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헤지펀드 메이슨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국민연금이 부당하게 개입해 손해를 봤다"면서 한국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 소송'(ISD·Investor-State Dispute)을 제기했다.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외국 투자자가 ISD를 제기한 것은 지난 4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에 이어 두 번째다. ISD는 해외 투자자가 상대국의 부당한 제도 등으로 피해를 봤을 때 정부를 상대로 국제 소송을 제기해 손해배상을 받는 제도다.
메이슨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된 한국 정부의 조치로 2억달러(약 2258억원) 이상의 손해가 발생했다'는 내용의 중재신청서를 한국 정부에 통지한 것으로 19일 밝혀졌다.
이번 중재신청서 제출은 본격적으로 ISD 소송에 나섰다는 것을 의미하는 절차다.
이에 앞서 메이슨은 지난 6월 비슷한 내용을 담은 중재의향서를 한국 정부에 보낸 바 있다. 중재의향서는 정식 소송을 내기 전 상대 정부에 중재 의사가 있는지 사전 타진하는 절차다. 중재의향서를 접수시키고 90일이 지나면 ISD를 제기할 수 있다.
기존 중재의향서에서 메이슨은 손해액이 최소 1억7500만달러(약 2000억원)라고 주장했는데 본격 소송에 나서면서 손해 추산액에 250여억원을 추가해 이번 ISD 소송은 2억 달러가 됐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2015년 7월 삼성물산 주식 1주가 제일모직 0.35주와 가치가 같다고 계산하는 방식으로 합병했다. 당시 삼성물산 지분 2.2%를 갖고 있던 메이슨은 지분 7.12%를 갖고 있던 엘리엇과 함께 합병을 반대했다.
메이슨과 엘리엇은 모두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한 특검 수사 발표와 법원의 선고를 손해배상의 근거로 활용하고 있다. 삼성물산 합병에 불법적으로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삼성 고위 간부 등에 대해 법원이 유죄판결을 내린 만큼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메이슨은 이날 중재신청서를 접수하면서 영국 국적의 전직 판사인 엘리자베스 글로스터씨를 중재인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중재재판부는 메이슨 측 중재인, 한국 측 중재인, 의장 중재인 등 3인으로 구성된다. 우리 정부는 아직 중재인을 선정하지 않고 있다.
엘리엇에 이어 메이슨의 ISD 소송 제기로 삼성물산 합병 문제는 국제적 사건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삼성 입장에선 내우외환인 셈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