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연초 이후 처음으로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치를 보이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졌다. 시장도 이에 즉각 반응했다. 뉴욕 증시의 경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국내 증시 또한 장 초반 2770선을 돌파했다.
앞서 미국 노동부는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 및 시장 예상치인 0.4%를 모두 하회한 수치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올라 시장 예상치(0.3%)에 부합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소비자물가 상승 폭은 3월과 비교하면 큰 변화는 없지만 최소한 물가압력이 재차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감을 진정시켜 주기에는 충분했다"면서 "특히 소비자물가와 코어 소비자물가의 전년동월 상승률은 각각 3.4%와 3.6%로 3월 3.5%와 3.8% 대비로는 둔화 흐름을 보여줌으로써 미국 물가가 힘겹지만, 라스트 마일을 넘어서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4월 CPI지수를 두고 시장이 크게 반응한 이유로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되살아났기 때문이라고 꼽았다. 다만 금리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더딘 물가 둔화 속도를 인정한 파월 의장의 발언 등을 고려하면 선제적 금리 인하(6월) 가능성 미미하다"고 말했다.
이어, "확인이 필요하지만, 당사는 미국 물가가 완만한 둔화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9월 금리인하 확률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면서 "미국 물가는 물론 각종 경제지표 역시 완만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음도 9월 금리인하 가능성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4월 소비자물가에 금융시장이 환호한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9월 금리인하 불씨가 되살아났기 때문이다"면서 "미국 물가가 완만한 둔화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9월 금리인하 확률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9월 미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은 미 연준과 주요국 간 금리정책 탈동조화 현상에도 불구하고 제한적이지만 달러 약세 압력으로 이어질 것이고 동시에 주요국 금리인하와 맞물려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 현상을 강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