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보석' '일감몰아주기' 대응 태광그룹, 정도경영위원회 출범...임수빈 전 검사 영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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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보석' '일감몰아주기' 대응 태광그룹, 정도경영위원회 출범...임수빈 전 검사 영입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8.12.0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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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보좌관과 청와대 행정관 등을 거친 황신용 전 SK하이닉스 상무도 합류

이호진 회장의 ‘황제보석’ 논란을 빚고 있는 태광그룹에 임수빈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57)가 합류한다.

태광그룹은 과거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새로운 기업문화를 구축한다는 취지에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상설기구인 ‘정도경영위원회’를 출범시켰다고 9일 전했다.

임수빈 전 검사는 정도경영위원회의 첫 위원장(사장급)으로 영입됐다.

정도경영위원회는 그룹의 주요 경영 활동에 탈법·위법 요소가 없는지 사전 심의하는 한편 진행 중인 사안도 일정한 기준을 만들어 정기적인 점검을 하는 역할을 갖는다.

임수빈 전 검사가 태광그룹 정도경영위원회에 합류한다.

임수빈 전 검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으로 재직하던 중 광우병 논란과 관련한 이른바 <PD수첩 사건>을 수사하면서 조직 상부와 마찰을 빚은 뒤 검찰을 떠난 바 있다.

임 전 검사는 올해 초 문재인 정부의 국민권익위원장으로 내정됐으나 개인 사정을 이유로 고사하면서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임 위원장은 “태광그룹의 제안을 받고 처음엔 고민했지만 지배구조 개선 활동과 오너 개인지분 무상증여 등에서 개혁의 진정성을 느껴 수락했다”면서 “기업과 별다른 인연이 없던 저에게 수차례 부탁했다는 것도 개혁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고 말했다고 태광그룹 측은 전했다.

정도경영위원회에는 국회 보좌관과 청와대 행정관 등을 거친 황신용 전 SK하이닉스 상무(49)도 전무로 합류해 임수빈 전 검사와 함께 공동 보조를 맞출 전망이다. 

태광그룹은 임 위원장 영입과 함께 고(故) 이임용 창업주의 경영철학인 정도경영 문화를 되살리기 위한 조직문화 개선 및 인적 쇄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태광그룹은 2016년 12월부터 자발적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했으며, 이호진 전 회장 등이 소유했던 계열사들도 무상증여, 합병 등의 방식으로 정리한 바 있다. 이호진 전 회장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1300억원 상당의 개인 지분을 세화여중·고와 태광산업에 무상 증여했다. 

정도경영위원회가 한편으로는 검찰, 청와대, 국회 등 경력자를 통한 그룹내 대관업무 강화의 측면도 고려된 것으로 관측된다. 

태광그룹은 400억원 규모의 배임·횡령 혐의로 2011년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호진 전 회장이 간암 치료를 이유로 병보석을 받은 뒤 유흥가를 다녔다는 ‘황제보석’ 논란이 최근 알려지며 논란이 벌어진 바 있다. 

이에 검찰이 법원에 보석취소를 검토해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국회에서는 재벌 총수들이 중형을 선고받고도 건강을 이유로 보석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자는 ‘이호진 방지법’까지 발의됐다.

재계 일각에서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이호진 전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등 오너 리스크가 커짐에 따라 대응책 차원에서 결정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공정위 사무처는 지난달 중순 이호진 전 회장과 김기유 태광그룹 전 경영기획관리실장을 일감몰아주기 관련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에 해당)를 확정했다.

이들은 2014~2016년 이 전 회장 일가가 지분 97%를 소유한 정보통신(IT)계열사 티시스에 그룹 내 일감을 몰아준 혐의를 받고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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