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서울의 아침 기온은 섭씨 영하 15도로 살을 에이고도 남았다. 반면, 롯데백화점 서울 소공동 본점은 인파로 발디딜 틈도 없을 뿐더러 쇼핑 열기로 초여름을 방불케 했다.
10일부터 시작된 해외명품대전 이벤트 때문이다. 매장에는 국내 고객뿐만이 아니라 지난해 말보다는 다소 줄었으나, 요우커(중국인 관광객) 상당수가 눈에 띤다.
이벤트 매장은 의류, 패션잡화, 화장품 매장이 주를 이르고 있으며, 몽블랑과 평창올림픽 공식 스토어 등 팝업스토어 형식의 매장도 다수 개설됐다.
경기불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말은 적어도 롯데백화점 본점 9층 이벤트 매장과는 거리가 멀다.
◆‘불황은 없다’…19번째 롯데百 해외명품대전, ‘롱패딩 전략’ 통했다
“언니, 이거 얼마에요?”
9층 행사장에서 들리는 한 여성 고객의 외침이다. 새제품이 있는지, 사이즈 재고가 있는지를 꼼꼼히 문의한 이 고객은 베이지색 롱패딩을 구입하고 다른 매장으로 향했다.
직원 A 씨는 “오늘로 해외명품대전이 3일째인데 (매출이)그럭저럭 괜찮은 것 같습니다”면서도 “해외명품대전이기는 하지만 샤넬과 구찌 같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최고급 명품들을 한데 모은 기획전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더 고객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명품대전은 롱패딩 등 겨울아우터 상품이 많은 편인데, 고객들에게 인기가 좋다. 평일이라 속단할 수는 없지만 이 같은 추세면 주말 매출을 기대해 볼만 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번 해외명품대전에 참여한 의류브랜드의 대부분은 롱패딩을 판매하고 있다. 겨울 아우터를 쌓아놓고 판매하는 매대에는 많은 고객들이 몰려 있으며, 마음에 드는 제품을 빠르게 낚아채는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자신과 딸을 위해 롱패딩 2벌을 구매한 주부 B 씨는 “친구가 백화점에 놀러가자고 해서 왔다. 요즘 불황이라 이 같은 이벤트가 자주 열리는데 가족의 옷을 책임지는 입장에서는 좋다”며 “레테르(라벨)가 없는 옷보다는 브랜드 제품이 훨씬 우수한 점을 고려하면 비싸다 싶은 것도 있지만 이 가격이면 괜찮다 싶은 옷들이 꽤 있다. 그걸 찾는 게 쇼핑 포인트”라고 귀띔했다.
B 씨는 이어 “주말에 남편과 아이를 데리고 한번 더 이곳을 방문할 예정이다. 지금 본 옷과 그때 보는 옷은 또 다르다”며 가족들의 취향을 고려한 쇼핑을 하겠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해외명품대전 이벤트 매장에는 대형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요우커이다.
이벤트 매장 여기저기에서 중국말이 자주 들린 이유이다.

롯데백화점은 9층 이벤트 매장 한켠에 아예 ‘Tax Refund' 센터를 마련하고 요우커 몰이에 나선 모습이다.
기자에게 중국어로 ‘화장품 매장이 어디냐’고 물은 중국인 관광객에게 ‘쇼핑은 할만한지’를 물었다.
그는 “하오(좋다)” “쩐더하오(정말 좋다)”라고 즉답했다.
요우커를 응대한 직원 C 씨는 "롯데백화점 소공동 점은 요우커가 많은 편이다. 백화점 내에 보이는 캐리어의 주인은 거의 다 요우커”라며 “말이 잘 통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요우커는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으면 같은 제품을 열세트 이상 구매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해외명품대전에도 많은 요우커들이 매출 증대에 도움을 주고 있다. 주말이 되면 더 늘어날 것”이라며 국내 유통계에 큰 손으로 통하는 요우커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효정 기자 marke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