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외산 정서'에 놀란 구글·벤츠·BMW, '사회공헌 강화'...애플 등 외국기업 대다수 "한국은 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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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외산 정서'에 놀란 구글·벤츠·BMW, '사회공헌 강화'...애플 등 외국기업 대다수 "한국은 봉"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3.22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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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만 사회공헌 및 기부금 '소규모'...본사가 배당과 로열티로 모두 챙겨 '지사는 빈 깡통'

올해 들어 구글, 벤츠 BMW 등 외국계 기업의 사회공헌이 활발해지고 있다. 

구글세 논란, BMW 화재, 애플 갑질 등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외국계 기업에 대한 '반 외산 정서'가 확산되자 사회공헌을 통한 리스크 관리 움직임으로 관측된다. 

21일 글로벌기업 관계자는 "한국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한 이슈가 되면서 외국계 기업들도 사회공헌에 보다 신경을 쓰고 있다"며 "하지만 여전히 매출액 규모에 비해 기부금을 비롯 사회공헌 투자는 많이 미흡한 편"이라고 밝혔다. 

구글의 사회공헌단체 구글닷오알지는 지난 20일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연내 '디지털&미디어 리터러시 캠퍼스' 교육 대상을 1만7000여명 수준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재클린 풀러 구글닷오알지 대표는 "한국 정부도 디지털 교육 확산에 대해 큰 관심이 있었고 정부와 함께 협력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좋은 과제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구글은 이날 밝힌 사회공헌 홍보는 이렇다.

구글 사회공헌 대표, 한국 방문 "정부와 협력"...구글세 논란 등 부정 이미지 세탁(?)

지난 2년 동안 중학생 1만명에게 매체 활용법을 교육했다. 이 사업을 위해 한국에 2017년 5억원, 지난해엔 10억원을 후원했다. 올해부턴 다문화가정, 탈북가정, 장애 청소년도 교육 대상에 추가하겠다. 

재클린 풀러 구글닷오알지 대표가 한국에서 사회공헌 확대를 발표하고 있다.

또 구글은 지난 12일에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국내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창구(창업+구글)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은 지난 6일 ‘AI 위드 구글 2019 코리아’ 행사에서 “구글은 대한민국과 함께 혁신하고 모두를 위한 AI를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머신러닝 교육을 확대해 5년 간 5만 명의 개발자를 직접 키우겠다"고 말했다. 

특히 구글은 상반기 중으로 서울시, LG유플러스와 함께 시니어 유튜브 크리에이터 발굴 및 육성 프로젝트 ‘50+유튜브스타 캠프’를 진행할 예정이다.

구글이 사회공헌에 적극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세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아 공정거래위 등에서 조사를 받자 사회공헌 홍보로 이미지 세탁만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구글은 한국에서 매출액과 세금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그나마 구글은 낫다는 말도 있다. 애플은 수조원의 매출을 올리지만 사회공헌 조차 거의 없다. 세금도 터무니 없이 적게 낸다. 돈만 벌고 사회적 책임은 외면하는 셈이다. 

박영선 의원실에 따르면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기업 중 매출이 1조원을 넘고도 법인세 납부실적이 ‘0원’인 업체는 13곳에 달했다.

구글은 국내 실적을 법인세율이 낮은 아일랜드, 싱가포르 등에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으로 돌려 ‘합법적 탈세’를 한다. 애플, 에르메스, 샤넬 등 외국계 기업들이 즐겨 쓰는 방식이다.

반면 페이스북은 올해부터 한국을 포함한 지역별 매출을 공개하고 세금도 투명하게 내겠다고 선언했다. 

외국계 기업 중 매출이 1조원 넘는데 법인세 '0원' 13곳...페이스북은 올해부터 공개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지난 14일(현지 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경쟁회의에서 "전통 산업과는 달리 네트워크 효과, 쏠림현상 등으로 승자독식 현상이 만연해 있다"며 "일부 글로벌 기업은 경쟁 스타트업 기업을 막대한 자금을 동원해 인수하는 등 잠재적 경쟁자의 시장 진입을 사전에 막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수입자동차 양대산맥인 메르데세스-벤츠 코리아와 BMW 그룹 코리아도 사회공헌에 다른 외국기업에 비해 활발한 편이다. 

BMW그룹 코리아 공식 딜러 도이치모터스는 지난 17일 '2019 서울국제마라톤'에 대회 운영 차량으로 'BMW X시리즈' 전 모델을 지원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 감독에게 BMW X4 차량을 전달했다

BMW 코리아 미래재단은 지난 1월 국제구호개발 비영리단체(NGO) 굿네이버스와 ‘2019 겨울희망나눔학교’를 진행했다.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에 참가한 1기 교육생들.

BMW그룹코리아는 지난 9년간 국내에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과 직간접 투자를 통해 약 300억원을 기부했다. BMW코리아·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BMW 8개 공식 딜러사 등이 기부에 동참한 결과다. 

