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스피커 '반값 파격 할인' 이벤트 봇물 왜?...플랫폼 비즈니스 선점 효과의 '멧칼프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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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스피커 '반값 파격 할인' 이벤트 봇물 왜?...플랫폼 비즈니스 선점 효과의 '멧칼프 법칙'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7.09.13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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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네이버, 카카오 등 5만원대+고가 사은품 증정하며 생태계 확장 나서...'가입자 수 확보가 곧 경쟁력'

국내 ICT 기업들의 음성인식 인공지능 스피커 경쟁이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다. SK텔레콤이 지난해 국내 최초로 '누구'를 선보인데 이어 포털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잇따라 인공지능 스피커 '웨이브'와 '카카오미니'를 공개했다. 

관심을 끄는 것은 가격이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대기업의 신제품은 일반 구매자가 구매하기 부담스러운 가격이 책정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인공지능 스피커만큼은 3사 모두 5만원대의 이벤트를 진행하며 경쟁적으로 사용자를 유혹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누구 미니'를 출시하며 이벤트 가격으로 4만9900원을 책정했다. 정상가 9만9000원의 절반 수준이다. 

네이버는 네이버 뮤직 무제한 듣기 1년 이용권을 구매하면 15만원 상당의 '웨이브'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벤트 시작 후 35분만에 물량이 소진됐고, 네이버는 네이버뮤직 1년 이용권을 구매하는 고객에 한해 '웨이브'를 4만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다시 진행중이다. 

카카오가 출시하는 카카오 미니 제품 이미지 <사진제공=카카오>

카카오의 '카카오미니' 예약판매 가격은 5만9000원으로 책정됐다. 정식 판매가 11만9000원의 절반 수준이다. 예약 구매자를 대상으로 멜론 스트리밍 1년 무료 이용 혜택과 함께, 카카오프렌즈 피규어 1종도 제공한다. 

3사가 신제품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은 자사의 '인공지능 생태계'를 확장하려는 전략이다. 저렴한 가격과 사은품으로 고객을 자사의 플랫폼으로 편입시키고, 자사의 서비스를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잘 설명하는 이론이 '멧칼프의 법칙'이다. 

가입자 수로 영향력이 결정된다는 '멧칼프의 법칙'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설명할 때 가장 자주 인용되는 이론 중 하나가 '멧칼프의 법칙'이다. 

멧칼프의 법칙이란 '디바이스의 수(팩스, 전화, PC 등)나 서비스 가입자 수가 어떤 티핑 포인트를 지나기 전까지는 창출하는 가치가 비용보다 적지만(손해를 볼 수 있지만), 티핑 포인트를 넘어서면 가치는 비용을 넘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이론이다. 

플랫폼 비즈니스를 설명하는 멧칼프의 법칙(우)

이에 따르면 가입자 수가 어떤 수준 이상이 되는 순간부터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결국 승자독식에 이르게 된다. 3Com의 설립자인 밥 멧칼프가 제시해 '멧칼프의 법칙'으로 불린다. 

즉 많은 가입자 수가 곧 기업의 수익과 직결되며, 일정 수준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지 못하면 해당 분야에서 완전히 도태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빅데이터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고, 막대한 데이터가 곧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데 결정적인 요소가 됐다.

4차 산업시대의 비즈니스 모델로 플랫폼 비즈니스가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멧칼프의 법칙'에 따라 각 기업들은 자사의 플랫폼으로 고객을 유인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계속해서 연결되는 서비스 플랫폼

SK텔레콤의 누구를 사용하면서 스트리밍 음악을 들으려면 멜론 서비스에 가입해야 한다. '웨이브'와 '카카오미니'도 마찬가지다. 

또 누구를 통해 음성으로 이커머스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11번가를 통해야 한다. 누구에 사용된 인공지능 플랫폼은 자사의 모바일 내비게이션 앱 '티맵'에도 적용되며, 향후 SK텔레콤, 브로드밴드 등 각종 서비스에 탑재될 예정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인공지능 플랫폼을 통해 자사의 특색있는 서비스로 소비자들을 유인하게 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의 '누구 미니' 신규 서비스 5종 <사진제공=SK텔레콤>

예를들어 카카오미니를 사용하는 경우, 음성을 통해 카카오뱅크 금융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될 수도 있다. 실제로 SK텔레콤의 누구를 통해 하나은행의 계좌 잔액과 거래내역 조회 등이 가능하다. 

이상호 SK텔레콤 AI 사업단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누구' 인공지능의 오픈플랫폼화를 통해 플랫폼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히며 4차 산업시대의 플랫폼 비즈니스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국내 대표 ICT 기업들의 인공지능과 생태계 확장 전쟁은 향후 더욱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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