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박현주 회장, 국내 손떼고 해외만 집중…지배구조 부담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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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박현주 회장, 국내 손떼고 해외만 집중…지배구조 부담됐나
  • 황동현 기자
  • 승인 2018.05.24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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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국내부문 사업에서 손을 뗀다.

그룹의 해외사업 전략을 전담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지만 미래에셋의 지배구조 등에 대한 최근 정부 압박에 부담을 느껴 ‘2선 후퇴’를 결정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박 회장을 해외사업 전략에 주력하는 글로벌경영전략고문(GISO:Global Investment Strategy Officer)에 선임했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박 회장은 “국내 경영은 전문가 시대를 열어가겠다”면서 “계열사 부회장과 대표이사가 책임 경영하고, 나는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에 주력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2016년 5월 회장 취임 때 글로벌 수준의 경영시스템을 도입해 전문 경영인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3월에는 미래에셋대우 홍콩 글로벌 회장에 취임했다. 

미래에셋은 박 회장이 해외 비즈니스 중추인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의 글로벌 회장에 취임한데 이어 GISO란 새로운 직함을 단 것은 자신의 역할을 해외사업으로 명확히 해 경영의 분업화를 강조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합병 이후인 2016년 5월13일 미래에셋자산운용 회장직에서 미래에셋대우 회장(미등기 임원)으로 취임했다. 당시 박 회장은 통합 법인의 안정화 단계인 2년뒤 미래에셋대우 회장직을 물러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최근 정부로부터 직간접적인 지배구조 개선 압박을 받아왔기 때문에, 박 회장이 주력 계열사인 미래에셋대우 회장직을 내려 놓음으로써 사실상 경영2선으로 후퇴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일감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는데다 금융당국도 지배구조를 문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미래에셋이 투자목적자산으로 분류한 네이버와의 자사주 맞교환과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인수, 미래에셋캐피탈의 유상증자 참여 등을 문제 삼았다.

특히 미래에셋대우는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받기 위해 자기자본을 늘려야 했지만 자사주는 자기자본 산정에서 불리했다. 이에 자사주를 네이버와 맞바꿔 보통주로 만들면서 사실상 같은 자본인데 주인만 바꿔 질이 높아진 것처럼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미래에셋에게 기존의 복잡한 지배구조를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라고 요구하고, 이에 대해 미래에셋은 박 회장의 국내부문 퇴진으로 ‘성의’를 보인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 회장은 금융당국 등이 지적한 문제는 해결하지 않은 채 실질적인 영향력은 그대로 유지해 정부와의 갈등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10개국 14개 거점(현지법인 11개, 사무소 3개)을 갖고 있어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은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해외 현지법인의 자기자본 규모는 2조 3000억여원, 직원 수는 700여명이다. 올 1분기 해외에서 376억원의 수익을 냈다. 지난해 기록한 348억원의 실적을 1분기 만에 뛰어넘은 성적이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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