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문전성시' 세포라 오픈 당일 가보니...'A+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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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문전성시' 세포라 오픈 당일 가보니...'A+ 넘어'
  • 박금재 기자
  • 승인 2019.10.24 2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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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공룡' 세포라 24일 전격 오픈...고객들 폭발적 반응 보여
긴 대기고객 줄로 가득 찬 세포라 매장 입구. [사진=녹색경제신문]

500여 명이 넘는 고객들이 매장 오픈 전날부터 밤을 지새워가며 순번대기표를 받아 기다렸다. 새 아이폰이나 갤럭시 시리즈 출시가 아니라 '세포라 한국 1호점' 얘기다.

23일 미디어를 대상으로 진행한 사전 공개 행사에 이어 24일 오픈 당일에도 서울 삼성동 '세포라 1호점'을 찾았다. 갖가지 소문이 무성하던 '뷰티 공룡' 세포라에 대한 실제 소비자 반응을 엿보기 위해서였다.

세포라를 향한 소비자들의 기대감은 오픈 전부터 상당했다. 해외 거주나 여행을 통해 세포라를 경험해 본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이미 세포라 팬덤이 형성돼 있었고, 세포라 오픈과 함께 그 인기는 오픈 당일 오프라인에서 거대한 인파로 증명됐다.

세포라는 철저히 '고객 체험형 공간'을 중심으로 공간을 꾸렸다. 그리고 이 전략은 오픈 당일 '대박'을 내는 데 성공했다.   

뷰티어드바이저들이 고객들에게 제품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녹색경제신문]
뷰티어드바이저들이 고객들에게 제품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녹색경제신문]

20명이 넘는 뷰티 어드바이저(고객에게 제품과 관련된 전문적 조언을 제공하는 직원)은 쉴 틈 없이 고객에게 뷰티 정보를 제공하느라 분주했고, 체험형 공간인 '뷰티 플레이 존'과 '다이슨 헤어 스타일링 바'는 대기 고객이 넘쳐 이용할 수 없는 수준으로 인기를 끌고 있었다.

브랜드 '아나스타샤 베벌리힐즈' 진열대. [사진=녹색경제신문]
브랜드 '아나스타샤 베벌리힐즈' 진열대. [사진=녹색경제신문]

무엇보다도 뷰티 팬들을 열광케 한 요인은 세포라가 도입해 온 컬렉션이었다. 

'아나스타샤 베벌리힐즈', '타르트', '후다 뷰티' 같은 브랜드들은 그동안 뷰티 팬들이 '해외 직구'를 통해 웃돈을 주며 사용해오던 브랜드다. 그러나 이번 세포라 오픈과 함께 고객들은 직구보다 저렴한 수준으로 해당 브랜드 제품들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고객들은 기존 한국에서 인기를 끌어오던 브랜드 제품 진열대 보다도 새로 들어온 브랜드 제품 진열대를 중심으로 구름처럼 모여 있었다. 

트렌드에 발빠르게 대응해 매장을 구성한 점 또한 눈에 띄었다. 최근 뷰티업계 화두로 떠오른 '비건'과 '뷰티 디바이스' 관련 상품도 풍성하게 갖춰 고객의 이목을 끌고 있었다.

뷰티 디바이스 'FOREO'. [사진=녹색경제신문]
뷰티 디바이스 'FOREO'. [사진=녹색경제신문]

'어반 디케이', '조에바', '투 페이스드', '바이비' 등의 브랜드들은 비건 카테고리에 해당하며 뷰티 매니아들 사이에서 이미 입소문이 많이 퍼진 브랜드로 세포라 매장에서도 많은 고객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FOREO' 또한 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어 현재 뷰티 트렌드를 매장 안에서 읽어낼 수 있었다. 

한편, 세포라가 발굴해 낸 국내 독점 브랜드 3가지에 대해 고객들이 보낸 상대적으로 적은 관심도는 숙제로 남았다. 당초 세포라 측은 한국 독점 브랜드들을 인큐베이팅해 해외로 수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앞으로도 고객들의 관심이 해외 브랜드에게만 쏠린다면, 국내 브랜드가 성장하기엔 어려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었다.  

세포라가 발굴한 국내 브랜드 '활명'. [사진=녹색경제신문]
세포라가 발굴한 국내 브랜드 '활명'. [사진=녹색경제신문]

덧붙여, 지금처럼 많은 수의 뷰티 어드바이저들이 계속 고객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확대되는 것 또한 세포라가 해결해야 할 지점으로 분석됐다. 매장 규모와 비교해 상당히 많은 뷰티 어드바이저들이 근무하고 있는 것을 고려했을 때, 뷰티 어드바이저의 수를 유지하기 위해선 지속적인 매출 증대가 담보돼야 할 것으로 보였다.

몇 가지 숙제가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국내 고객 뿐만 아니라 해외 관광객들 또한 고객 가운데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이색적인 풍경이 연출됐다.

이날 세포라를 방문한 고객 A씨는 "매장에 입장하기 위해 정말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했는데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면서 "사람이 조금 빠지게 되면 더욱 자주 방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세포라 매장 한참 뒤부터 대기열이 형성돼 있다. [사진=녹색경제신문
세포라 매장 한참 뒤부터 대기열이 형성돼 있다. [사진=녹색경제신문

A씨의 말처럼 이날 세포라 매장 입구에는 긴 대기열이 형성돼 있었다. 정확한 대기시간을 알 수는 없었지만 고객들은 대략 한 시간 이상을 기다린 후에 입장할 수 있었다. 

매장 직원 B씨는 "고객들이 긴 대기시간에 지쳐 예민해진 상태이기도 하다"면서도 "그래도 쇼핑을 마친 고객들은 모두 즐거워하며 매장을 떠나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날 모든 매장 직원들은 쉴 새 없이 바빠보였다.

반면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타 경쟁 뷰티숍들은 이날 조용한 매장 분위기를 마주해야만 했다. 주위 상권의 모든 관심이 세포라에 몰려 대부분의 타 뷰티숍들은 적은 고객의 방문으로만 겨우 운영됐다.

가장 큰 경쟁 뷰티 편집숍으로 일컬어지는 신세계의 시코르는 세일 이벤트를 펼치기 시작했고 올리브영 또한 매장 새단장을 통해 세포라에 대응하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고객 체험형 콘텐츠를 극대화해 고객이 '쉴 틈 없이' 둘러보게 만드는 세포라와 비교하기엔 전략적으로 한참 부족하다고 판단된다. 국내 경쟁 편집숍들이 향후 어떤 대응 전략을 세워 세포라와 다툴 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포라는 오픈 전부터 이와 같은 도발적 문구를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 몰 곳곳에 배치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READY to BEAUTY with SEPHORA?'

이렇게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 고객들은 정말 오래 기다려왔다"고. 

박금재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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