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도전이 큰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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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도전이 큰 도전이다"
  • 조원영
  • 승인 2015.09.1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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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만 종이문화재단 원장은 1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삼성 플레이 더 챌린지 토크콘서트에서 "작은 도전이 큰 도전이다"란 주제로 강연했다.

우리 코딱지들 다 컸네! (웃음) 우리 친구들 잘 있었어요? 정말 반가워요. 오늘 말씀드릴 얘기는 색종이 하나로 지금까지 60평생을 살아온 저의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은 자신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궁금하죠? 잘 생각해보고 무엇이든 도전해 보세요. 얼마든지 무엇이든지 잘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저는 색종이로 많은 어린이들과 만나왔어요. 여러분들 혹시 어릴 때 ‘TV유치원’에서 저를 본 적이 있나요? 저는 종이와 끊을 수 없는 인연을 가지고 있어요.

저는 미술 고등학교인 서울예고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후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는 큰 회사에 그래픽 디자이너로 취직하기도 했습니다. 회사에서는 6년간 근무했고, 그 후에는 백수가 되었어요.

 
회사를 나오게 된 이유는 사업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직장을 나와 사업에 도전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시기였어요. 기획회사를 만들어 보려고 네 명이 함께 사업을 추진했는데, 투자하던 두 사람이 부도가 났어요. 그래서 결국 진행 중이었던 회사를 만들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사업이 좌절되었다는 소식을 들을 당시 저는 일본에 있었어요. 일본에 있다가 전화로 부도 소식을 듣고 졸지에 노숙자가 되었습니다. 호텔 숙박비는 다 떨어졌고, 갈 곳이 없었습니다.

그때 일본에 거주하던 친구가 자신의 집으로 오라고 해서 옷을 챙겨 친구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에게는 6살짜리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친구도, 엄마도 바쁘기에 밥벌이를 하려고 제가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기 시작했죠.

하루는 유치원 앞에서 할 일이 없어서 교실을 문 틈으로 들여다봤는데, 선생님이 앞치마에서 색종이를 하나씩 꺼내서 주더군요. 이 선생님이 말 한마디도 안하는데도 아이들은 접는 것을 따라하더군요. 그런데 6살짜리 아이들이 학접기를 하더라구요.

그 때는 우리나라에 아이들이 동서남북조차 못 접던 때에요. 그날부터 종이를 접어보며 접은 것을 메모하기 시작했었습니다. 한 달 정도 종이접기를 연구하다가 한국에 돌아왔는데, 유치원 학원 같은 곳에 가서 종이접기 어떻게 가르치냐고 물어봤더니 자료가 아무것도 없더군요. 당시 제 나이가 36이었는데, 색종이 가방을 들고 다녔더니 사람들이 무시하기도 했죠.

종이접기 교육이라는 것의 발판이 아무것도 없는 한국에서 혼자 연구하고, 고민했어요. 그렇게 10개월을 보내고 TV에 출연을 해달라는 섭외가 들어온 거에요. 방송국에서 어떤 젊은 남자가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만들기’만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거죠. 방송국에서 저한테 출연해달라고 부탁했어요.

그게 바로 88년도 10월이에요. 그래서 방송을 시작하면서부터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어요. 잘한다고 칭찬해주니 계속 하게 되더군요. 방송국에서 아이들이 정성스레 써준 편지를 받아보기도 하고, 그렇게 30년 동안 종이접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지금 가지고 있는 아이템이 20,000개 가까이 됩니다. 한 우물을 지금까지 파 왔다는 것입니다. 때로는 사람들이 손가락질도 받았어요. 아이들 코뭍은 돈을 뺏는다,

나이든 서른 아홉의 아저씨가 티비에 나와서 뭐 하는 것이냐, NG를 계속 낸다, 온갖 핀잔을 들었어요. 그랬을 때 저는 누가 이기나 보자 이를 악물었습니다. 여러분도 도전하세요. 저도 도전을 통해 색종이 한 장으로 현재까지 가족들을 위한 밥벌이를 할 수 있었어요.

