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 국내 ICT 기업 글로벌 경쟁력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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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 국내 ICT 기업 글로벌 경쟁력 '위기'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8.01.17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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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구글 등 글로벌 ICT 기업들이 플랫폼 선점한 가운데 중국 약진 주목

국내 대표 ICT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폐막한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CES 2018'을 둘러본 국내 CEO 및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플랫폼 등 분야에서 중국의 약진 및 구글과 아마존의 세계시장 양분 구도를 확인했다는 평가다. 

글로벌 인공지능 플랫폼 경쟁에서 뒤쳐진다면 결국 국내 시장 장악도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신제품 TV와 가전을 앞세워 CES에서 큰 주목을 받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위상이 인공지능 시대로 넘어오며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CES는 미국의 아마존과 구글의 인공지능(AI) 플랫폼 경쟁 및 중국 기술 기업의 약진으로 요약된다. 

국내 대표적인 전자업체의 한 관계자는 "구글과 아마존 등 글로벌 사업자들이 기존 플랫폼을 바탕으로 수집한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발전 속도도 더욱 빠를 것"이라며 "이들이 한국어 서비스를 개시하면 국내 업체들도 안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IFA2017에 소개된 LG전자의 TV, 아마존 알렉사가 탑재된 에코와 연동됐다. <LG전자 제공>

실제로 구글의 경우 자사의 음성인식 인공지능 플랫폼 '어시스턴트' 한국어 서비스를 일부 스마트폰 기기에서 이미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음성인식 UX '빅스비'에 비해 사용 편의성이 높다는 이용자들의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 플랫폼 점유율 1위는 가장 먼저 음성인식 스마트 스피커 '알렉사'를 출시한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자사의 인공지능 플랫폼 API를 오픈소스로 공개해 써드파티 회사를 적극 끌어들이며 생태계를 확장시키는 전략을 사용했다. 아마존이 알렉사 스킬 킷(ASK)을 공개한 후 현재까지 2만5000여개 이상의 스킬이 등록됐다. 

구글은 인공지능 스피커 '구글 홈'을 출시한 후 아마존과 유사한 전략을 사용하며 아마존 따라잡기에 나섰다.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점유율 1위라는 점도 강점이다. 

LG전자는 글로벌 가전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 답게 경쟁력 있는 TV, 세탁기, 냉장고 등을 선보였는데, 이들 제품에 아마존의 알렉사 혹은 구글의 어시스턴트가 탑재됐다. 자체개발한 인공지능 플랫폼 '딥씽큐'에 알렉사와 어시스턴트를 결합하는 형태다. 결국 LG전자의 가전제품이 글로벌 IT 기업의 AI 생태계로 포함될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부분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인공지능 UX '빅스비'를 자사의 가전제품에 탑재해 IoT로 연결하는 스마트홈 플랫폼을 선보였다. 하지만 자연어 처리 등에서 구글이나 아마존에 아직 못미친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플랫폼을 적용한 다른 업체도 눈에 띄지 않았다. 지난해 CES에서 삼성전자는 아마존의 알렉사를 탑재한 냉장고를 선보이기도 했다. 

중국계 기업들의 약진은 이제 상식처럼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가전제품 분야에서는 창홍, TCL, 하이얼 등 기업들의 상품성이 크게 개선됐다. 미국 스마트폰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화웨이도 삼성전자, LG전자에게는 위협이다. 또 중국의 구글로 불리는 바이두의 인공지능 기술력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다. 바이두의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운영체제는 이미 국내 기업을 넘어섰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중국 업체들의 참가 규모도 크게 늘며 양적 성장도 진행되고 있다. CES 2018 참가기업 3900여곳 중 중국 기업은 3분의 1 이상인 1379곳으로 집계됐다. 

현장에 방문한 국내 대기업 CEO들도 매년 그래왔듯이 중국업체들의 화려한 부스를 보고 경계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첨단 기술분야는 물론 IT, 제조업 등 많은 산업 분야에서 중국은 이미 한국을 추월했다"며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과 적극 협력하는 등 중국을 위협이 아닌 기회의 땅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CES에 가장 많이 온 나라가 중국이고 중국 심천 한 도시에서 참가한 기업만 해도 다른 나라보다 많을 정도"라고 말했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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