두했다. 구 명예회장은 그렇게 자연으로 돌아갔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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