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에너테크 톺아보기] 77억 유증, 감사보고서 제출전 '공수표'인가⑤

감사 시즌 앞둔 77억 유증…자금 실체·납입 여부 관심 특허 배상·재고 손상, 감사의견 변수…자금 실체·납입 여부 주목 유증 납입일, 감사 이후 설정…리스크 감추기용 '연막' 논란

2026-03-04     박준형 기자

[녹색경제신문 = 박준형 기자] 유일에너테크의 77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의 실제 납입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계업계에서는 이번 유증 예정 납입일이 감사보고서 확정 이후인 4월6일로 예정됐다는 점에서 실효성을 두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감사의견이 비적정으로 나올 경우 유증 자체가 철회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추가적인 자금 조달 계획을 제시하며 '계속기업 불확실성'을 관리하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실제 납입 여부에 따라 유증이 리스크를 가리기 위한 ‘연막’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증 구조에서 다시 등장한 사이몬제이앤컴퍼니 네트워크

유일에너테크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유일에너테크는 전일 77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총 730만주의 신주를 발행할 예정이며, 예정 납입일은 4월6일이다.

이번 유상증자 대상은 ‘성원메탈 제삼차 홀딩스 주식회사’라는 곳으로 투자조합 형태의 법인이다. 형식상 별도의 법인 구조를 갖추고 있지만 조합 구조를 살펴보면 기존 인수 주체로 거론됐던 이들과 연결된 정황이 포착된다.

유상증자 대상 투자조합의 대표는 장영빈씨다. 장씨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사이몬제이앤컴퍼니에서 팀장 직함을 보유한 인물이다. 또 투자조합의 업무집행조합원(GP)인 제니스캐피탈파트너스는 사이몬제이앤컴퍼니가 사명을 변경한 법인이다. 사이몬제이앤컴퍼니는 유일에너테크 실질 인수 주체로 거론되는 곳으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이용호 전 G&G그룹 회장의 배후설이 제기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본지보도: 리스크 겹친 M&A, 배후에 '쌍방울 인맥' 의혹②-1]

형식상 별도의 법인 구조를 갖추고 있지만 운용사, GP, 경영진이 동일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는 셈이다. 

특히 기존 사이몬제이앤컴퍼니(에스제이홀딩스 4호 투자조합) 측을 통한 인수 구조에서 개인 명의 인수로 변경된 직후 다시 사이몬 네트워크 투자조합이 등장했다는 점도 시장의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 변화의 배경으로 유일에너테크가 보유한 자산 가치와 감사 시즌 일정이 동시에 작용했을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특히 재영텍 지분의 경우 현금화 후 타법인 출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는 자산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자산 가치가 인수 전략의 핵심이 됐을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사업보다 '자산' 노린 '꽃놀이패' M&A 논란③]

감사 시즌 겹친 유증…시간 벌기용 논란

최근 결정된 7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역시 감사 시즌을 앞두고 재무 대응 계획을 제시하기 위한 성격일 가능성이 있다. 감사인은 특허 소송 관련 손해배상 충당부채와 재고자산 손상 여부 등을 함께 검토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상증자 납입일은 4월6일로 감사시즌이 종료된 이후다. 감사보고서 확정 전 시간 확보용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허 소송 판결에 따른 손해배상과 재고자산 손상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회사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유일에너테크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약 35억원 수준이었으며 이후 유증으로 유입된 자금 269억원 대부분(204억원)이 전환사채(CB) 상환에 사용됐다. 이후 순손실이 이어졌을 경우 가용 현금 규모는 손해배상액(107억원)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정연길 유일에너테크 대표가 사재를 통해 배상금을 변제하겠다고 밝혔으나, 감사인 입장에서 ‘누가 갚느냐’보다 ‘회사가 갚을 능력이 있는가’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손해배상 책임이 개인에게 있다고 하더라도 감사인의 판단 기준은 회사의 재무상태이기 때문이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작년 반기 감사에서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언급된 상황에서 특허 소송과 관련해 손해배상이나 재고 손상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라면서 “감사인은 회사의 유동성 대응 능력을 함께 보는데 자금 조달 계획을 제시하는 것 자체가 감사 과정에서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일에너테크 관계자는 “손해배상금은 확정 판결 시 정연길 대표가 개인적으로 변제할 예정이고 변제 이후 재영텍 지분 가압류도 해소될 것”이라면서 “다만 외부 감사인이 손해배상 소송 비용 관련해 언급했다”고 밝혔다.

선 계약 후 자금 모집…“시간 벌기용 공수표 가능성”

시장에서는 이번 유증 구조가 ‘선(先) 계약, 후(後) 자금 모집’ 형태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우선 조합을 통해 계약부터 하고 이후 투자자(LP)를 모집하는 방식이다. 유증 대상인 사이몬제이앤컴퍼니 측은 과거 상장사 인수 과정에서도 유사한 구조를 활용한 사례가 있다. [엘아이에스·이니텍·유일에너테크…반복되는 M&A 패턴②-2]

유일에너테크 유증 대상인 ‘성원메탈 제삼차 홀딩스 주식회사’는 현재 '이에스지 사모투자 합자회사'라는 투자조합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자금 조달 방식은 ‘조합원 출자’로 기재됐으며 현재 주요 출자금(자산) 등 재무사항은 기재되지 않았다.

성원메탈 제삼차 홀딩스는 유일에너테크 유증 참여를 위해 급조된 법인으로 보인다. 자본금 5000원에 설립된 법인으로 지난달 26일 사명을 기존 ‘이에스지제일차홀딩스 주식회사’에서 ‘성원메탈 제삼차 홀딩스 주식회사’로 변경했다. 주소지는 강남구 소재 건물 3층으로 등록됐으며, 가상오피스로 파악된다. 해당 주소지 3층에는 50개 이상의 법인이 주소지를 등록한 것으로 확인된다. 자본금 5000원의 페이퍼컴퍼니(장부상 회사)가 77억원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특허 판결과 감사 시즌이 겹친 상황에서 유상증자가 결정된 만큼 자금 조달 계획의 실질성과 납입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투자조합 출자가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유상증자 계획 자체가 시간끌기용 ‘공수표’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성원메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