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티브 리더십…겸허하게, 희생정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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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 리더십…겸허하게, 희생정신으로
  • 조원영
  • 승인 2014.05.2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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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식 창의공학연구원 이사장

21세기경영인클럽(회장 김동욱 전 국회 재경위원장)은 지난달 16일 중구 플라자 호텔에서 김우식 창의공학연구원 이사장(전 과학기술 부총리)을 초청, 5월 특별조찬회를 진행했다. 「크리에이티브 리더십」을 주제로 한 김 이사장의 강연 내용을 요약한다. <편집자>

리더십의 정의

「크리에이티브 리더십」을 주제로 지도자의 자질과 책임 등을 강조한 김우식 창의공학연구원 이사장.
우선 리더십이란 강한 비전과 가치를 제시하며 책임을 지고 실천해 가는 사람을 말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미국 34대 대통령 아이젠하워는 2차 세계대전 중 전쟁터로 떠나는 장교들을 배웅할 때 준비해 온 줄을 꺼내 장교들 앞에 하나씩 놓아 두고 『끈을 쥐고 한 번 당겨 보시오』라고 말했다.

장교들은 어리둥절해 하며 모두들 앉아 줄을 당겼다. 대통령은 다시 말했다. 『그럼 이 번에는 끈을 밀어 보시오』끈을 당기기는 쉬웠지만 밀기는 쉽지 않았다. 장교들의 얼굴에 조금씩 난처해하는 표정이 떠 오르자 아이젠하워는 『끈을 당기면 여러분이 끌고 가고자 하는 곳까지 어디든 따라 올 것이나, 끈을 밀려고 하면 끈은 아무 데로도 가지 않습니다』라고 했다. 즉, 리더가 앞에서 꿋꿋하게 이끌어 전진을 해야 뒤에서 따르는 것이다.

또한 노자(老子)는 다스리지 않으면서 다스리는 사람으로, 소리를 지르며 이끄는 것이 아니라 이심전심으로 우선 감동을 주고 존경받는 것이 지도자라 했다.

그리고 탈무드에 따르면 지도자는 자기 자신을 잘 관리하는 절제와 의지를 갖고 있어야 하며, 넬슨 만델라는 다른 사람을 지배하려는 사람은 먼저 자기 자신을 지배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국가 지도자는 자격도 없이 욕심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신뢰가 핵심으로 꼭 필요하다. 국가 지도자의 가장 어려운 대상은 국민이고, 하늘을 두려워해야 하며 적을 조심해야 한다.

창 의 성

「창의성」에는 새로움, 유익함, 생산적, 영적, 모험적, 재미로움, 차별성, 미래지향적 요소가 필요하다.
일본 최대 사과 생산지 아오모리 현에서는 한때 엄청난 태풍으로 수확할 사과의 90%가 떨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떨어지지 않은 사과들을 포장하여 「강력한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은 사과」라는 슬로건으로 비싼 값에 팔 수 있었다.

망연자실하며 현실에 순응한 것이 아니라 창조적 발상 전환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끊임없는 몰입과 집중을 하여 창의성을 높인다면 어떠한 어려움도 해결이 가능하다.

이러한 창의성을 활용하는 방법으로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대관소찰(大觀小察)이다. 사업 및 업무를 계획할 땐 크게 숲을 보고 나무를 봐야한다. 크게 보고 정밀하게 관찰하자.
둘째, 일목간물(一目看物)이다. 리더의 안목으로 한 눈에 핵심을 파악하고 중요도를 확인해야 한다. 백호(白虎)는 일목간물의 대표적 동물로서 공격할 상대인 지, 어디를 공격해야 이길 수 있는 지 한 눈에 파악한다.