BMW 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사회공헌을 꾸준히 해왔다"면서 "한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BMW그룹 코리아는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해 한독상공회의소,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협력해 독일의 이원화 진로 교육 시스템인 ‘아우스빌둥(Ausbildung)’ 프로그램을 국내에 도입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사회공헌위원회는 지난 18일 서울특별시 함께 ‘제3회 플레이더세이프티(Play the Safety) 내가 만드는 교통안전 콘테스트’를 개최했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 대표이사 겸 사회공헌위원회 의장은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체험할 수 있는 교통안전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실라키스 대표는 지난해 명예 서울시민으로 선정된 데 이어 지난해 말 3500명이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김치 90t을 담가 불우이웃에게 나눠주는 활동을 주도해 '최다 인원 동시 김장 담그기' 부문에서 기네스 세계 기록을 세웠다.

BMW, 벤츠 등 사회공헌 활발한 편이지만 '크게 부족'...외국 기업 대다수 '나몰라라'

지난 2월에는 국내 자동차 대학 재학생 대상 현징실습인 '메르세데스-벤츠 모바일 아카데미' 독일 본사 탐방 프로그램을 가졌다. 

메르세데스-벤츠 모바일 아카데미 독일 본사 탐방 프로그램

같은 달, 아동 사회복지시설인 인천 향진원에서 임직원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메르세데스-벤츠와 함께 하는 신학기 운동회'도 진행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사회공헌위원회는 2014년부터 사회복지법인 아이들과미래재단과 함께 국내 다임러 임직원 봉사활동 프로그램인 메르세데스-벤츠 올투게더(임직원 참여형 봉사활동)를 진행해오고 있다.

BMW 그룹 코리아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사회공헌을 보면 다른 외국계 기업 보다 낫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크게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메르데세스-벤츠 코리아와 BMW 그룹 코리아는 매년 20~30억원 가량을 기부금으로 지출한다. 두 기업은 매년 3~5조원 정도 매출액과 비교해보면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이 0.05% 수준에 불과이다. 

국내 대기업의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이 0.1~0.5%라는 것과 비교해 보면 외국계 기업이 얼마나 기부에 인색한지 알 수 있다. 

외국계 기업 중 매출액 대비 기부금이 많은 기업은 아프로파이낸셜대부(0.32%), 필립모리스코리아(0.25%) 등이다. 

사실 구글코리아, BMW 그룹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등은 사회공헌을 그나마 잘하는 외국계 기업에 속한다. 

애플, 아디다스, 유니클로, 이베이, 소니 등 외국계 기업 대부분은 사회공헌이나 기부금에 매우 저조하다. 

더 문제는 외국계 기업들이 배당과 로열티로 돈만 챙긴다는 것이다. 

애플 이베이 아디다스 등 외국계 기업 대다수, 본사에서 배당금과 로열티도 챙겨 가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기업의 본사 배당금은 당기순이익의 70~80%에 달했다. 국내 대기업이 20~30% 배당성향인 것과 비교해 3배가 넘는다.

애플 팀쿡 CEO. 애플은 한국에서 사회공헌과 기부 등에 매우 소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7년 CEO코리아 조사결과에 따르면 볼보그룹코리아는 배당성향이 192%에 달했다. 이 외에도 동양생명(170.2%), 도시바일렉트로닉스코리아(153.5%), 콘티넨탈오토모티브시스템(149.4%), 아디다스코리아(140.1%), 이베이코리아(135.6%), 한국쓰리엠(113.7%), BMW코리아(101.0%)이 순익보다 많은 배당을 했다.

로열티도 상당하다. 아디다스코리아는 독일 아디다스AG에 상표 사용료와 국제 마케팅비 명목으로 각각 매출의 10%와 4%의 로열티를 지급했다. 매출액 1조 원 기준으로 로열티도 1,400억 원 이상을 챙긴 셈이다.

스타벅스도 1조 원 이상의 매출이어서 5%인 500억 원 이상의 로열티를 가져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들의 과도한 배당금과 로열티로 한국지사는 빈 깡통이 되는 것이다. 매출이 1조 원대를 돌파해도 남는 돈이 없어 국내 투자나 사회 환원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외국계 기업은 본사의 배만 불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플코리아는 기부 및 사회공헌 활동은 일절 공개하지 않는 것이 방침이라는 황당한 궤변을 한다.

재계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에게 강제할 수는 없지만 한국에서 돈을 많이 벌면 그 만큼 사회에 환원하는 게 기업의 사회적 책임 아니겠는가"라며 "외국계 기업 중 탈세 등과 같은 방식으로 부도덕한 사업을 한다면 한국 법에 의해 강력한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계 기업 중 사회공헌이나 기부에도 적극적인 기업도 있지만 대다수는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한국 소비자들이 마냥 외국산 제품에 환호하는 아니라는 것도 알아야 한다. 애플 등 고자세 외국 기업이 과연 계속 한국을 '봉 취급'할 것인지 올해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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