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8일 진종오 선수의 대한민국 첫 금메달 소식에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김승연 회장은 진종오 선수의 경기 당일,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 사업과 추가 수주를 위해 열사(熱沙)의 땅 이라크로 향했다. 이라크 도착 전 두바이에서 진종오 선수의 금메달 경기를 TV로 시청한 김회장은 “첫 금메달로 대한민국 국민에게 큰 감격을 준 진종오 선수가 자랑스럽다” 며 “금메달 소식을 들으니 이라크로 가는 길에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라고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 및 임직원들에게 소감을 전했다.
출국 전 김승연 회장은 김정 대한사격연맹 회장에게 “한국 사격선수들이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와 지원을 다해달라”고 애정을 표현했다.
앞서 6/26~7/2일 창원에서 열린 제5회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에서도 김회장은 “매 경기 상대를 이기는 자가 아니라, 매 경기 자기자신을 넘어서는 자만이 영원한 챔피언이다. 국민의 가슴 속에 뜨거운 감동과 희망을 전하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아들 딸들이 되어 주길 바란다”며 선수들을 격려한 바 있다.
사격에 대한 김회장의 ‘지원사격’은 단연 금메달 감이다. 한화는 2001년 시드니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강초현 선수를 비롯한 우수 선수 육성과 발굴을 위해 갤러리아사격단을 창단하면서 사격과 첫 인연을 맺었다.
한화는 2002년 6월부터 김정 고문으로 하여금 대한사격연맹 회장을 맡게 하고, 이후 10년간 80여억원의 사격발전 기금을 지원하는 등 사격분야를 후원했다.
또 김회장은 사격연맹 창설 이후 처음으로 기업이 주최하는 전국사격대회인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를 2008년에 창설, 비인기 종목인 사격 활성화와 저변확대는 물론, 선수들의 실질적인 경기력 향상을 이끌었다. 한화회장배 사격대회는 종이표적 대신 3배나 비싼 전자표적을 도입해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한화의 지원으로 선수와 지도자 수도 증가했다. 2002년에는 38명(국가대표 31명, 지도자 7명)에 불과했으나, 현재에는 78명(국가대표 64명, 지도자 14명). 선수 증원은 자율적 경쟁 분위기를 유도해 우수 선수의 발굴로 이어졌으며, 지도자 수의 증가도 경기력 향상을 이끌었다.
국가대표 운영 프로그램도 좋아져 2003년부터 전원이 연 1회 해외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림픽 등 주요 경기에서 코치, 트레이너, 사격 전문 통역요원 등을 추가 파견해 경기력을 향상시켰다.
김승연 회장과 한화그룹의 지원이 시작된 2002년부터 한국 사격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2004년에는 은2, 동1개로 국가별 사격 종합 순위 11위, 2008년 중국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진종오가 올림픽 16년만에 금메달을 획득하며 세계 사격 랭킹 6위에 올랐다.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은 98년 태국 방콕아시안게임에서 금2, 은 5, 동 5개로 6위에 그쳤으나, 한화그룹이 사격후원을 시작한 첫해 2002년 한국 부산 아시안 게임 2위, 06년 카타르 도하에서는 3위, 10년 중국 광저우에서는 2위로 급부상함은 물론, 금메달 13개로 역대 아시안게임 사상 단일종목 최다 금메달 획득과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한화의 ‘사격사랑’은 국제대회 유치의 성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 4월 국제사격연맹(ISSF)은 경남 창원시를 2018년 세계사격선수권대회 개최지로 선정했다. 세계사격선수권대회는 4년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사격 대회로 우리나라와 아시아에서 개최되는 건 1978년 서울 대회 이후 40년 만이다.
대한사격연맹의 한 원로 사격인은 “만약 김승연 회장과 한화그룹의 열정적인 애정과 후원, 그리고 또 다른 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었더라면 한국 사격은 여전히 올림픽 등 국제무대에서 주목 받지 못한 변방이었을 것이고, 올림픽 금빛 향연도 창원월드컵 사격대회 유치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호 gnomic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