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브, '스팀 덱' 앞세워 콘솔 시장 노린다는데...업계 반응은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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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브, '스팀 덱' 앞세워 콘솔 시장 노린다는데...업계 반응은 '싸늘'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1.07.27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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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 플랫폼 내 대부분 게임 구동 가능
높은 가격·독점작 부재 극복할 묘수 있나
밸브의 휴대용 콘솔 기기 '스팀 덱' 이미지.
밸브의 휴대용 콘솔 기기 '스팀 덱' 이미지.

밸브가 새로운 콘솔 기기인 '스팀 덱'을 발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부정적인 시선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7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밸브는 자사의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의 게임들을 플레이할 수 있는 휴대용 콘솔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오는 12월 미국, 캐나다, 유럽 지역에서 출시될 '스팀 덱'은 고사양 APU를 탑재해 스팀 플랫폼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게임을 구동시킬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밸브가 휴대용 콘솔 기기를 내놓는 이유를 놓고서는 두 가지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첫 번째로 콘솔 시장이 코로나19 이후 급속도로 성장하며 밸브에게도 이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코로나19로 인해 큰 성장을 이룬 전세계 콘솔 게임 시장은 현재 6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스팀 플랫폼을 통한 게임 유통만으로 기업의 성장을 이루는 것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밸브에게 새로운 수익원이 필요해졌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게임 유통 수수료에 매출을 전적으로 의존하는 수익 구조와 비교해 콘솔 기기를 판매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매출 기대치가 막대하게 크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로 인해 휴대용 콘솔 기기 부문에서 '스팀 덱'과 '닌텐도 스위치'가 양강 구도를 이룰 수 있을 지를 놓고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스팀 덱'이 가진 고유한 이점이 부족해 많은 유저들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닌텐도 스위치'의 경우 '모여봐요 동물의 숲',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등 인기 독점작들이 다수 존재하는 반면 '스팀 덱'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은 모두 PC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어 메리트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더불어 미국, 캐나다, 유럽 지역의 경우 최근 코로나 확산세가 다시 거세져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 안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스팀 플랫폼의 게임들을 PC로 즐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휴대용 기기에 대한 수요가 더욱 낮아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출시 가격 측면에서도 밸브가 제시한 가격대가 너무 높아 소비자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고 바라보는 업계 관계자들도 있다.

스팀 덱은 64GB 모델이 399달러, 512GB 모델이 649달러로 출시될 예정인데, 저렴한 모델도 닌텐도 스위치보다 비싸고 비싼 모델의 경우 플레이스테이션5보다도 비싸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출시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밸브 측은 스팀 덱의 성능이 월등히 뛰어나다는 점을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밸브 관계자는 최근 한 해외 게임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스팀 덱의 성능에 대해 밝혔는데, 밸브에 따르면 스팀 덱은 스팀 플랫폼의 모든 게임을 문제 없이 플레이할 수 있는 성능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보내는 관계자 역시 적지 않다. '레드 데드 리뎀션2' 등 뛰어난 그래픽 수준을 자랑하는 게임의 경우 PC에서도 프레임 드랍을 유발하기 마련인데 휴대용 콘솔 기기에서 완벽한 구동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가상화폐 이슈로 인해 그래픽카드가 비싸지며 새 PC를 구매하길 주저하는 소비자들에게 스팀 덱이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스팀의 모든 게임을 구동할 수 있는 PC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150만원에서 2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가는데, 이보다 저렴한 스팀 덱을 구매함으로써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매력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밸브가 스팀 덱의 판매에 속도를 붙이기 위해서는 유저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흥행 게임을 확보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의 독점 타이틀이었던 '호라이즌 제로 던'을 스팀으로 유입시켰던 것처럼 다수의 흥행 콘솔 게임들을 스팀 플랫폼으로 가져와 유저들을 끌어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콘솔 시장에서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닌텐도 3강 구도가 강하게 형성돼 있어 스팀 덱이 단기간에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면서도 "밸브가 공언한 대로 스팀 덱에서 모든 게임들을 원활하게 구동할 수 있는 것을 증명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gam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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