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굴기가 두렵지 않은 한국의 반(도체)·디(스플레이)·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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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굴기가 두렵지 않은 한국의 반(도체)·디(스플레이)·바(이오)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7.11.03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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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투자와 기술력 쌓여야 경쟁력 발휘...막대한 자금 투입돼도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워

첨단 산업에 대한 중국의 굴기 선언에도 한국 경제성장의 큰 축인 반도체, 디스플레이와 더불어 바이오시밀러 산업은 세계 시장에서 당분간 선제 투자 효과와 기술력 우위를 바탕으로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수퍼사이클과 맞물려 분기마다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중소형 OLED, 대형 OLED 분야에서 각각 95%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바이오제약 분야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경쟁력을 단기간에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저렴한 인건비와 대량생산을 바탕으로 한 제품과는 달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꾸준한 투자와 지속적인 연구개발 및 품질관리가 중요하다. 단기간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한다 해도 성과를 내기까지는 적어도 3~5년, 길게는 10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 생산은 공정도 까다롭고, 무엇보다 품질의 균일성을 인정받는 것이 중요한데 중국 업체들은 아직 한참 못미친다"며 "바이오 산업은 5~10년간 수조원 이상을 투자하면서도 지속적 적자를 감수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2공장 전경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여겨지는 OLED도 마찬가지다. 

LG디스플레이는 2013년부터 대형TV용 OLED 패널 공급에 나섰다. 초기에는 번인 현상, 낮은 수율, 높은 단가 등으로 고전했지만 프리미엄 TV 시장이 OLED로 재편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2017년까지 투자와 연구개발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시장 상황과 맞물려 LG디스플레이는 다양한 OLED 개발에 2020년까지 국내서만 15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 시장의 독보적 1위 업체 삼성전자는 2009년 AMOLED(아몰레드) 패널을 탑재한 '햅틱 아몰레드'를 출시한 이래, 스마트폰에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는 유일한 주요 제조사였다. 최근에는 애플, LG전자 등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자사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OLED 디스플레이를 속속 채택하고 있다. 

대형TV와 스마트폰에 OLED 패널 탑재가 계속될수록 시장점유율 95% 이상을 장악한 삼성, LG디스플레이는 생산라인 증설 등 투자를 더욱 늘려가며 후발주자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국내 투자는 확정했지만, 기술유출 우려로 현재 중국 생산공장 건설계획이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조만간 소위원회에서 승인심사를 위한 회의가 열릴 계획이며, LG디스플레이는 기술유출 방지 방안과 기술격차 유지를 위한 '기술 로드맵' 등을 설명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중국의 주요 OLED 제조업체인 BOE, 티안마, 비전옥스 등 3개사는 2020년까지 OLED 디스플레이에 막대한 투자를 예고했다. 이들의 주장대로 투자가 진행된다면 2020년에는 월 평균 23만4000장 수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현재 생산능력인 약 15만대를 추월하는 수치지만, 삼성디스플레이도 2020년 45만장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을 진행중이다. LG디스플레이도 중국 공장 승인 이후 생산능력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OLED 디스플레이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다른 척도는 수율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수율 문제로 대형 OLED 개발에서 철수를 선언했고, LG디스플레이도 최근에야 본격적으로 중소형 OLED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등 낮은 수율을 극복하는 것이 OLED 생산의 관건이다. 

유안타증권의 보고서에 의하면 2017년 5월 기준 중국 메이저 업체들의 통산수율은 50% 수준으로 국내 업체들의 80% 수준에 한참 못미친다. 최소한의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최소 60%의 수율이 확보돼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빠르면 2년 안에 중국 업체들도 수율 60%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안정적 수익을 낼 수준에 도달할지는 미지수다. 

반도체의 경우, 올해 수출이 사상 최초로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 수퍼사이클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분기 연속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1974년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어 꾸준히 성장해 왔다. 시스템 반도체 부문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지만, 삼성전자는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만으로 반도체 분야 최강자로 20년 이상 군림해 온 인텔의 영업이익을 넘어섰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라인인 평택 공장 본격 가동에 돌입한다. 2021년까지 총 30조원, 화성공장에 약 6조원 규모의 첨단 라인 건설도 계획중이다. 

SK하이닉스도 인수 당시의 부정적 평가를 완전히 뒤집었다. 최근에는 3D 낸드 원천기술을 확보한 도시바 메모리 인수에 성공하며 단번에 메모리 반도체 업계 2위로 도약했다.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메모리 인수는 의결권이 없는 방식이어서 당분간 가시적인 시너지가 발생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오지만, 중국 업체가 도시바의 기술력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중국은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며 20%대인 반도체 자급률을 2020년까지 40%, 2025년까지 7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중국이 계획대로 성장한다면 2020년부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갈수록 미세해지는 공정과 기술격차를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바이오제약 산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분야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국내 업체들이 세계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한 곳마다 중국의 도전이 거세지고 있다. 앞으로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는 없지만 기술격차를 무기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꾸준히 유지해 갈 시간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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