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Good morning! Здравствуйте! Сайн байна уу! 한의학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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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Good morning! Здравствуйте! Сайн байна уу! 한의학을 소개합니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19.11.19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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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 자생한방병원 국제진료센터장 “전 세계에 한의학 알리겠다”
김하늘 자생한방병원 국제진료센터장은 "한의학의 세계화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김하늘 자생한방병원 국제진료센터장은 "한의학의 세계화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굿모닝!(Good morning)”

“즈드랏스부이쪠!(Здравствуйте)”

“새-응 배-노!(Сайн байна уу)”

순서대로 ‘안녕하세요’라는 영어, 러시아어, 몽골어 인사말이다. 최소한 4개 국어를 해야 하는 한의사들이 있다. 영어는 기본으로 독어, 러시아어, 일본어, 몽골어 등이 포함된다. 자생한방병원 국제진료센터에서 일하는 한의사들이다. 국제진료센터는 외국 환자들을 위한 진료센터이다. 러시아, 몽골, 일본, 미국 환자들이 많이 찾는다. 최근엔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등 중동 지역에서도 환자가 몰린다. 지금 흐름으로 본다면 올해 2500명의 외국인 초진 환자가 다녀갈 예정이다. 재진까지 합치면 1만5000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김하늘 자생한방병원 국제진료센터장은 19일 녹색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환자들이 많이 온다”며 “최근엔 중동 환자들이 자주 오고 있어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비수술적 치료를 하고 한의학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앞으로 자생한방병원 국제진료센터는 전 세계에 출장 진료소를 건립하고 본격적으로 현지에 진출하는 첨병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외국 환자가 늘고 있는 배경이 궁금하다.

“2006년 국제진료센터의 전신인 ‘인터내셔널 클리닉’ 개설 이후 10년 이상 비결을 쌓았다. 자생한방병원의 한방 비수술 척추치료를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각 국가의 현지 설명회에도 열심히 참가한다. 무엇보다 외국인 환자를 제대로 치료할 수 있는 최적의 인프라와 의료진, 진료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자생한방병원은 미국 의사들에게 보수교육을 시행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의료기관이다. 자생한방병원은 올해 미국 평생의학교육인증원(Accreditation Council for Continuing Medical Education, ACCME)의 정식 보수교육 제공기관으로 이름을 올렸다. 한방 의료기관이 비수술 치료법 등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미국 의사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은 숱한 검증 과정을 거치면서 한방치료 효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이다. ACCME는 미국 의사(Medical Doctor, MD)의 지식 습득과 의료기술 수준 향상 등 역량 강화를 위한 보수교육 기준을 제정하는 비영리단체이다.

그동안 자생한방병원 설립자인 신준식 자생의료재단 명예 이사장이 미국, 중국, 홍콩, 카타르, 몽골, 키르기스스탄 등 수 많은 국가에서 자생한방병원의 비수술 치료법을 직접 강의하고 시연하는 등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자생한방병원은 한방치료가 ‘의료 한류’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면에서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다.”

-외국인들에게는 한방치료가 아직 낯설 텐데.

“외국인 환자들이 한방치료를 낯설어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방치료를 받고 즉각적 효능을 경험한 외국인 환자들은 신뢰를 갖고 치료에 전념한다. 국제진료센터 의료진뿐 아니라 각 국가의 전담 코디네이터들이 외국인 환자들이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현지에서 치료를 받아도 낫지 않은 환자들이 찾는 경우가 많다. 환자들의 경우 국적을 불문하고 질환을 이겨내고자 하는 마음은 모두 같다. 우리나라 한방 의료기관을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침 치료’에 대한 거부감이 강했다. 지금은 많이 알려져 외국 환자들도 침 치료에 거부감은 거의 없다. 특히 자생한방병원의 ‘동작침’과 ‘약침’에 대해서는 치료 경험이 공유되면서 환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김하늘 센터장.
김하늘 센터장.