참지도자상

탈무드와 공자(孔子)에 의하면 참지도자상은 다음과 같다.
우선 탈무드에는 참된 지자(知者)는 모든 교우들에게 항상 배우는 사람, 참된 강자(强者)는 자신을 제어할 수 있는 사람, 참된 부자(富者)는 현재 가진 것에 감사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공자는 첫째, 오래 경륜을 쌓은 노인들이 안심할 수 있는 인물로 험한 세파(歲波)를 능히 헤쳐 갈 수 있고 윤리와 도덕을 바탕으로 모든 일을 책임있게 잘 관리 운영해 갈 수 있는 인물, 둘째로 그 사람 됨됨이를 가장 잘 아는 친구들이 마음을 주고 믿음을 주는 인물로서 정직하고 남을 위해 희생할 줄 알며 덕성스럽고 실력 있는 인물, 셋째 그릇이 크고 포용력이 있으며 인정 많고 솔선수범하는 인물을 참지도자상으로 꼽는다.

 
성공한 지도자들의 특징

리더십 전문가인 Thomas Neff는 성공하는 지도자들의 10가지 특징을 정리했다.
1. 일을 사랑하는 열정으로, 긍정적으로 하므로 일에 효율이 생기며, 더욱 행복한 사람이 된다.
2. 지적 능력과 명료한 사고를 하는데 학습과 응용을 통해 실용 지능과 감성 지능을 개발하여 활용한다.
3. 정직하고 열린 자세로 사람들을 존중하며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4. 넘치는 에너지로 평균적으로 한 주에 65시간 이상 일한다.
5. 자만심을 견제한다. 최고의 리더들은 주변의 모든 칭찬과 칭송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성공에 대해 겸손하다.
6. 내적 평화를 느끼고, 이로 인해 사람들이 그에게 끌리며 차분히 안정되어 있을 때 원하는 것에 집중하고 그것을 성취한다.
7. 유대인의 밥상머리 교육과 같이 올바르게 배우며 자란 어린 시절의 경험을 활용한다.
8. 유대감이 깊은 가족 생활에서 오는 균형과 지적인 배우자로부터 얻는 객관적인 충고가 자신의 성공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9. 위험을 기회로 보며 어려운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긍정적인 태도.
10. 일을 올바르게 처리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창의적 지도자의 기본 요건

한편 창의적 지도자는 첫째, 도덕성과 윤리성을 가져야 한다. 원칙과 정도(正道)에 충실한 자세로 하늘이 내려다 보고 있으니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땅 위에 당당한 마음만 가진다면 충분하다.

둘째, 김수환 추기경이 말한 리더의 덕목엔 그냥 종이 아니라 종 중의 종이 되어야 한다. 국민의 종이 되지 않으면 국가 지도자가 될 수 없다. 또한 법정 스님은 내 그릇에 우주의 생기(生氣)를 채우기 위해선 쓸데 없는 걱정과 근심, 탐욕들을 모두 버리고 비워야 한다. 즉, 무소유(無所有)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처럼 창의적 지도자가 되기 위해선 겸손의 자세가 필요하다.

셋째, 덕행은 나누고 베풀고 갚고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해야 한다. 고(故) 채명신 장군은 1951년 25세에 인민군 게릴라 대장 길원팔을 잡았고, 길원팔은 채 장군께 부탁을 했다고 한다. 권총 자살을 수락하고 데리고 다니던 전쟁 고아를 거둬 달라는 부탁을 받고 적장이지만 덕을 베풀어 양지바른 곳에 그를 묻고, 소년을 자신의 동생으로 거두어 대학 교수로 키웠다고 한다. 비록 적장이고 무시를 해도 되지만 덕으로 예우하며 약속을 이행했다.

넷째, 리더십은 희생이 필수조건이다. 태국에 박쥐 동굴이 있다. 박쥐가 저녁에 먹이 사냥을 나올 땐 4~5마리가 먼저 나간다. 리더이기 때문에 먼저 나가 독수리의 먹잇감으로 희생을 하면 그 뒤엔 안전하게 많은 박쥐들이 사냥을 나가는 것이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13척의 배로 330척의 일본군을 물리쳤다. 물론 손자병법을 공부하여 뛰어난 용병술과 전술도 도움이 됐지만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정신으로 리더가 이끌었기 때문이다.
다섯번째, 미래지향성과 독창성이 필요하다. 독수리는 높이 떠서 멀리 넓게 보며 먹잇감을 찾는다. 미래를 바라 보며 거시적인 독수리 안목이 필요하다.

