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SUV '베뉴' 성공... 인도 시장 '장밋빛 미래' 서막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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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SUV '베뉴' 성공... 인도 시장 '장밋빛 미래' 서막일까? 
  • 양도웅 기자
  • 승인 2019.06.27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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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동급모델보다 압도적인 '가성비'로 성공
중국서 '쓴맛' 본 현대차... 인도서 베뉴 성공으로 장밋빛 미래 얻을까?
내달 출시하는 코나ev까지 흥행 성공하면, 중국과 다른 미래 열릴 가능성 커
현대자동차가 지난 5월26일 인도서 출시한 소형SUV 베뉴(사진)가 한 달 만에 1000대가량을 팔고, 예약자만 3만3000여명을 유치했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5월26일 인도서 출시한 소형SUV 베뉴(사진)가 한 달 만에 1000대가량을 팔고, 예약자만 3만3000여명을 유치했다.

현대차가 지난 5월26일 인도서 출시한 소형SUV 베뉴가 속된 말로 대박이 났다. 

인도 현지 매체인 파이낸셜익스프레스(Financial Express)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는 베뉴 출시 한 달 만에 1000대가량을 판매했고, 예약자만 3만3000여명을 유치했다. 

향후 생산속도가 더 빨라진다는 점을 감안해도 현재 구매하면 1년 뒤에 차를 받게 된다. 차량 구매 후 인도 시점에서 보면, 현대차가 국내서 작년 12월에 출시한 팰리세이드보다 흥행한 셈이다.

베뉴 흥행의 주요 원인으론 베뉴에 탑재된 최첨단 IT기술이 꼽힌다. 

파이낸셜익스프레스는 "현대차 베뉴는 인도에서 인터넷 연결성을 갖춘 최초의 차량"이라며 "경쟁사 동급모델인 마루티 스즈키의 비타라 브레자, 타타의 넥슨, 마힌드라의 XUV300, 포드의 에코스포트보다 우위를 점하는 이유"라고 보도했다. 

파이낸셜익스프레스는 베뉴에 탑재된 '블루링크'도 언급했다. 인도 자동차업계 최초로 차량 도난 시 위치 추적 기능 등이 포함된 점을 높이 평가했다. 현대차는 블루링크 33개 기능 중 10개를 인도 현지에 맞게 특별 개발했다. 

최첨단 IT기술이 탑재됐음에도, 베뉴 가격이 마루티스즈키·마힌드라·포드 등 경쟁사 동급 모델보다 저렴하다는 것도 흥행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베뉴 현지 가격은 65만~111만1000 루피(1086만원~1856만원)다. 

반면, 마루티스즈키의 비타라 브레자는 가장 낮은 가격이 76만8000 루피, 마힌드라의 XUV300은 79만 루피, 포드 에코스포트는 78만3000루피다. 

'가성비'에서 베뉴가 경쟁사 동급모델들을 압도한 셈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과)는 "베뉴의 성공은 경쟁사 대비 뛰어난 품질과 성능, 그리고 가격경쟁력과 현지인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고급옵션 등이 다양하게 어우러진 굉장히 좋은 사례"라며 "인도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베뉴에는 차량 도난 시 위치 추적을 할 수 있는 기능 등 최신 IT기능이 탑재됐다. 그러면서도 경쟁사 동종모델 대비 가격도 저렴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베뉴에는 차량 도난 시 위치 추적을 할 수 있는 기능 등 최신 IT기능이 탑재됐다. 그러면서도 경쟁사 동종모델 대비 가격도 저렴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 "인도 중국과 달리 이제야 '마이카 시대' 접어들기 시작... 베뉴처럼 '가성비 좋은 차' 자주 나와야" 

2017년 기준 인도의 1000명당 자동차 보급대수는 35대에 불과하다. 

전 세계 평균 169대뿐 아니라, 경제성장 단계가 비슷한 러시아 359대·중국 141대와 비교해도 현저히 낮다(미국은 837대, 일본은 597대, 한국은 425대다).

중국이 14억3400만명이라는 인구로 1000명당 141대밖에 자동차를 보급하지 않음에도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점을 감안하면, 인구 13억8600만명인 인도가 곧 중국과 자동차 시장 크기서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UN '2019 세계인구전망' 보고서는 2027년엔 인도 인구가 중국 인구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까지 하다. 

성장 가능성 면에서 중국보다 크게 앞선 셈이다. 현대차가 '싸드 보복' 등에 따른 판매 급감으로 올해 중국에 설비투자를 아예 하지 않고 베이징1공장을 폐쇄한 뒤 인도와 동남아 시장에 집중하는 것도 이런 가능성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과)는 "중국은 이미 '마이카 시대'를 지나치고 있어, 신흥시장으로서의 장점이 많이 사라졌다"며 "인도는 이제 막 '마이카 시대'에 접어든 신흥 시장이자, 중국보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국가이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으로서 더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또,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은 과거 '싸드 보복'처럼 우리 기업에게 언제든 장난칠 수 있지만, 인도는 민주주의 국가이고 국제사회에 맞는 제도 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불확실성은 적다"며 "현대차가 베뉴 같은 가성비 좋은 차들을 내놓는 데 매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가 인도 시장 성공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베뉴가 보여준 셈이다.

인도와 함께 세계 최대 인구 국가이지만, 인도보다 먼저 자동차 시장을 키운 중국에서 현대차는 '쓴맛'을 보고 있다. 올 봄에 베이징1공장을 폐쇄했을 뿐 아니라, 올해 설비투자계획서 중국을 아예 뺐다. 중국서 몸집을 줄이기로 각오한 셈이다. 현대차가 중국과 규모 면에서 비슷한 인도에서 중국과 다른 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인도와 함께 세계 최대 인구 국가이지만, 인도보다 먼저 자동차 시장을 키운 중국에서 현대차는 '쓴맛'을 보고 있다. 올 봄에 베이징1공장을 폐쇄했을 뿐 아니라, 올해 설비투자계획서 중국을 아예 뺐다. 중국서 몸집을 줄이기로 각오한 셈이다. 이번 베뉴 성공으로, 현대차가 중국과 규모 면에서 비슷한 인도에서 중국과 다른 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현재 인도 자동차 시장 점유율 1위는 마루티스즈키로 2018년 기준 51.4%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차는 15.9%, 마힌드라는 6.8%, 타타는 6.4%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베뉴의 성공으로 현대차가 적어도 3위 그룹과의 격차를 벌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 현대차는 내달 7일 인도서 코나ev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시장 점유율 1위인 마루티스즈키가 내년 전기차 출시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에 비해 한발 빠른 행보다. 

인도는 현재 전기 4륜차를 제외한 전기 2·3륜차 등 구매시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보조금 지급 대상에 전기 4륜차도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베뉴 성공에 이어 현대차가 코나ev까지 흥행에 성공시키면, 몇년째 쓴맛을 보고 있는 중국에서와 다른 미래가 펼쳐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인도 현지 도로를 달리고 있는 현대차 베뉴.
인도 현지 도로를 달리고 있는 현대차 베뉴.

 

양도웅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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