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철의 위코노미(WEKONOMY)] 대목경기 사라진 추석 목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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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철의 위코노미(WEKONOMY)] 대목경기 사라진 추석 목전에서
  • 김의철
  • 승인 2017.09.29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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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해외로 나가야 하는 중소제조업

얼마 전 사업가인 지인과 해외 투자에 대한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예전에 삼성에 같이 근무했던 오랜 인연이다.작년에 베트남에 공장을 짓겠다고해서 반대해왔는데 지금은 입장이 달라지게 되었다.

우선은, 최저 임금제도 때문이다. 섬유제조업에서 임금은 중요한 변수다. 최저임금의 지속적인 인상이 예고된 상태에서 국내제조는 많은 각오를 필요로 한다. 1인당 국민소득이 우리나라의 1/10도 안되는 베트남의 유혹은 크다. 5년 전까지만 해도 물가가 급등하고 임금이 수직상승하는 현상이 있었지만 최근 수년간 물가와 임금이 매우 안정되어 있다.

두번째는 인력수급문제다. 평균연령이 20대 중반인 베트남과 40대로 들어선 우리나라의 인력수급 여건은 비교가 안된다. 공장설립은 최소 10년 이상을 보고 결정하는 문제다. 게다가 국제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도 지적했듯이 우리나라 대다수 젊은이들의 꿈은 공무원이다. 대기업도 아닌 중소기업에서 더구나 섬유제조업에서 꿈을 키울 젊은이는 찾아보기 어렵다.

세번째는 세금제도다. 섬유제조업은 임금비중이 크다. 봉제업보다는 낫지만 준조세인 4대 보험에 대한 사업주 부담분을 고려할 때 임금을 제외하고도 준조세로 인한 고용 부담이 베트남에 비해 훨씬 많다. 베트남으로부터의 수입은 대부분 무관세이므로 국내산업에 대한 보호장치는 거의 없다.

네번째는 정부의 산업정책이다. 베트남 정부는 대한민국과 섬유소재산업에 대해 상당히 좋은 평가와 기대를 하고있다. 반면에 우리나라에서는 사양산업으로 취급받은 지 오래다. 고용비중이 높은 산업은 우리나라 정부와 금융권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4차 산업혁명이나 혁신성장같은 비고용 업종이 우대받는다.

다섯번째는 산업인프라인데 일단 제조업에서 가장 중요한 물과 전력이 우리나라에 비해 나쁘지 않다. 경쟁국가라 할 수 있는 인도네시아에 비해서는 좋다. 물류조건은 중국을 제외한 경쟁국가들에 비해 좋다.

부정적인 요인은 공산당이 집권한다는 정도인데 다른 조건들에 비해 구체적인 위험은 아니다. 게다가 중국공산당에 비하면 베트남은 우호적이다. 공장을 설립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이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수요자, 즉 의류업체들이다. 대다수 패션유통업체들과 의류제조업체들에게 의사를 타진한 결과 환영일색이다.더 싸게 원자재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때문이다. 소비시장의 부진에서 견딜 수 있는 방법은 원가절감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오랫 동안 국내생산을 고집했던 중견브랜드마저 최저임금인상에 대한 소식 이후에 해외소싱으로 전략적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기업들에게 세금을 많이 내서 사회에 기여하고, 고용을 늘리고, 인재들에게 더 많이 투자해서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라고 말하기는 쉽다. 그러나 현실은 그와 같은 바램에서 더 멀어져 가고 있다. 중소기업에 취업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을 찾아보기 어렵고 이미 있는 공장들도 대부분 외국인 근로자들이 없으면 문을 닫을 지경이다. 공무원들과 공기업에 비해 중소제조업체들이 젊은이들에게 소구할 수 있는 것들이 사라져가고 있다.

얼마전 국가공무원 노조는 공무원들의 평균임금을 과대해서 언론에 제공했다는 이유로 납세자연맹 회장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정부가 공개한 공무원 연평균임금 6,120만원은 대부분의 수당과 복지카드, 연금과 그 외의 특권들이 계산되지 않았다. 그금액만으로도 2015년 근로자 평균임금 2,640만원보다 훨씬 많다. 만일 납세자연맹이 밝힌 8천여만원의 평균임금이 과대하다면 지금이라도 투명하게 밝히면 간단한 일이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공무원 임금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고, 캐나다의 경우는 일정직급 이상이면 개인별로도 공개하고 있다. 최근,여기저기 터져나오고 있는 공기업들의 취업관련 비리 소식들은 많은 젊은이들에게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정권이 바뀌고 최고 권력자와 새로운 각료들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많은 국민이 인정하고 있고 높은 지지율이 그 증거다. 하지만 소수 엘리트만의 변화로는 국민들의 삶이 나아지지도 경제상황이 좋아지지도 않는다.

중소기업들이 어렵고 자영업자들이 힘들다고 아무리 외쳐도 소음으로만 치부한다면 공무원들의 철밥통에도 녹이 슬고 구멍이 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청년들의 일자리도 장년과 노년의 경제적 안정도 저출산 고령화에 대한 해답도 중소기업들과 자영업자들의 활로가 막혀서는 문제만 있고 답은 없는 상황이 유지될 것이다. 

명절에 누리던 대목경기가 사라진지 오래다. 시장을 돌아다녀보면 썰렁하다. 건국이래 최장이라는 올 추석연휴를 목전에 두고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한 사람으로 마음이 무겁다.

김의철(50) 더필주식회사 대표는 스웨터 짜는 실을 파는 사업가다. 그가 지난 4월 「우리가 경제다」라는 책을 냈다. 스스로를 위코노미스트로 소개한다. 저서에서 국민연금을 재원의 근간으로 해 기본소득제를 도입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네이버 지식in 경제동향ㆍ이론분야 파워 지식인이기도 하다.  지금도 국민이 주체가 되는 국민주권 경제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실천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김의철  dosin474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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