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성장엔진 '반도체 비중' 최저 수준 급락 이유는...이재용·최태원 '수요증가 예측 빗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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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성장엔진 '반도체 비중' 최저 수준 급락 이유는...이재용·최태원 '수요증가 예측 빗나가'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3.04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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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수출도 감소해 소득주도 성장 정책 등 문제 대두...낙관론 보다 장기화 우려 등 대비해야

반도체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1월 16%로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반도체 가격이 하락한 데다 수출물량까지 감소하며 반도체 수출이 크게 줄어든 결과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월 청와대 대화에서 반도체 수요는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도 빗나가 낙관론도 위험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 관세청 등에 따르면 1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3% 줄어든 74억2천100만달러로 조사돼 전체 수출에서 16%의 비중을 차지했다. 

반도체 수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6월 15.7%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체 수출 대비 반도체 비중 16%...2017년 6월 이후 최저 수준 기록

전체 수출 가운데 반도체 비중은 2017년 10월∼작년 11월까지 20% 수준을 유지해오다 작년 말부터 낮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9월 24.5% 비중으로 초고치를 기록한 이후 10월(21.1%), 11월(20.7%), 12월(18.3%), 1월로 넘어오며 4개월 연속 하락했다.

지난달 2월에는 17.1%로 소폭 개선했지만 여전히 작년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1월 전체 수출도 5.9% 감소한 463억3천만달러로 조사됐다. 

이같은 반도체 비중 축소는 반도체 가격 하락, 물량 감소 등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른 현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당초 반도체 경기에 대해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지난 1월 15일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 최태원 회장 등은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과의 대화'가 끝난 뒤 영빈관부터 녹지원까지 25분간 경내 산책을 반도체 경기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이 "요즘 반도체 경기가 안좋다는데 어떻습니까?"라고 묻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좋지는 않습니다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거죠"라고 답변했다. 

지난 1월 15일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 최태원 회장 등은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과의 대화'가 끝난 뒤 영빈관부터 녹지원까지 25분간 경내 산책을 반도체 경기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이에 최태원 SK 회장은 "삼성이 이런 소리하는 게 제일 무섭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최 회장은 "반도체 시장이 안좋은 게 아니라 가격이 내려가서 생기는 현상으로 보면 된다"며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가격이 좋았던 시절이 이제 조정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반도체 가격 하락은 물론 물량도 감소세라는 점에서 심각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D램, 낸드플래시, 시스템 메모리 등이 포함된 집적회로의 수출가격은 22.2% 하락, 2009년 6월(-23.5%)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반도체 수요 증가세는 유지할 것이라던 예상도 반도체 수출물량마저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도체 집적회로 수출물량은 1.9% 감소해 2015년 12월(-0.9%) 이후 3년 1개월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감소 폭은 2013년 11월(-10.6%) 이후 최대다.

반도체 가격 하락은 물론 수요도 감소 '이중고'...하반기 회복 여부 관건

수출이 둔화하며 생산도 위축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1월 반도체 제조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7.5% 늘었다. 

반도체 제조업 생산 증가율은 작년 9월(24.7%) 이후 꾸준히 내리막이다. 1월 증가율은 1년 만에 최저였다.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는 것도 필요하지만 반도체는 물론 전체 수출 모두 줄어들고 있어 문제다.

한 경제전문가는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치고 있던 수출 마저 비상이라는 점에서 악영향이 예상된다"며 "우리나라가 경제의 성장엔진이 멈추고 있다는 데 정부는 최저임금 등 분배 위주 소득주도성장 등 정책 기조의 문제점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는 사상 최고의 실적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실적 감소세가 뚜렷하다.

정부와 업계는 하반기 들어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회복하며 반도체 수출도 반등할 수 있다는 낙관론을 펴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반도체 설비투자 축소 등 상황을 보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반도체에 기댄 국가 경제의 딜레마다. 수출 다변화 등 역량 강화를 통한 다각도의 모색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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