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인듯 규제아닌' 정부의 가상화폐 대책...광풍(狂風) 잠재우긴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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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인듯 규제아닌' 정부의 가상화폐 대책...광풍(狂風) 잠재우긴 역부족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7.12.18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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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보합세지만 대부분의 알트코인 가격 10~100%까지 급등

최근 광풍이 몰아치고 있는 가상화폐에 대해 정부가 긴급 대응방안을 내놨지만 '규제인듯 규제아닌' 조치라는 시장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꼭 필요한 만큼의 규제라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가상화폐가 제도권 진입 과정에 들어섰다는 분석도 공존한다. 

정부가 13일 발표한 가상통화 대응방안의 골자는 '투기과열로 인한 범죄행위 엄중 처벌 및 예방'에 맞춰졌다. 구체적으로는 가상화폐 거래 행위를 유사수신 행위로 규정하고, 외국인 및 미성년자의 거래를 전면 금지하며, 일정 요건을 갖춘 취급업자에 한해 거래를 할 수 있게 한다. 결국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지금까지와 같은 방식으로 거래를 계속할 수 있는 셈이다.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안에 따라) 전반적으로 보완하고 강화해야 될 부분은 있다"면서도 "소비자 보호 등은 원래 계획하고 추진중이던 일"이라고 말했다.

가상화폐 거래를 유사수신행위라는 불법으로 규정하면서도 거래 자체를 금지하지는 않으면서 정부의 규제책은 별다른 실효성이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의 가상통화 규제방안에 대한 네티즌 반응 <사진제공=온라인캡처>

네티즌들이나 투자자들은 "정부가 규제한다더니 말뿐이었고 결국 더 부추기는 꼴", "규제가 아니라 사실상 허용", "이거슨 하라는것"이라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심지어는 정부의 규제안으로 거래소의 요건이 강화되면 투자자들은 더욱 안심하고 거래에 나설 수 있다는 해석까지 나온다. 

규제의 가장 큰 목적인 투기과열 양상도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대표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가격은 큰 변동이 없고, 난립한 수많은 알트코인들의 가격은 전일 대비 최대 126% 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이더리움, 비트코인캐시 등 대표 알트코인들 역시 대응방안이 나온 후 15~25% 정도 가격이 상승했다. 

정부의 대책이 발표된 이후에도 대부분의 가상화폐 가격이 10% 이상 상승했다. 사진은 빗썸의 가상화폐 시세표 <사진제공=빗썸 홈페이지>

오히려 시장은 18일로 예정된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비트코인 상장을 앞두고 눈치싸움이 더욱 치열해 지는 분위기다. 주식시장도 가상화폐 테마주가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의 규제안이 가상화폐 광풍을 가라앉히기에는 사실상 역부족인 셈이다. 

앞서 정부가 단행했던 ICO(가상화폐 공개) 전면 금지 조치도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가상화폐를 통해 투자자를 모집하는 ICO 행위가 전면 금지됐지만 해외에서 우회 상장을 하는 등 빠져나갈 방법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은행권은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 기조에 발맞춰 가상화폐 거래소와 연결되는 가상계좌를 차단하는 등의 조치에 나섰다. 

신한은행과 기업은행은 각각 13일, 12일부터 가상화폐 거래소의 신규 가상계좌 개설을 중단했다. 국인은행은 이보다 앞선 7일부터 계좌 개설을 중단했고 하나은행은 애초에 계좌 개설 업무를 하지 않았다. 현재 농협은 가상화폐 계좌 개설 업무를 진행중이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정부의 구체적 지침에 따라 향후 방침을 정한다는 입장이어서, 가상화폐를 대하는 정부의 시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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