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 초읽기... 주류 버전의 '단통법'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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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 초읽기... 주류 버전의 '단통법' 되나
  • 박금재 기자
  • 승인 2019.08.01 1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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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기득권 된 주류 도매상 겨냥한 정책, 소매점과 소비자엔 영향 없을 듯
국세청, 관계부처와 협의 중... 국무조정실 심사 거쳐 "빠르면 10월 시행 예정"
일부 주류업체, 리베이트 규제 시행 전 미리 출고가 인하하기도
주류 리베이트 쌍벌제가 빠르면 10월 시행될 예정이다.

주류세 개편이 부분적으로 연기됐지만, 주류업계의 단통법이라 불리는 '주류 리베이트 쌍벌제'는 빠르면 10월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맥주를 제외한 소주와 와인, 위스키 등의 주류세 개편을 기약 없이 연기해 관련 업계는 한시름을 놓았지만, 지난 6월 말 국세청이 '리베이트 쌍벌제'의 시행을 예고해 또 다른 고민에 빠졌다.

1일 국세청 관계자는 "리베이트 쌍벌제는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는 단계에 놓여있고 국무조정실의 심사를 거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빠르면 10월에서 11월 사이에 시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몇몇 주류 제조사는 도매상을 통해 리베이트 쌍벌제가 적용되기 전 마지막으로 할인가를 적용해 판매하기도 했다.

국세청이 지난 5월 31일 처음으로 행정예고한 '주류 관련 고시 개정안'에 따르면 주류 거래 과정에서 금품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리베이트를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처벌 대상이 된다. 

위스키는 제조회사나 수입회사가 판촉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을 감안해 도매업자별로 위스키 공급가액의 1% 한도, 유흥음식업자별로 위스키 공금가액의 3% 한도에서 금품제공을 허용했다.

리베이트 쌍벌제가 예고된 뒤 하이트진로 주가는 5월 31일에 최저 2만200원까지 떨어졌다. 5월 최고가 2만2150원과 비교하면 10%가까이 떨어진 수치다. 롯데칠성 주가 또한 같은 날 최저가 14만1500원을 기록해 5월 최고가 18만3500원과 비교하면 23%가까이 하락했다. 

이처럼 주류업체의 주가가 하락한 것을 놓고 업계에서는 리베이트 쌍벌제가 주류업체에게 타격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2014년 시행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이 삼성전자에 악영향을 줬던 상황과 비교하는 것이다.

리베이트 쌍벌제에 대한 주류업체의 대응은 크게 둘로 나뉘고 있다.

유명 위스키 브랜드 '임페리얼'은 리베이트 쌍벌제가 시행되기 전에 가격 인하에 나섰다. 임페리얼의 유통사 드링크인터내셔널은 8월부터 임페리얼의 가격을 15% 인하한다고 30일 밝혔다. 오비맥주 또한 카스, 필굿 등의 제품 출고 가격을 한시적으로 인하했다.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류업체들은 특별한 대응방안을 준비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리베이트 쌍벌제와 관련해 "큰 취지에서는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던 것이 정상화되는 것 뿐"이라며 "국세청이 올바른 경쟁의 룰을 제시하면 주류업체는 그것을 따르고 경쟁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말했다.

한편, 리베이트 쌍벌제가 소비자에게 미칠 영향은 확실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다른 주류업계 관계자는 "리베이트 쌍벌제는 대형 기득권처럼 돼버린 도매상을 규제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며 "도매상에게는 좋지 않은 소식이겠지만 소비자에게 큰 영향이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비맥주가 제품 출고가를 한시적으로 인하했다고 해서 그것이 소비자가 인하로 이어질 것인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국세청 또한 리베이트 쌍벌제가 소비자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그동안 언론에서 잘못 보도됐다는 뜻을 내비쳤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번에 시행되는 규제는 리베이트를 받고 주는 것이 모두 가능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던 대형 도매상들을 명확하게 처벌할 규정이 없어 마련한 것"이라며 "소비자들에게 불이익이 가는 일은 없을 것이고 리베이트 규제로 대중에게 피해가 갈 것이라고 그동안 보도했던 언론은 규제 조항을 잘못 해석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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