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 작가 삼성 수요 사장단회의 강연 "삼성, 사기업 넘어 공적 역할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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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작가 삼성 수요 사장단회의 강연 "삼성, 사기업 넘어 공적 역할 고민해야"
  • 녹색경제
  • 승인 2014.10.1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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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문열(사진)씨가 삼성그룹에 "사기업을 뛰어넘어 대한민국의 선도자로서 공적 역할 수행에 힘써달라"고 15일 주문했다.

그는 이날 삼성 수요 사장단 회의에서 '대한민국의 현실과 삼성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하며 "삼성은 산업체로서 생산의무 외에도 대한민국 체제 일부로서의 책임이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자본주의·자유주의 체제의 근간을 지키기 위해 삼성이 좌파 세력의 이론적 무기를 역으로 치고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단순히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을 다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문화적 헤게모니(패권)를 형성하고 이끌어가는 데 기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작가는 삼성이 한국 사회의 문화적 헤게모니를 이끌기 위한 방법으로 이탈리아 공산당을 창당한 좌파 사상가 안토니오 그람시의 사회 혁명이론인 '기동전(機動戰)-진지전(陣地戰)' 개념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국가를 구성하는 기본 구조의 일부인 삼성 등 대기업은 시민사회 속에서 '진지'와 같은 기능을 담당해야 한다"고 했다. 다시 말해 좌파적 시민세력이 활성화된 현재의 한국에서 이들의 이론적 주무기인 진지전을 삼성이 역이용해 고유의 시장경제와 자유주의를 지켜야 한다는 제언이다.

삼성이 한국의 경제·문화·사회에 걸친 거의 모든 분야를 선도하며 확고한 영향력을 끼치는 만큼 경영진도 한국식 자본주의를 건강하게 지키는 방안을 앞장서 고민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특히 삼성과 같은 대기업이 시민사회에서 진지 역할을 하려면 중간계층 지식인과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작가는 강연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삼성 공채 시험에 대해서도 평가했다. 그는 "이번 삼성그룹의 하반기 채용 인적성검사(SSAT)에 역사 문제가 많이 나온 것은 바람직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며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얼마나 많이 아는지보다 지원자의 역사관과 가치관을 묻는 게 더 필요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평역 삼국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으로 유명한 한국의 대표 현대 소설가로 지난 1999년 장편 대하소설 '변경'으로 호암상 예술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삼성그룹이 주최하는 토크 콘서트 '열정락서'에 강연자로 섰고 올해 5월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는 등 삼성과 끈끈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녹색경제  jwyc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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