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업계 진단] 10년의 잔치는 끝났다... 경쟁과 M&A '2라운드'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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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업계 진단] 10년의 잔치는 끝났다... 경쟁과 M&A '2라운드' 진입
  • 김명현 기자
  • 승인 2019.11.20 0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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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견된 3분기 '처참한 성적표'... LCC의 근본적인 공급과잉 문제 '대두'
현대산업개발의 에어부산 재매각 여부 '관심'... 업계 구조조정 '신호탄'
항공업계 도약을 위해 M&A 불가피

저비용항공사(LCC)의 근본적인 공급과잉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내년에는 신규 LCC 3곳이 추가되며 총 9개의 LCC가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항공업계의 도약을 위해 인수합병(M&A)이 불가피 하다고 입을 모은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LCC들은 2000년대 중반 이후 급속한 성장을 이룩해왔다. 특히 지난 3년간 연평균 1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현재 국내 LCC들은 출혈경쟁 중이다. 국내 LCC는 해마다 증가했던 출국자 수, 특히 일본여행 수요에 크게 의존하며 지난 10여 년간 6개까지 늘어났고 내년에는 9개가 된다.

하지만 여행 수요가 둔화되는 가운데 '보이콧 재팬'의 직격탄을 맞았다. 대안 노선으로 중국·동남아 등으로 공급을 대폭 늘렸지만 과당경쟁으로 수익성 악화를 초래했다.

전문가들은 외국 사례처럼 국내 업계도 구조조정을 통해 도약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또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놓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업계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예견된 3분기 '처참한 성적표'... LCC의 근본적인 공급과잉 문제 '대두'

국내 항공업계는 공급과잉으로 위기 상황을 맞았다. '보이콧 재팬'과 보잉737NG 동체 균열에 대한 안전성 우려는 업계 위기를 가중시켰다.

지난 10여 년간 6개까지 늘어난 LCC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고, 내년에는 신규 LCC 3곳이 추가돼 국내 LCC는 총 9개가 된다. 이는 인구가 3억명이 넘는 미국과 같은 수이며 일본(8개)·독일(5개)·호주(3개)보다 많은 수다.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는 업계 위기의 근본 원인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최대 성수기인 3분기의 부진한 성적표는 예견된 결과. 항공사 난립으로 인한 출혈 경쟁 속 일본 노선에 의존도가 높았던 LCC들의 피해가 컸던 것이다.

대한항공은 올 3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117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0% 하락했고, 아시아나항공은 영업손실 570억원을 기록했다.

LCC들은 모두 적자를 냈다. 제주항공은 3분기 영업손실 174억원, 진에어는 131억원,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은 각각 102억원, 195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4분기에 이어 내년까지도 항공업계 부진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여행 수요가 단기 회복되더라도 근거리 국제선은 LCC 중심의 공급과잉이 문제다. 우리나라에 6개의 LCC는 많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현산의 선택에 '관심 집중'... LCC 업계 구조조정의 '신호탄'

현산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놓고 내릴 결단에 따라 업계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시 에어부산을 분리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HDC그룹은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손자회사(아시아나)는 증손회사(에어부산·에어서울) 지분을 100% 보유하거나 2년 내 처분해야 한다. 아시아나는 에어부산의 지분 44.17%, 에어서울의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에어부산의 나머지 지분을 매입하기 위해선 1600억원 이상을 추가 투입해야 하는데 아시아나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비용이 만만치 않은 데다 업황부진으로 추가적인 비용이 부담될 것이란 분석이다.

정몽규 회장이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이와 관련해 "앞으로 (아시아나를) 인수하게 되면 2년의 기간이 있기 때문에 전략적 판단을 먼저 해야 한다"고 밝히며 에어부산·에어서울에 대한 분리매각 가능성을 남겼다.

▲ 항공업계 도약을 위해 M&A 불가피

국내 항공업계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문가들은 외국 사례처럼 M&A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한다. 국내 항공업계도 미국·유럽과 같이 구조조정을 통해 도약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미국, 유럽도 항공사들이 난립하며 과당경쟁이 벌어졌고 생존을 위한 M&A가 진행됐다. 미국의 델타항공과 노스웨스트항공, 유나이티드에어라인과 콘티넨털항공, 유럽의 에어프랑스와 KLM 등이 M&A를 통해 업계를 재편한 바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는 "항공업계는 지금 재편과정에 들어와 있다. LCC 시장이 형성된 이후 안정적인 '첫번째 스테이지'가 끝나고 이제 본격적인 '2라운드- 경쟁과 M&A의 시기'로 진입했다"며 "항공업계가 건강한 쪽으로 가기 위한 시련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이번 아시아나 매각이 신호탄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부터 기초체력인 약한 LCC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CC 중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등은 2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치킨게임에서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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