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침체·증권사 모객에 해외주식 투자자 늘고는 있지만...“정보 얻기 힘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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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침체·증권사 모객에 해외주식 투자자 늘고는 있지만...“정보 얻기 힘드네”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9.08.30 0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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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시 ‘불황’ 깊어져...해외 증시 활황에 국내 투자자 해외주식 거래액 꾸준히 늘어
- 대형사뿐 아니라 중소형사도 각종 이벤트 열고 해외주식 투자자 모객에 마케팅 집중
- 국내증시 침체와 증권사 마케팅에 해외로 눈 돌린 개미...해외기업 정보취득 ‘제한적’
자료=한국예탁결제원
자료=한국예탁결제원

 

국내 증시가 장기간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며 거래량이 줄고 있는 반면에 해외주식 거래는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올해 들어 글로벌 증시가 호황을 누리고 있는 사이 국내 증시만 홀로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자 국내 투자자들의 마음도 국내 증시를 미련 없이 떠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한·일 경제전쟁, 엔터주·바이오주 폭락사태 등으로 주저앉은 국내 증시의 회복이 더딘 모습을 보이자 국내 투자자들이 그 대안으로 해외주식에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증시 ‘불황’ 깊어져...해외 증시 ‘활황’에 국내 투자자 해외주식 거래액 꾸준히 늘어

해외주식 거래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화주식 매매거래 규모는 금액 기준으로 약 180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24% 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이 가운데 역대 최고의 활황을 누린 미국 증시를 포함한 미주 지역 상반기 주식 거래규모는 약 126억 달러로 전체 비중에서 2/3가 넘는다. 지난 1월부터 3월까지는 거래금액이 가파르게 늘면서 1분기 거래 규모가 약 63억 달러를 기록해 미주 지역에서 역대 최고 분기 거래액을 돌파했다.

지난달에는 해외 전체 지역 거래 규모가 42억 달러를 넘어 올해 들어 월 기준 최고 거래금액을 달성했다. 이 중 미주 지역이 31억 달러 이상 차지해 2분기 들어 주춤하던 거래 규모가 다시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지난 7월 국내 증시는 일평균 거래대금이 큰 폭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로 한·일 무역 갈등이 빚어지는 등 대외적인 악재까지 이어지며 완연한 하락장세로 접어드는 시기를 맞았다.

 

자료=각사 제공
증권사별 해외주식 이벤트 [자료=각사 제공]

 

▲대형사뿐 아니라 중소형사도 각종 이벤트 열고 해외주식 투자자 모객에 마케팅 집중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하면서 해외주식 투자 고객을 향한 증권가의 구애 역시 뜨겁다.

국내 증권사들마다 해외주식 투자 활성화를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대형 증권사뿐 아니라 중소형사까지 앞 다퉈 해외주식 투자설명회나 세미나를 열면서 해외주식 투자에 대한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이다.

반면에 국내 주식 온라인 거래수수료는 증권사 간 비대면 다이렉트 고객 유치 전쟁의 미끼로 활용되면서 증권사마다 너도나도 ‘평생 무료’ 이벤트를 펼치고 있는 형국이다. 이로 인해 국내 주식매매 수수료를 포기하는 대신에 이를 신규 고객 유치나 휴면 고객 활성화를 위한 마케팅비용으로 인식하면 손해가 아니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게다가 어차피 국내 주식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하면서 시장점유율 경쟁 자체가 소모적일뿐더러 이 영역 절대 강자인 ‘키움증권’의 아성을 무너뜨리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키움증권의 2분기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은 18.35%를 기록해 지난 1분기 16.72%보다 1.63% 더 높아졌다. 개인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도 지난 1분기 27.2%에서 2분기에는 29.1%로 1.9% 올랐다.

지난해부터 해외주식 브로커리지 시장에 개인 투자자들이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기존보다 많이 활성화됐다고는 하나 아직은 개화 초기이자 미개척 분야로 키움증권 같은 절대 강자가 없다.

미래에셋대우나 삼성증권이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시장 자체의 성장성을 감안하면

크게 의미를 두기 힘든 상황이라서 여전히 무주공산으로 볼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내 대형사는 물론이고 이미 국내 주식 브로커리지 분야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중소형사들마저도 해외주식 투자 고객 모집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워낙 침체된 상황에서 그나마 신규 고객이나 휴면 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동인은 해외주식 투자”라며 “업계 출혈 경쟁이 심화되면서 해외주식 거래수수료도 점점 낮아지고 있지만 그나마 국내 주식보다는 나은 상황이고, 은행계 증권사의 경우 환전수수료 면에서 은행과 시너지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자료=NH투자증권
자료=NH투자증권

 

▲국내증시 침체와 증권사 마케팅에 해외로 눈 돌린 개미...해외기업 정보취득 ‘제한적’

한편, 국내 증시 침체와 증권사의 공격적인 구애로 해외주식 시장에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이 급증하는 추세지만 해외주식에 대한 정보 취득이 국내 주식에 비해 훨씬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주최하는 투자설명회나 세미나를 통해 오프라인에서도 정보공유가 활발하게 이뤄지기도 하지만 해외주식 담당 애널리스트 숫자가 많지 않고, 정보 자체도 몇몇 종목에 국한돼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리서치센터에서 내는 해외주식 관련 보고서나 해외 자료도 과거에 비해 월등히 많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미국 지역 중심의 유명 IT 대형주들 외에는 양질의 회사 정보를 접하기가 어렵다.

특히, 이미 상당히 오른 유명 대형주를 제외하고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전도유망한 중소형주에 대한 정보는 국내 종목 자료에 비해 질적인 측면에서 내용이 충실하지 않거나 단편적인 소개에 그치는 경우도 많아 개인투자자의 정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애플, MS, 페이스북 등 알만한 미국 대형주들과 일부 유망 중소형주 외에는 미국 증시에서 주가가 급등하는 주식에 대해 한글로 된 자료조차 제대로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근 일부 주식 까페와 단톡방을 중심으로 젊은 개인투자자들이 해외주식 정보를 공유하고 있지만 검증되지 않은 루머도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석호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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