-어느 나라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지.

“그동안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인들이 60%를 차지했다. 일본인도 많았다. 이어 몽골과 미국인 등이었다. 최근엔 일본인이 많이 줄었다. 아무래도 한일경제 전쟁의 영향 때문일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엔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환자들이 크게 늘었다. 자생한방병원이 최근 중동에서 한의학을 소개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한 것이 주효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외국 환자들이 자생한방병원을 찾는 것보다 외국 현지에 분원을 만들면 접근성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현재 미국 플러튼, 로스앤젤레스(LA), 산호세, 어바인 4곳에 자생한방병원이 있다. 미국 자생한방병원은 현대의학의 본고장에서 한방치료를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2017년에는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함께 키르기스스탄 대통령병원에 한의약 홍보센터를 개설했다. 지난해부터는 키르기스스탄 사립병원인 에르게네 병원 내에 한방 진료소를 운영하면서 현지 의료진에게 한방 치료법을 교육하는 등 한의학 인프라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앞으로 카타르, 모스크바, 몽골 등에도 분원 설치에 대한 고민을 이어갈 것이다. 문제는 진출하는 과정의 어려움에 있다. 의료 시설이기 때문에 면허와 허가가 까다롭다. 한약과 약침 등은 수출규제도 심하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지금은 여의치 않다. 직접 진출보다는 앞으로 출장 진료소 등을 각국에 설치해 한의학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계기로 삼을 것이다.”

-양방과 비교했을 때 한방은 '비과학적' ‘비표준화’라는 지적이 여전하다.

“한방 과학화는 한의계 숙제다. 자생한방병원은 1999년 자생척추관절연구소의 전신인 자생생명공학연구소를 설립해 한방 과학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년 노력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매년 15건 정도의 SCI(E)급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한방 비수술 척추치료법을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시간을 꾸준히 갖고 있다.

2003년에는 척추질환에 자주 쓰이는 한약인 ‘청파전’에서 신경재생에 효과를 보이는 신물질인 ‘신바로메틴’을 추출해 미국 물질특허를 획득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1년 국내 제약사와 공동 개발한 신바로메틴을 활용한 천연물신약 ‘신바로’가 최종 시판허가를 받기도 했다.

자생한방병원 설립자인 신준식 자생의료재단 명예 이사장이 개발한 동작침법(MSAT)의 통증 감소 효과가 진통제보다 5배 이상 뛰어나다는 연구결과는 세계적 통증 관련 국제 학술지인 ‘PAIN’에 게재되기도 했다.

한방의 현대화를 위해선 표준화에도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치료법을 표준화한다는 것은 과학적 검증을 위한 기반을 다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자생한방병원은 표준화된 치료법을 구축하기 위해 매달 한방치료에 대한 비결을 공유하고 실습하는 시간을 갖는다. 전국 자생한방병원 의료진들이 직접 자신의 몸에 침을 놓으며 기존 치료법을 보완해나가고 토론을 한다. 이러한 공유의 장이 벌써 10년 가까이 이어져 오면서 전국 21개 자생한방병원에서는 표준화된 한방 비수술 척추치료법으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국제진료센터가 더 발전하기 위한 계획을 듣고 싶다.

“그동안 외국인 환자들이 많아 다녀간 만큼 우리 병원을 거쳐 간 환자들이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를 살피는 게 중요하다. 초진뿐 아니라 재진 환자에 대한 집중 관리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본다. 국제진료센터에는 정기적으로 외국 의사들이 찾아온다. 약 3주 동안 우리 병원에 머물면서 여러 의료 시설을 경험한다. 이런 해외 의료진 연수 프로그램이 중요하다. 이를 통한 한의학 알리기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한의학은 과학화와 표준화를 거쳐 세계화로 나가는 갈림길에 서 있다. 더 입체적이고 깊은 연구에 집중하면서 어떻게 한의학을 전 세계에 안착시킬 것인지가 국제진료센터의 숙제이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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