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새 노조지부장에 강성으로 알려진 조경근(56) 후보가 당선됐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7일 전체 조합원 1만276명을 대상으로 23대 임원(지부장) 선거 투표 결과, 투표자 9475명(투표율 92.21%) 중 조 후보가 5145표(54.3%)를 얻어 실리·중도 성향의 유상구 후보(3901표·41.17%)를 이기고 당선됐다고 알렸다.

조 당선자는 현 집행부 사무국장으로, 강성 성향으로 출마해 당선된 2013년 정병모 위원장, 제명된 지 12년 만인 2016년 금속노조로 복귀를 주도한 백형록 위원장, 법인분할(물적분할) 반대 투쟁을 한 박근태 지부장에 이어 현대중공업 노조를 이끌게 됐다.

조 당선자는 조합원 임금과 복지 확대, 통상임금 빠른 승소를 위한 활동, 정년 연장 제도적 준비, 현대중공업 그룹 공동교섭 추진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번 선거는 현 집행부 재신임을 묻는 성격도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 집행부는 대의원대회에서 부결된 조합비 인상안을 다시 대의원대회에 올려 통과시키는 등 내부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조합원들은 사측과 법인분할 무효 소송을 벌이는 상황 등을 고려해 강성 집행부에 다시 힘을 실어 준 것으로 풀이된다.

법인분할 반대 투쟁 과정에서 전체 조합원의 10%가 넘는 1400여 명이 징계를 받은 것 역시 강성 집행부를 다시 선택한 이유로 분석된다.

다만, 무효표(428표·4.52%)가 비교적 많이 나온 것은 현 집행부에 대한 불만이 드러난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조 후보자가 당선돼 현 집행부에 대한 신임이 확인되면서 법인분할 무효 소송, 법인분할 반대 투쟁 과정에서 사측의 징계를 받은 조합원 1400여명 문제 해결을 둘러싼 노사 관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난항을 겪고 있는 올해 임금협상은 새 집행부가 출범하는 내년부터 교섭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임금협상은 선거가 시작되면서 교착 상태를 빠졌다.

조 당선자는 "선거 기간 갈라진 마음을 모두 털고 전체가 단결하고 연내 임금협상 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당선 소감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