여섯째, 물이 고이면 반드시 썩게 마련이다. 그래서 국가에서는 고위 공직자를 순환보직 시스템으로 운영하다 보니 이 번 세월호 사건서 해경 책임자들의 전문성이 떨어져 일이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전문성은 생존경쟁에서 확실한 무기가 된다.

일곱 번째, 소나기는 억수같이 쏟아져도 결국 그친다. 마음이 불편하면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고 결국 창의성이 떨어진다. 부정적인 일의 연속인 머피의 법칙 경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다」라는 긍정의 자세로, 긍정적인 일의 연속인 샐리의 법칙인 경우 「겸손」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여덟 번째, 지도자가 조직을 이끌어 나갈 때 1분, 1시간, 하루를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영국 작가 버너드 쇼는 묘비명에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라고 적었다.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하지만 시간에 얽매여 쫒아 가기 보다는 마음 속 여유도 함께 해야 한다.

아홉 번째, 성공하는 리더는 혼자 뛰지 않고 함께 뛴다.

열 번째, 삼경(三鏡)의 자세로 세 가지 거울을 몸에 지니고 살아야 한다. 동경(銅鏡)은 자기를 비추어 추하지 않게 늘 깨끗이 관리하는 것이고, 사경(史鏡)은 우리가 역사 속에서 살고 있으므로 역사에 기여하면서 부끄럼 없이 사는 것이다. 그리고 인경(人鏡)은 내 마음의 표상을 삼아 항상 그를 닮고자 하는 것이다.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기도하는 자세로 정성을 다 쏟아라. 하늘이 감동할 정도로 정성을 다한다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일본항공(JAL)은 만성 적자에서 1년만에 최대 규모의 흑자로 전환했었는데, 그 때 경영을 위임받았던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회장은 「간절히 바라고 그 일에 몰두하다 보니 마음이 하늘에 닿아 선물을 받았다」며 복잡한 일도 간단명료하게 정성을 다해 밀어 붙이면 해결된다고 말했다.

노자의 도덕경(道德經)에서는 물처럼 살라고 한다. 생명 유지를 위한 필수 요소와 다용도성,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는 겸손함, 지류가 모여 바다를 이루는 협동심, 청결하게 환경을 생각하고 큰 강일 수록 도도하면서도 소리 없이 흐르는 중량감을 배워야 한다.

또한 지도자는 준법정신이 투철해야한다. 법(法)처럼 살라고 하는데 물이 흐르는 것처럼 사는 것이 지도자의 기본 요체다.

끝으로 참된 리더는 마음 속에 여유와 유머가 있어야 한다.

본인이 즐겨 읽는 시 두 편을 소개한다.
나옹선사의 시 - 「청산(靑山)은 날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蒼空)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 하네/ 성냄도 벗어 놓고 탐욕도 벗어 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 가라 하네.」
그리고 서울대 교수를 지낸 김영무 시인의 임종 전 시로, 「이 땅에 시인 하나/ 풀꽃으로 피어나 바람결에 놀다 갔다./ 풀무치 새 울음소리 좋아하고/ 이웃 피붙이 같은 버들치/ 힘찬 지느러미짓 너무 좋아했다./ 찬이슬 색동보석 맺히는 풀섭 세상/ 참 다정도 했다.」
인생의 의미를 새기며 리더들의 심경을 잘 살펴 볼 수 있다.

◇연사= 現 (사)창의공학연구원 이사장․과학문화융합포럼 이사장/ 연세대 명예교수/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종신회원/ ․ 前 연세대 총장/ 제27대 대통령비서실장/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연세대 공과대학장/ 연세춘추 주간/ KAIST 초빙 특훈교수/ GS칼텍스 고문/ 연세대 화학공학 학사․석사․박사.

 

조원영  jwyc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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