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 자회사 KDB캐피탈과 IBK캐피탈이 대부업체 전주 노릇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부업체들은 이들로부터 4~7%대 금리로 대출받아 저신용자들을 상대로 20% 넘는 고금리로 대출을 진행했다.
저축은행 등이 대부업에 자금줄 역할을 한다는 비판에 이어 국책은행들도 이같은 논란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 9월까지 최근 5년간 산업은행 자회사인 KDB캐피탈과 중소기업은행 자회사인 IBK캐피탈이 대부업체에 자금을 공급한 대출 총액이 7120억원에 달했다.
KDB캐피탈은 총 2591억원을 공급했다. 2014년 360억원에 그쳤으나 작년에는 707억원으로 매년 대출 금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IBK캐피탈은 총 4528억원을 공급했다. 역시 2014년 679억원에 머물던 것이 작년에는 1491억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이들로부터 차입받은 대부업체는 총 23개에 달했다. KDB캐피탈로부터는 6개 대부업체, IBK캐피탈로부터는 21개 대부업체가 차입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KDB캐피탈로부터 차입받은 6개 대부업체는 작년 영업수익 기준 상위 7개사에 해당하는 대형 업체들이었다. 가장 많은 금액을 차입받은 업체는 바로크레디트대부로 약 644억원이다. 웰컴크레디라인대부는 약 553억원, 리드코프는 500억원 수준이다.
IBK캐피탈의 경우에도 상위 7개사에 해당하는 대형업체 4곳에 약 35% 규모인 1172억원을 공급했다. 이밖에 부실채권 및 채권회수를 위해 설립된 이른바 채권추심 대부업체에 대한 대출금액은 총 2998억원으로 전체 금액의 약 66%를 차지했다.
가장 많은 금액을 차입받은 업체는 채권추심 대부업체인 엘케이파트너스로 1060억원, 외환베리타스대부 922억원, 바로크레디트대부 52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업체는 국책은행 자회사들로부터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받아 저신용 서민들을 상대로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 영업을 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작년 기준 대부업체 상위 20개사의 전체 차주는 203만명에 달한다. 이 중 91% 가량인 약 184만명이 연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고 있으며, 금액은 8조9585억원에 이른다. 상위 20개 대부업체 중 6곳이 KDB캐피탈과 IBK캐피탈로부터 적용받은 대출 금리는 평균 4~7%다.
이 의원은 "국책은행 자회사들이 수익성에만 매몰되어 대부업체에 자금을 공급하면서 서민들을 상대로 고금리 돈놀이를 하는 대부업체의 이익 창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여신전문금융업법 상 리스, 할부금융, 신기술사업금융 등을 담당해야 할 국책은행 산하 캐피탈사가 대부업 전주 노릇을 하는게 바람직한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법 상 목적에 부합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백성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