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배터리 발화 문제를 빚고 있는 '갤럭시노트7'에 대해 전량 신제품으로 교환한다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들었다. 삼성전자 역사상 스마트폰 전량 리콜은 처음이다. 소비자 안전문제인만큼 초기대응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추락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2일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 9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원인분석 결과 배터리 셀 자체 이슈로 확인돼 구입시기와 상관없이 갤럭시노트7 신제품으로 교환을 결정했다"며 "제품에 대한 일부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 유일한 방법이 신제품 교환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이 2일 오후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 대회의실에서 갤럭시 노트 7 관련 품질 분석 결과를 설명하기 앞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신제품 교환 대상은 글로벌 판매된 150만대다. 아직 시장에 풀리지 않은 100만대의 재고 역시 모두 수거할 방침이다. 국내에서 갤럭시노트7 개통물량은 46만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가 소비자 신뢰회복을 위해 전량 리콜이라는 과감한 결정을 내린만큼 삼성전자에 대한 신뢰도를 더 올라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모바일업계 한 관계자는 "전량 리콜을 모바일업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삼성전자가 신뢰회복을 위해 과감한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초기대응에 나섰다"면서 "굉장히 잘한 선택으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전량 리콜을 통해 신뢰 회복도 중요하지만 피해 규모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출고가 98만8900원인 갤럭시노트7을 250만대 리콜할 경우 출고가 기준으로 2조5000억원에 육박하게 된다. 유통 비용을 비롯한 유무형 손실까지 합치면 더 늘어날 수 있다.
여기에 글로벌 시장에서도 갤럭시노트7 판매가 일제히 중단되면서 막대한 손해가 예상된다. 이미 호주는 이날 갤럭시노트7의 판매를 중단했고, 영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주요국은 2일 예정돼있던 출시를 잠정 보류했다. 문제의 배터리가 탑재되지 않은 중국 시장 제품은 예정대로 지난 1일 출시했으며, 차질없이 판매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이 국내외 언론들의 호평 속에 판매호조를 보이다가 갑자기 악재를 만난 후 재판매에 돌입할 경우 예전과 같은 인기를 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손해 비용 증가는 중요치 않다"며 "전량 새제품 교체는 삼성전자의 완벽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갤럭시 노트7 관련 발표문
삼성전자 제품을 아끼고 사랑해 주시는 고객님의 한결 같은 성원에 깊이 감사 드립니다.
저희 삼성전자가 지난 8월 19일 출시한 갤럭시 노트7 일부 제품에서 배터리 소손 현상이 접수됐습니다.
신제품 출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러한 소손 현상으로 사용 중 불편을 겪으신 고객들과 저희 제품을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염려를 끼치게 되어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9월 1일 기준으로 국내외 총 35건이 서비스센터를 통해 접수됐고, 이는 100만대 중 24대가 불량인 수준입니다.
원인 분석 결과 배터리 셀 자체 이슈로 확인됐습니다.
배터리 공급사와 함께 불량 가능성이 있는 물량을 특정하기 위한 정밀 분석작업을 진행 중이나,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판매를 중단하고 구입시기와 상관없이 갤럭시 노트7 신제품으로
교환해 드리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자재 수급과 제품 준비에는 약 2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대한 빠르게 신제품으로 교환해 드릴 계획이며, 제품이 준비되기 전이라도 서비스센터를 방문해주시는 고객에 대해서는 이상 여부를 점검하고 조치해드리겠습니다.
국가별 교환가능 시기는 각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는 특정 부품의 수급 상황을 고려해
최대한 이른 시기에 고객분들께 공지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희 제품을 아껴주시는 소비자 여러분께 불편을 드린 점 다시 한번 깊이 사과 드립니다.
조원영 jwycp@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