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밤' 5G 기습 상용화 '소동' 이유는 '버라이즌 첩보...세계최초 타이틀'...유영민 장관 왜 이러나?
상태바
'한 밤' 5G 기습 상용화 '소동' 이유는 '버라이즌 첩보...세계최초 타이틀'...유영민 장관 왜 이러나?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4.04 10: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일 삼성전자 '갤럭시 S10 5G' 판매 개시...8일 정통부 및 업계 세계최초 5G 기념식 '예정대로'

한국이 지난 3일 밤 11시 기습적으로 '세계 최초 5G 상용화 서비스'에 들어갔다.

당초 5일로 예정됐던 국내 5G 상용화 일정이 3일 밤 11시로 이틀이 앞당겨졌고 그 소동에 소비자 혼란은 가중됐다.

이같은 한밤 중 5G 상용화 강행은 ‘5세대(5G) 이동통신 세계 최초 상용화’라는 타이틀을 놓치지 않으려는 정부와 업계의 이해 관계 때문이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이 정작 중요한 서비스 품질, 보안문제 등 보다는 겉치레에 너무 치우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번 기습 상용화 소동, 그 속사정을 살펴보자.

3일 오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삼성전자, 이동통신 3사는 첩보전과 기습 작전이 3일 오후부터 긴박하게 돌아갔다.

미국의 경쟁사 버라이즌이 11일에서 4일로 상용화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첩보' 동향 보고가 도화선이 됐다. 

하지만 버라이즌이 실제로 개통을 앞당길 지 여부는 4일 현재까지 확인이 되고 있진 않은 상황이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벌인 '호들갑'을 벌었던 것이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 개통을 한밤 중 기습적으로 한 꼴이 됐다. 

3일 오후 5시 5분, 삼성전자 “버라이즌 4일” 첩보...오후 8시, 과기정통부 "상용화 개시"

삼성전자 미국 사업부가 “버라이즌이 상용화 시점을 11일에서 4일로 앞당긴다”는 동향을 삼성전자 한국 본사에 보고했다.

이 내용은 3일 오후 5시5분 과기정통부에 긴급히 전달됐다.

내용을 보고받은 과기정통부는 긴급 회의를 열었다.

해외 통신장비 회사와 한국 기업 현지 법인 등을 통해 다양한 경로로 진위 파악을 시도했다.

하지만 사실 관계를 확인할 수 없었다.

오후 8시 과기정통부는 결단을 내렸다. 

유영민 정통부장관(오른쪽)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버라이즌이 한국과 '세계 최초' 5G 상용화 타이틀을 위해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경쟁사인만큼 당초보다 사용화 시점을 앞당길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결론이다.  

최초 타이틀을 뺏길 수 있다고 판단한 과기정통부는 이날 늦은 저녁 이통 3사, 삼성전자 측과 개통 시기 앞당기기에 나섰다.

이미 1호 5G 가입자도 선정해놨고, 5G 스마트폰 테스트와 망 테스트도 해놓은 상황이었다.

개통시간은 3일 밤 11시였다.

한국 시간 3일을 넘기지 않기 위한 것.

현지 시간 4일을 하루 차이로 제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4일로 넘어가면 버라이즌과 같은 4일 상용화가 될 우려 때문에 3일 밤 11시로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3일 밤 11시 5G 개통...김연아, EXO, 임직원 배우자, 유튜버 등 SKT·KT·LGU+ 1호 가입자

SK텔레콤은 김연아ㆍEXOㆍ프로게이머 페이크 윤성혁· 장기가입고객 등 6인을 1호 가입자로 선정했다.

KT는 대구에 거주 중인 임직원 배우자를, LG유플러스는 인기 유튜버인 김민영을 1호 가입자로 일제히 개통했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를 위한 5G 스마트폰 판매는 당초 계획대로 5일부터 시작한다. 통신3사는 삼성전자 5G 스마트폰 '갤럭시 S10 5G'를 판매한다.

통신3사 CEO와 과기정통부 등이 함께하는 세계 최초 5G 기념식도 예정대로 4월 8일 열린다.

이같은 한밤의 5G 상용화 기습 강행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의 조급증 때문에 '한 바탕 소동'을 벌인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인 출신이라서 '세계 최초' 타이틀에 집착한 것은 아닐까 얘기도 나오는 이유다.

미국 버라이즌의 상용화 방식은 LTE 단말기에 5G 모뎀을 추가한 방식으로 삼성전자의 갤럭시 S10 5G 모델처럼 5G 전용 모뎀칩을 담은 제품이 아니다.

또 서비스 지역 역시 시카고와 미니애폴리스 등 2개 지역 정도로 국내처럼 광범위한 지역에 2만~3만개 정도의 기지국을 깐 것과는 차이가 크다. 

미국 버라이즌의 상용화 방식은 국내 수준의 완성도 높은 5G 상용화가 아닌 것이다. 그런데 정부가 무리하게 한밤에 기습적으로 일정을 강행해 소비자들을 혼란에 빠뜨린 셈이 됐다.

과기정통부가 할 일은 국민들에게 저렴하고 편리한 5G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는 환경 조성과 더불어 5G 보안기술에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는 게 더 중요하다. 

정부는 올해 ICT 연구개발 예산 중 정보보호 예산 비중이 고작 6%에 불과하다. 일본에 20%인데 비해 현저히 낮다. 

과기정통부는 KT 아현지사 화재 '통신 재난'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민간업체에만 책임 전가하는 등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

유영민 장관은 세계 최초 타이틀에 집착한 관심 만큼 정보보안 소프트웨어 등 투자에도 눈길을 줘야 하지 않을까?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