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 금융권에 길들이기에…은행권, 해법찾기에 ‘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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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 금융권에 길들이기에…은행권, 해법찾기에 ‘골몰’
  • 정수남 기자
  • 승인 2018.01.02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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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친 정부 인사 부회장으로 내정…하나·신한·우리, 투명한 조직 구축에 주력
정부가 출범 초기 재벌 개혁에 나선데 이어 지난해 말부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위원회가 금융개혁에 나서면서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이 이를 극복할 해법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가 출범 초기 재벌 개혁에 나선데 이어 지난해 말부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위원회가 금융개혁에 나서면서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이 이를 극복할 해법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선 금융위와 금감원은 이들 금융그룹의 지배구조를 살피고, 그룹 수장의 셀프 연임을 제제하고 나섰다.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는 금융그룹이 KB금융그룹이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2연임에 성공하면서 셀프연임에서는 다소 자유로운상태이다.

다만, 금감원이 3년 한시적으로 금융혁신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자, KB금융은 정권 줄대기에 착수했다.

KB금융은 지난달 임원 인사에서 계열사인 KB부동산신탁에 부회장직을 신설하고, 김정민 KB부동산신탁 전 사장을 내정했다. 
 
◆KB금융, 부회장직 신설…친 정부 인사, 김정민 KB부동산신탁 전 사장 내정

김 전 사장은 1951년 경남 사천 출생으로 부산상고를 나와 1970년 국민은행에 입행했다. 그는 2009년까지 KB부동산신탁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했다. 2004년 그는 2002년 대선 당시 역삼동지점장으로 일하며 노무현 캠프의 비자금을 관리했다는 의혹으로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도 한 골수 참여정부 인사이다.
 
김 전 사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고교 동문인데다 노조위원장 출신이라 지난해 하반기 회장 선임 과정에서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KB금융 측은 부회장직이 계열사인 부동산신탁에 비은행 부문 강화 등을 위한 자문 역할이라고 설명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진보 성향을 가진데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구인 점을 감안한 줄대기 인사라는 게 업계  진단이다.

하나금융지주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공정하게 최근 개선했다. 회추위에서 김정태 현 회장을 제외하고,  회추위 인사를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한 것. 이는 금융당국의 셀프연임 지적에 대한 대응이다.
 
◆하나금융, 회추위서 현 회장 제외…셀프연임 지적 해소
 
이와 관련, 지난달 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 연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이해할 수 있는 유효경쟁 시스템을 만들라고 하는 것”이라며 “금융당국이 특정 금융지주사 CEO의 연임을 막으려는 게 아니라 금융지주가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마련토록 당국 차원에서 유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당초 강력한 규제에서 다소 누그러진 것이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김정태 회장이 셀프연임에서 자유로워지면서 3연임이 탄력을 받는 이유다.
 
신한금융지주와 우리은행그룹은 연말 인사를 투명하게 진행하면서 조직을 재정비하고, 미래성장동력 찾기에 주력하는 등 향후 금융당국의 칼질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중 신한지주는 투자운용사업부문장에 김병철 부사장을 내정했다. 김 부사장은 비은행권 출신이자 외부 인사로, 해당 분야에서 우수한 전문성을 입증 받은만큼 관행을 뛰어 넘어 중용됐다는 게 금융가 시각이다. 이밖에도 신한지주는 신한은행의 영업추진본부장, 개인고객부장, 글로벌개발부장을 상무로 승격해 종전 부행장이 겸임하던 각 사업그룹장을 맡도록 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 역시 지난달 하순  실시한 임원인에서 연공과 서열, 학연과 지연을 타파한 공정한 인사로 조직을 합리적으로 만들었다. 여기에 실력과 능력 중심의 발탁으로 전략 사업에도 대비한다는 게 손 은행장 계획이다.
 
실제 이번에 23명의 임원 중 17명을 교체한 손 은행장은 기업금융부문 전문가인 장안호 기업그룹장과 전략·인사 통(通)인 조운행 기관그룹장을 각각 3대 부문장인 국내부문장과 영업지원부문장으로 임명하는 등 실력 중심의 인사를 단행했다,
 
투자·자본시장·빅데이터 등 신성장동력에 초점을 맞춘 전담 조직도 만들었다. 대표적으로 해외 정보기술(IT)과 핀테크 사업을 전담하는 글로벌디지털추진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손 은행장이 이번에 실적 중심의 투명한 인사를 진행했다”면서 ”기존 인사에서 쌓인 우리은행 임직원들의 불만이 다소 해소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주요 금융그룹이 정부의 금융개혁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해법을 찾고 있다”며 ”해 상반기 금융당국과 금융그룹 간의 ‘쫓고 달아나는 싸움’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수남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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