여러분 TV 예능 프로그램 ‘마리텔’ 보셨죠? 저에게는 주로 교양국에서 전화가 오는데 어느 날 예능국에서 전화가 왔더군요. ‘예능국에서 만드는 소품이 필요한 것인가’ 생각했어요. 피디에게 전화가 왔는데, 만나서 이야기를 하자고 하더군요.

출연을 해달라고 하면서. 일찍 잠이 들기 때문에 ‘마리텔’이 무엇인지 생소했어요. 그래서 인터넷에 찾아봤더니, 2030 세대들과 대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더군요. 그래서 성인이 된 여러분들과 이야기를 할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더니 기분이 좋았구요.

 

‘마리텔’에 나오기까지 아이들 대상으로 이야기를 할까, 아니면 어른 대상으로 이야기를 할까… 또 세미나 형식으로 진행할지 무대를 어떻게 세팅할지 등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난 “코딱지들 안녕!” 하면서 시작했는데, 다들 채팅창에 ‘우는(ㅠ)’표시를 올리더라구요. 왜들 이렇게 우는지… 그것을 보며 종이접기 방송을 하는데 감동이 복받치더군요. 방송에서 제가 한 말이 소소한 것까지 다 어록이 되었어요. 코딱지들에게 ‘이제 다 컸지 않냐, 이제 만들기 잘 할텐데’라고 했더니 다들 울컥하더군요.

제가 여러분을 울렸다고 생각하지만 여러분이 올리는 글들이 오히려 저를 울렸어요. 마지막 순위 발표를 하는데 저 뿐만 아니라 거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다 울었어요.

녹화가 끝나고 모두가 박수를 쳤어요. 저는 여러분 같은 수 많은 사람들이 저랑 함께 했다는 것이 즐거웠던 것 같아요. 여러분, 어렸을 때 저와 만났죠? 그 때 여러분은 고민 없이 행복했을 거에요. 그리고 여러분이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 취업하는 과정들을 겪으니 많이 힘들죠? 경제상황도 좋지 안구요.

어떤 친구가 블로그에 글을 올렸는데, “오전, 오후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라면을 끓이고 있는데 TV에 김영만 선생님이 나오는 것을 보고는 눈물이 나더라”는 이야기를 봤어요.

그 글을 보고 제가 더 울었어요. 젊은이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고 있는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 힘들어하지 마세요. 젊음은 도전이에요. 여러분 제가 제일 싫어하는 단어가 포기인데요, 포기의 반대말이 도전입니다.

저도 어려운 일을 겪으면서도 색종이 하나 들고 도전하여 결국 성공했습니다. 이렇게 우리 학생들 앞에서 마이크를 들고 여러분을 만날 기회도 주어졌어요.

여러분도 충분히 그런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을 보면 항상 어깨를 구부리고 있어요. 어깨 피세요. 어른들을 만나면 똑바로 눈을 뜨고 대화를 하세요.

수많은 어른들이 떳떳한 젊음을 가지고 있는 여러분들을 좋아해요. 젊었을 때 모든 일을 하나씩 도전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 거에요. 벽이 무서워서 도전을 하지 않는 것은 비겁한 일입니다. 그리고 인생을 살다 보면 항상 기회가 옵니다. 저는 이빨이 빠질 때까지 종이를 접을 거에요. 저 처럼 도전하세요.

여러분이 저에게 감동을 받은 것처럼, 저도 여러분에게 깊은 감동을 받았어요. 이를 가슴에 안고 끝까지 갈 겁니다. 젊음은 도전입니다. 너무 겁내지 말고 떳떳하게 도전하세요. 기회는 언제든 다가옵니다.

저에게도 세 번의 기회가 있었어요. 첫 번째 기회는 아내와 결혼한 것, 두 번째 기회는 ‘TV유치원’ 방송에 출연한 것, 세 번째 기회는 ‘마리텔’에 출연하면서 여러분을 만난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 함께 외쳐주세요! (다함께) “젊음은 도전!” 멋진 젊은이가 되는 거에요. 자, 약속~!

조원영  jwyc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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