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벤치마킹 한 구글의 현지화 전략, '2위' 사업자와 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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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벤치마킹 한 구글의 현지화 전략, '2위' 사업자와 제휴
  • 이보미 기자
  • 승인 2018.09.18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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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 1위 아닌 2위 업체들과 협력
- 애플 따라하는 거대 IT 공룡의 미래 산업 전략 가능성

LG전자 스마트폰부터 카카오 내비까지 구글 플랫폼을 탑재한 국내 제품들이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구글은 현재 각 분야 1위 사업자인 삼성전자 네이버가 아닌 LG전자 카카오 같은 2위 사업자와 함께 협력 관계를 맺으며 시장을 넓혀 가고 있다.

구글의 이 같은 행보에 업계 일부에선 구글의 시장 전략이 애플의 현지화 전략과 닮은 구석이 많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LG전자는 구글 인공지능 스피커 '구글 홈' 국내 출시에 맞춰 주요 가전제품의 한국어 연동 서비스를 시작한다. 구글 어시스턴트를 통해 한국어로 연동되는 LG전자 가전은 세탁기, 건조기, 스타일러, 에어컨, 공기청정기, 냉장고, 광파오븐, 로봇청소기 등 8종이다.

구글은 현재 LG전자의 스마트폰과 가전에 구글 AI 플랫폼과 어시스턴트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집중하고 있는 전장 사업 중 하나인 카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도 구글은 네이버가 아닌 카카오와 함께 미래 산업 전략을 꾀하고 있다.

카카오는 현재 현대·기아차와 함께 커넥티드 카 등 미래 자동차 관련 사업을 위해 협력 중이다. 여기에 사용되는 카카오 내비엔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차량용 OS)가 탑재돼 있다.

구글이 2위 사업자와 주로 파트너십을 맺는 이유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자사는 뛰어난 가전 기술력과 시장 점유율, 구글 플랫폼의 음성 인식 기술력은 상호 보완 관계"라면서 "구글 플랫폼을 사용하는 인구 수가 많기 때문에 이를 탑재한 제품을 내놓는 것이 글로벌 판매 전략에서 유리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관계자 또한 "구글 OS 탑재를 통해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카카오내비 사용 범위가 더 확장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일부에선 구글과 2위 사업자의 만남이 단순한 소비자의 니즈를 위한 협력이 아닐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구글이 네이버 같은 1위 업체들을 경쟁 상대로 생각하고 2등 업체와 전선을 구축하려는 것은 충분히 예측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 또한 "2위 사업자는 자사의 AI 플랫폼을 당장에 포기하고서라도 구글 플랫폼을 활용해 1위 사업자를 따라잡으려는 속내가 숨어 있는 것"이라며 "구글은 2위 사업자들의 이 점을 이용해 계약 조건이나 여러 가지 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구글은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LG전자 제품들과 카카오내비에서 얻은 빅데이터들을 수집·관리하고 있다. 구글이 수집하는 데이터들은 단순히 음성, 발화 등의 정보뿐 아니라 그 속에 담긴 고객들의 취미, 특징 등에 관한 정보도 내포하고 있어 미래 먹거리 산업의 핵심 영역이라 할 수 있다.

구글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글로벌 시장 전략과 구글의 시장 전략에 비슷한 점이 많다고 설명한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국내에 제품을 출시할 때 국내 1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SKT가 아닌 KT를 선택했다"면서 "애플은 미국에선 버라이즌이 아닌 AT&T, 중국에선 화웨이가 아닌 TCL을 선택하며 현지화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구글이 애플의 이같은 전략을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다"면서 "결국 구글도 미래 산업을 위해 전략적으로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도 이같은 글로벌 공룡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구글과 2위 사업자의 만남이 단순한 상호 보완적 파트너십을 넘어 글로벌 IT 공룡의 치밀한 시장 전략이 담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국내 업체들과 글로벌 기업들 사이의 시장 전략에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보미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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