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표 알뜰폰 ‘리브엠’, 금융·통신 두 마리 토끼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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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표 알뜰폰 ‘리브엠’, 금융·통신 두 마리 토끼 잡을까
  • 김유진 기자
  • 승인 2019.10.29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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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고객에 혁신 서비스 제공하는 신개념 알뜰폰 선봬
허인 국민은행장 ”통신 마진 안 남기고 고객에 모두 돌려주겠다“
지난 28일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 앤 스타 서울에서 열린 리브엠(Liiv M) 론칭행사 모습. [사진=김유진 기자]
지난 28일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 앤 스타 서울에서 열린 리브엠(Liiv M) 론칭행사 모습. [사진=김유진 기자]

KB국민은행이 알뜰폰(MVNO) 서비스 ‘리브엠(Liiv M)’이 다음달 중순 정식 출시된다. 금융회사가 통신사업에 진출한 첫 사례인 데다 알뜰폰 업계 최초 5G 요금제를 선보여 금융업계는 물론 통신업계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29일 KB국민은행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리브엠 서비스를 오픈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28일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진행된 리브엠 사전 론칭행사에서 29일 패밀리 오픈에 이어 다음달 4일 일부 얼리버드 고객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베타 오픈을 실시하고 같은 달 중순 정식 오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리브엠을 통해 금융권 최초로 통신업사에 진출한다. 이는 금융위원회가 지난 4월 17일 발표한 혁신금융서비스에 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이 지정된 데 따른 것이다.

리브엠은 요금제에 금융 혜택을 더해 타 알뜰폰과는 확실한 차별화에 성공했다. 5G 기준 리브엠 요금제는 Special 요금제와 Lite 요금제 두 가지로 나뉘는데 기본요금은 각각 6만6000원, 4만4000원이다. 기본요금에 금융 거래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최대 혜택 3만7000원을 적용하면 요금은 각각 2만9000원, 7000원까지 떨어진다.

Special 요금제와 Lite 요금제는 무제한 요금제이기 때문에 추가 과금 없이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 Special 요금제는 180GB가 기본 제공되고 소진 시 10Mbps 속도제한으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으며 Lite 요금제는 9GB 제공량 소진 후 1Mbps 속도제한이 있다.

할인 혜택은 국민은행 거래실적으로 최대 2만2000원, 국민카드 실적에 따라 최대 1만5000원 제공된다. 국민은행 거래실적에는 급여·연금 이체와 아파트 관리비 자동이체 등이 포함되며 친구결합으로 제공되는 할인 혜택도 포함된다. 국민카드 실적 혜택으로는 KB국민 리브엠 카드로 전월 50만원 이상 사용하면 1만원, 100만원 이상이면 1만5000원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할인 혜택은 향후 KB금융 전 계열사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국민은행뿐 아니라 국민카드 등 KB금융 계열사 서비스를 함께 이용하는 금융소비자에 더욱 유리할 전망이다.

박형주 국민은행 디지털전략부장은 “현재는 국민카드 제휴 할인만 적용됐지만 향후 증권, 보험 등 타 게열사로 혜택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8일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 앤 스타 서울에서 열린 리브엠(Liiv M) 론칭행사에서 한동환 국민은행 디지털금융그룹 대표(왼쪽부터), 허인 국민은행장, 박형주 국민은행 디지털전략부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유진 기자]
지난 28일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 앤 스타 서울에서 열린 리브엠(Liiv M) 론칭행사에서 한동환 국민은행 디지털금융그룹 대표(왼쪽부터), 허인 국민은행장, 박형주 국민은행 디지털전략부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유진 기자]

리브엠은 통신업계에서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우선 알뜰폰 최초의 5G 요금제 출시라는 점이 관심을 모았다. 5G는 SKT·KT·LGU 등 대형 통신사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지만 리브엠의 등장으로 알뜰폰으로도 5G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알뜰폰 사업자들은 3G와 4G 위주의 통신사업을 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리브엠을 5G와 LTE에 주력하는 데에는 기존 알뜰폰 사업자에 대한 상생과 향후 전략이 담겨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허인 행장은 “기존 알뜰폰 사업자들을 곤란하게 하거나 힘들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리브엠은 기존 알뜰폰 고객들이 아니라 대형 통신사 고객의 일부를 모셔오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5G와 LTE를 공략한 것도 알뜰폰 사업자와 직접적인 경쟁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며 “만약 그런 부분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기존 사업자들과 충분히 협의해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한동환 국민은행 디지털금융그룹 대표도 “유심 사용 개방 등을 통해 알뜰폰 사업자와 상생할 계획”이라며 “알뜰폰 시장 자체를 더 키우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기기값이다. 5G폰은 물론, 스마트폰의 가격은 100만원을 훌쩍 넘는 경우가 많은데 대형 통신사들이 일정 기간의 약정을 걸고 단말기 가격을 할인해줬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부담을 덜 수 있었다. 하지만 초보 통신사업자 국민은행의 알뜰폰은 저렴한 요금 대신 단말기에 더 많은 돈을 쓰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은 기존 대형 통신사들의 마케팅을 따라가는 대신 직접 스마트폰 제조사와 접촉해 고객들이 보다 저렴한 가격에 기기를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박형주 부장은 “기존 통신사 같은 약정을 통한 단말기 할인은 어렵다”며 “삼성전자와 국민은행이 협상해 단말기를 출고가에서 25% 할인된 가격으로 공급할 예정으로 국민카드로 결제하면 7% 청구 할인해주는 혜택도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유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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