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을 일컫는 '펫팸족'의 수가 1000만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수입산 사료 중심의 반려동물 식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국산 기업의 신제품들이 부각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펫팸족' 소비자들은 반려동물의 주식에 해당하는 '사료'를 구입하는 데 있어 국산 사료보다 수입산 사료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12일 관세청이 발표한 '개 사료'와 '고양이 사료' 수출입 관련 자료를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2억2400만달러에 해당하는 무역적자를 기록했고 수입액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 반려동물용품 쇼핑몰에서도 '수입산 선호'의 추세는 뚜렷하게 드러난다.
'로얄 캐닌', 'ANF', '내츄럴발란스', '나우', '오리젠' 등의 수입 브랜드 사료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으며 온라인 판매량에서 상위 랭크를 차지하고 있지만 국산 사료 브랜드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지만 일본산 고양이 간식도 여전히 굳건한 입지를 지키고 있다.
고양이 인기간식으로 유명한 일본 브랜드 '이나바'의 '챠오츄루'는 각종 온라인 쇼핑몰에서 최근까지 고양이 간식 부문 1위를 한 번도 뺏기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반려동물 식품 '수입산 선호' 추세의 원인을 놓고 소비자들의 '국산 사료 불신'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반려견 사료 등급은 통상적으로 '오개닉', '홀리스틱', '슈퍼 프리미엄', '프리미엄', '보통사료' 순으로 분류된다. 5가지 등급 가운데 오개닉과 홀리스틱은 사람도 먹을 수 있다고 인정받는다.
해당 등급체계는 우리나라에서 공신력 있게 다뤄지는 것이 아니라 마케팅을 위해 해외 업계에서 만들어낸 등급체계다.
공신력이 없는 마케팅용 등급체계라고 볼 수 있지만 한국 소비자들은 많은 수입 사료들을 홀리스틱 등급 또는 오개닉 등급으로 인식한다.
반면, 국산 사료들은 극히 일부 브랜드만을 홀리스틱으로 인정하거나 성분과 제조과정을 투명하게 알 수 없어 질이 낮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유기견, 유기묘의 입양이 이뤄지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입양한 동물에게 홀리스틱 등급 이상의 사료만을 먹이거나 수입산 사료를 꼭 먹일 것을 입양 조건으로 내거는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대다수다.
한편, 국산 사료는 질이 좋지 않다는 편견을 깨고 수입 사료에게 빼앗긴 반려동물 식품시장의 파이를 되찾아오려는 우리나라의 대형 식품기업들도 하나둘 등장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은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 '더리얼'을 론칭하고 가격대도 수입산 사료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시했다.
하림은 더리얼을 놓고 사료를 만들기 위해 만든 고깃가루가 아닌 하림그룹에서 직접 공급받은 생고기를 이용해 사료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투명한 제조과정을 증명하기 위해 사료 제조 공장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도 소비자들에게 상시 제공하고 있다.
참치 전문기업들도 참치 가공의 전문성을 내세워 반려동물 식품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사조그룹은 '사조펫푸드'를 통해 고양이를 위한 '캔 사료'를 출시했고 동원그룹 또한 반려동물 식품 브랜드 '뉴트리플랜'으로 사료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 육가공 전문업체들이 오랫동안 쌓아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갖춘 사료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소매점에서는 입소문을 타고 국내 프리미엄 사료들이 약진하고 있다.
합정역 인근에서 반려동물 전문용품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 모씨는 "5년 전만 해도 구매력을 갖춘 소비자들은 국산 사료를 쳐다보지도 않았고 길거리에 사는 동물을 위해서만 국산 사료를 구매했다"면서도 "최근에는 국산 사료의 성분이 좋아지고 체험단 등의 마케팅 활동을 활발하게 펼쳐 국산 사료를 찾는 손님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국산 사료와 수입산 사료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국산 사료 기업들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팽배한 '불신'을 극복하고 당당하게 외국 사료 기업에 맞설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금재 기자 marke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