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13년만에 일반직 직원들에게 격려급을 지급하고 나섰지만, 갑질 논란으로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높아진 불만을 가라앉히기 위한 '생색내기' 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오는 31일 일반직 직원을 대상으로 기본급(월 기준)의 50%를 격려금으로 지급한다. 격려금 명목의 지급은 지난 2005년 이후 13년 만이다. 일반직 직원들의 지난해 임금도 전년대비 3% 인상(총액 기준)한다.
이번 격려금 지급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청사 정착, 델타항공과의 조인트 벤처 출범에 대한 격려 차원인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매출액 11조8028억원, 영업이익 9562억원, 당기순이익 9079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또 대한항공은 올해까지 3년 연속 임직원 성과급을 지급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회사 내외부에서 격려금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부부를 비롯해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삼남매가 모두 갑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의 밀수 의혹으로 자택 및 본사 압수수색까지 받았고, 이 이사장은 공사장 노동자 폭행 및 폭언 영상이 공개됐다. 조 사장은 게임에 방해가 된다며 일등석 경고방송을 대면으로 전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에, 조 전 부사장은 '땅콩 회장', 조 전 전무는 '물컵 던지기'로 모두 논란을 빚었다.
한진그룹은 영상으로 공개된 사안 외에는 모두 사실과 다르다며 부인하고 있지만, 대한항공 직원들은 '거짓 해명'이라며 가면을 쓴 채 촛불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18일에도 세종로공원에서 3차 촛불집회가 예정돼 있다.
이에 이번 격려금 지급이 직원들의 높아진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면피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총수 일가와 경영진의 완전한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