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과일 선물 세트의 전통적 강자 사과와 배 대신, 낯선 중남미 과일이었던 ‘아보카도’가 업계를 강타했다.
13일부터 롯데마트가 추석선물세트 대표상품으로 아보카도를 선정해 전 점포에서 선보이기로 하는 등 전에 없던 아보카도 열풍이 유통업과 식품업계에 불고 있다.
아보카도는 최근 국내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과일이다. 주 생산지인 멕시코에서는 재배 농민들에게 고수익을 안겨줘 ‘녹색 황금’이라고 부를 정도다. 관세청에 따르면 아보카도 수입 통관량은 2010년 457톤에서 2017년 5979톤으로 7년 새 13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아보카도의 인기가 ‘웰빙’과 ‘비주얼’을 중요시 하는 소비성향에 기인한다고 분석한다.
‘숲속의 버터’라 불릴 정도로 불포화지방산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 ‘슈퍼푸드’면서도, 진녹색 껍질과 연둣빛 과육, 커다란 갈색 씨앗 등으로 요약되는 인상적인 외형이 사진 기반의 SNS에 적격이라는 것.
또 가격 대비 성능을 의미하는 ‘가성비’가 높다는 점에서 실속파들의 눈길도 사로잡고 있다. 롯데마트는 ‘뉴질랜드산 아보카도 선물세트(9입)’를 3만4900원에 판매한다. 배나 사과 선물세트에서는 만나볼 수 없는 가격이다.
특히 올 여름 폭염으로 인해 국내산 과일 가격이 20% 이상 폭등한 것도 아보카도 등의 수입과일을 찾는 유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번가에 따르면 8월 27일부터 9월 5일까지 지난해 추석 전 같은 기간(2017년 9월 4일~13일) 대비 ‘아보카도’ 거래액은 68%, ‘블루베리’는 293% 증가했다. 피부 미용과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아보카도가 선물용으로 좋다는 인식이 높아져 추석을 앞두고 많은 고객들이 찾고 있다는 것이다.
또 수입과일 대표 품목인 ‘바나나’는 53%, ‘체리’는 44%, ‘파인애플’은 30%, ‘레몬’은 18%, ‘망고’는 17% 올랐다. 반면 국산과일 대표 주자인 ‘사과’는 6%, ‘감’은 5% 소폭 감소했다.
폭염이 쓸고 간 상처가 추석 선물 세트에도 영향을 미침에 따라 ‘아보카도’ 등의 수입과일에 밀려난 과수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져 가고 있다.
양현석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