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뉴 현대車' 경영체제, '글로벌·세대교체·혁신' 50대 전진배치...'미래車' 성장동력 속도전
상태바
정의선 '뉴 현대車' 경영체제, '글로벌·세대교체·혁신' 50대 전진배치...'미래車' 성장동력 속도전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8.12.13 03: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6명 부회장·사장단 중 14명 50대 경영진으로 물갈이...후속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 등 가속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시대가 본격 개막됐다.

현대·기아자동차는 12일 대표이사 및 사장단 인사에서 파격적인 세대교체를 통해 정의선 경영체제로의 전환을 분명히 했다. 이른바 '뉴(New) 현대車' 시대가 열렸다. 이는 곧 미래車 시대로의 전진이다.

정의선 부회장이 지난 9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3개월만에 정몽구 회장을 보좌했던 핵심 임원들이 자리를 이동하거나 2선 후퇴를 하면서 전격 세대교체가 이루어졌다.

재계 관계자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이번 인사에서 글로벌, 세대교체, 혁신을 통한 미래성장동력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면서 "향후 조직개편 방향도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부회장단 일선 퇴진...정몽구 시대에서 정의선 경영체제 '미래 모빌리티' 전환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세대교체 인사를 통해 현대차그룹을 '미래車' 시대로 혁신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정몽구 회장과 함께 한 시대를 이끌었던 부회장단을 대폭 교체했다. '올드보이의 퇴장'이란 말이 나온다.

이들은 제조시대에 현대차그룹을 반석 위에 올려놓은 공로가 많지만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자연스럽게 후배 경영자들에게 그 자리를 물려주고 조언자 역할로 바뀐 셈이다. 

이번 인사로 정몽구 회장의 사위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 노무 담당인 윤여철 부회장을 제외한 부회장 전원이 자리를 이동하거나 일선에서 물러났다. 7명 부회장단 중 2명만 남고 나머지는 일선에서 후퇴하거나 교체됐다.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을 현대제철 부회장에,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을 현대로템 부회장으로 옮겼다. 양웅철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담당 부회장, 권문식 연구개발본부장(부회장)은 고문에 위촉됐다. 경험과 전문성 반영한 질서있는 퇴진의 길을 배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사장단 교체도 큰 편이다. 생산품질담당 여승동 사장, 현대모비스 임영득 사장, 현대다이모스 조원장 사장, 현대제철 강학서 사장, 현대로템 김승탁 사장 등은 고문에 위촉됐다. 현대엔지비 오창익 전무는 자문에 위촉됐다. 이들은 사실상 퇴진했다. 

첫 외국인 연구개발 총책임자 임명, 50대 사장단 전진배치...50대 경영진 14명 등장

지난 11월말 'LA 오토쇼'에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팰리세이드' 첫 공개에 등장해 힘을 실었다.

이번 세대교체를 통해 정의선 수석부회장 중심의 의사결정 체계로 재편됐다.

현대차그룹 각 계열사 사장단은 대부분 50대가 전진 배치했다. 50대 나이의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같은 연배가 현대차그룹을 이끌게 된 것이다. 빠른 의사결정과 미래성장 그리고 혁신이 핵심 키워드가 됐다. 

신임 현대로템 대표이사에 내정된 이건용 부사장을 비롯해 현대다이모스-현대파워텍 합병 법인의 여수동 사장, 신임 현대오트론 문대흥 사장, 현대케피코의 방창섭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 등은 모두 50대다. 

핵심 전략그룹도 젊어졌다. 삼성전자 출신으로 지난해 영입된 전략기술본부장 지영조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스마트 모빌리티 도약을 추진 중인 전략기술본부는 스마트시티, 모빌리티, 로봇, AI 등 미래성장사업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홍보실장 공영운 부사장은 전략기획담당 사장으로 승진해 전략과 대외협력 전반을 담당한다. 

글로벌 시장을 향한 변화는 극적이다. 현대차는 사상 처음으로 연구·개발(R&D) 총책임자 자리에 외국인인 알버트 비어만 차량성능담당 사장을 기용했다. 이에 앞서,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을 디자인최고책임자(CDO)에,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을 상품전략본부장에 임명한 것도 글로벌 시장을 염두해둔 변화다. 현대차의 고질병 ‘순혈주의’를 파괴하고 개방에 나선 것.

현대차 관계자는 "주요 계열사 사장단에 대부분 50대 인사를 포진시켜 그룹사의 빠른 의사결정과 미래 혁신을 꾀했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26명에 달하는 현대차그룹의 부회장·사장단 중 절반이 넘는 14명이 50대 인물로 물갈이됐다. 오너 일가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을 제외하고 가장 젊은 인물은 김걸 현대차 기획조정1실장 사장(65년생)이고 이어 공영운 전략기획 사장(64년생)이다. 삼성, LG, SK 등과 함께 현대차그룹도 세대교체가 이뤄진 셈이다. 

글로벌 수소차 '비전2030' 발표...지배구조 개편, 실적 개선 등 산적한 난제 많아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지난 11일 수소전기차 향후 계획 및 비전을 발표한 데 이어 공장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미래 비전을 먼저 발표했다. 인사 발표 전날인 11일 글로벌 수소 분야 주도권 확보를 강조하면서 수소전기차 중장기 로드맵인 'FCEV 비전 2030'을 공개했다. 오는 2030년까지 7조6000억원을 투입해 수소전기차 50만대 생산체제 구축과 함께 시장 1위를 선도한다는 것.  

하지만 정의선 경영체제가 본격 출범했지만 산적한 과제가 만만치 않다. 우선 글로벌 핵심시장인 G2(미국·중국) 실적 개선이 당면 과제다. 특히 공장가동률이 50~60%에 불과한 중국이 문제다. 국내 시장에서도 제네시스 등 판매 증진이 숙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영업이익이 급감하고 있어 실적 부진의 늪을 벗어나야 한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에게 가장 큰 난제는 지배구조 개편이다. 이는 곧 경영권 승계와 직결된다. 지난 5월, 행동주의펀드 엘리엇의 반대로 발목이 잡혔다. 하지만 이제 속도를 내야 한다. 조용히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오토에버 상장 등을 지배구조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미국과 중국 무역전쟁 후폭풍도 문제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가 내년 2월 발표할 수입 자동차 관세 25% 부과 대상에 우리나라가 포함될 경우 영업이익에 직격탄이다. 현대ㆍ기아차의 연간 영업이익은 최대 37% 급감한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 9월 수석부회장 취임 직후 미국을 방문해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 등을 만나 호혜적 조치 요청을 비롯 적극 대응하고 있다. 

세대교체 사장단 이어 후속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 가속화...미래성장동력 강화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위 인허가 문제 등으로 지지부진한 서울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 문제도 남아 있다. 하지만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과 복잡한 사안을 감안할 때 현대차그룹이 급하게 서두르지 않을 공산도 크다. 국토교통부가 부동산 정책 등 문제로 쉽게 결정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

한편, 세대교체에 대한 기대감으로 12일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계열사 주가가 10% 가까이 급등했고, 시가총액 5위도 탈환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라는 새로운 리더십과 함께 '뉴 현대차' 비전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방증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젊은 50대 경영인을 전진배치한 데 이어 후속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미래 준비를 가속화하면서 '속도전'이 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표이사 및 사장단 인사에서 50대 중심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진 것은 후속 임원 인사는 더욱 파격과 혁신이 따를 전망"이라면서 "젊은 조직의 역동성을 바탕으로 혁신과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성공한다면 '뉴 현대차' 비전도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