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 현대차 투자 시동, 노조·자금 등 '첩첩산중'...문재인 정권 성패 시험대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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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형 일자리' 현대차 투자 시동, 노조·자금 등 '첩첩산중'...문재인 정권 성패 시험대 올라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2.0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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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의 강력 반발, 7000억원 규모의 설립비용 마련, 광주시 운영 책임 등 산적

현대자동차그룹이 31일 광주시 완성차공장 투자를 결정하면서 '광주형 일자리'가 시동을 걸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과제는 '첩첩산중'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문재인 정권이 일자리 문제를 제1국정과제로 삼고 강력 추진한 '광주형 일자리'의 안착 여부가 향후 정권의 성패에 결정적 작용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과의 청와대 회동에 이어 수소경제 의기투합으로 광주형 일자리 투자 유치에 이르기까지 1차 관문을 통과했지만 앞으로도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민주노총의 강력 반발, 7000억원 규모의 설립비용 마련, 회사 손실 발생에 따른 광주시 책임소재, 생산된 경차의 시장경쟁력 등이 또 다른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광주시와 현대차는 지난 1월 31일 광주 빛그린산단에 연간 10만대의 경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생산할 수 있는 자동차 공장을 짓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광주형 일자리가 '함께 잘사는 경제'를 만드는 혁신적 포용국가를 향한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광주시청에서 열린 투자협약식에서, "광주형 일자리는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적정 임금을 유지하면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 광주시청에서 열린 '광주형 일자리' 투자 협약식에서 (왼쪽부터)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본부장, 이용섭 광주광역시장, 이원희 현대자동차 대표이사와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는 대통령이 적극 추진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실패에 따른 리스크도 크다는 점이 나온다. 당장 현대차·기아차 노조 중심의 민주노총이 '애물단지'라면서 강력 발발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 및 민주노총 반발 "2020년 총선 호남 패권 장악 위한 설날 이벤트"

1일 현대차 노조(금속노조 현대차지부) 하부영 지부장은 긴급 성명서를 내고 "문재인 정부가 2020년 총선에서 호남 패권 장악을 위한 설날 선물 이벤트로 진행하는 `광주형 일자리` 협약은 노동 적폐 1호 애물단지로 전락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 지부장은 "지역별 저임금 기업 유치 경쟁으로 노동시장의 질서가 무너지고 임금 하향 평준화의 구렁텅이에 빠져 소득 불평등 성장의 경제 파탄에 직면할 것"이라며 "국내 자동차 생산 시설 70만대가 남아 돌고, 경차 시장이 포화인 상태에서 광주에 10만대 신규 공장을 설립하는 것은 망가지는 길로 가자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앞서, 노조는 31일 광주형 일자리 협약에 반발해 노조 간부와 대의원 등이 파업을 했다. 하지만 1일 예정된 2시간 부분파업은 유보했다.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는 31일 "문재인 정부와 광주시는 노동 기본권을 파괴하고 재벌천국의 신호탄이 될 대국민 사기극, 광주형 일자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 가시적인 성과에 급급해 노동자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광주를 희생양으로 만들고 있다"면서 "광주형 일자리는 재벌특혜며, 정경유착이자 청산해야 할 노동적폐"로 규정했다.

광주형 일자리는 가 '노사상생형 일자리 창출의 첫 모델'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현대차·기아차 노조,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광주형 일자리가 정규직의 임금 수준을 하향 평준화해 고용불안을 초래한다며 반대해 왔다.

2월 총파업을 결의한 민주노총의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강력한 공세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광주형 일자리 투자 협약식에 문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경차 생산 35만대 달성까지 임단협 유예...파국의 뇌관 전망

이번 합의안 도출까지 최대 쟁점이었던 '5년간 임단협 유예' 문제는 합의점을 찾았다지만 여전히 근로기준법 등 노동3권과 관련 논란의 소지가 다분한 상황이다.

광주시와 현대차는 "신설법인의 조기 경영안정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상생협의회 운영 부속 결의를 통해 노사상생협의회 결정사항 유효기간을 누적생산 35만대 달성시까지 유지키로 했다"고 합의했다. 

이 규정은 안정적 근로조건의 유지와 예측 가능한 노사상생 모델을 구축해 신설법인이 조기 경영안정와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지역공동체 차원의 특별 결의로 '근로자 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상 상생협의회의 합리적이고 일상적인 활동을 제약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근로기준법 등은 단체협약은 2년, 임금협약은 1년마다 하도록 돼 있다. 광주 노사민정이 지속가능성·상생발전을 위해 단체협약을 유예하는 데 합의했지만 향후 파국의 뇌관이 될 수 있다.

광주시가 공장 주인?...7000억원 투자자금 조달 및 향후 운영 노하우 등 문제

현 정권 뿐만 아니라 광주시의 직접 참여에 따른 위험 부담도 매우 크다. 호남 유권자들의 환심을 살 수 있지만 실패시 부담은 정권과 광주시가 고스란히 되받게 된다. 

빛그린산단에 들어서는 완성차 공장은 광주시, 현대자동차, 지역기업 등이 주주로 참여하는 독립 신설법인으로 세워진다.

투자규모는 총 7000억원(자기자본 2800억원, 타인자본 4200억원)이다. 자기자본은 광주시 21%(590억원), 현대차 19%(약 530억원), 그 외 60%(약 1680억원)로 구성된다.

완성차 공장의 주인은 사실상 광주시다. 향후 회사 운영 과정에서 차질이 생기거나 손실이 발생할 경우 이는 고스란히 광주시민들이 떠안아 혈세로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 완성차 공장은 광주시와 현대차, 지역기업 등이 주주로 참여하는 독립 신설법인으로 공장 설립에 총 7000억원이 들어갈 예정이다.

경제상황이 불황인데 기업체에 투자를 강요하기도 쉽지 않고, 자동차업계의 침체가 이어지면서 수천억원의 자금 마련이 만만치 않다.

광주 공장에서 생산하는 1000㏄이하 경형SUV의 시장경쟁력도 숙제다. 현대차가 이번 신설법인 설립에 투자하기로 한 것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진출하지 못한 경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현대차그룹이 나아가는 방향과 비전과 멀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광주형 일자리에 마지못해 '울며 겨자먹기'로 투자에 참여하는 것으로 전망한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이 미래 경쟁력의 중요 요소"라면서 "하지만 경차 시장은 점점 줄고 있어 광주형 일자리에서 나오는 경형SUV가 경쟁력을 갖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말했다. 

광주형 일자리가 새로운 노사화합형 모델로 지역경제는 물론 국가적으로 새로운 활력이 될지, 현실적 장애물에 막혀 전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문재인 정권이 강력히 추진한 일자리 정책이라는 점에서 정부와 광주시 모두에게도 부담스런 사업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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