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19일 리니지W의 예약을 시작했다. 본격적인 출시 일정에 돌입한 것.
엔씨 김택진 대표는 “마지막 리니지”라며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열정만으로 글로벌의 벽을 넘기란 쉽지 않은 일.
엔씨는 길드오브워 등 몇몇 타이틀을 제외하고 나면 글로벌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특히 리니지는 ‘쟁’을 강조하며 글로벌이 아닌 변방의 귀족에 만족해야 했다.
그런데 김택진 대표는 “리니지W는 세상 사회의 축소판"이라며 리니지W의 글로벌화를 강조했다.
‘쟁’을 넘어서서는 이야기가 될 수 없는 리니지가 글로벌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내러티브(스토리)’가 필수다.
내러티브란 이용자들에게 펼쳐지는 내용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을 제공하고 이를 기초로 어떤 사건이 벌어지는가를 예측하게 해주는 것을 말한다. 어떤 사건이나 감정의 발생이 어떻게 가능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전개 과정을 보여주는 것인데, 글로벌에서 인정받는 대작들은 이런 내러티브의 중요성이 높다.
한국 게임이 가장 부족하다고 지적 받는 것도 이것이다.
19일 진행된 리니지W 쇼케이스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 중 하나가 바로 이 내러티브(Narrative)다.
“초록 물약은 왜 초록색일까? 오만의 탑은 왜 생겨난 거지? 화전민 마을은 왜 부랑자들의 마을이 되었을까?”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리니지W에서 보여주겠다는 것이 개발진의 의지다.
최홍영 개발실장은 “기존의 리니지에서는 잘 부각되지 않았던 스토리라인을 리니지W는 유저가 처음부터 몰입할 수 있게 하고 플레이의 이유를 찾게 만드는 장치가 잘 정립되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리니지W에는 리니지 스토리에 대한 부분들이 많이 준비되어 있다. 단순히 초반의 몇몇 컷신들만으로 스토리를 포장한 형태가 아닌,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리니지의 새로운 부분을 모험한다는 느낌이 들게 만들었다.
개발진이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부분도 '클래스 스토리' 부분이다.
최 실장은 “초반에 나오는 짤막한 영상과 가벼운 이야기로는 게임의 분위기를 가져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또 이 스토리가 리니지를 배제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이라 게임 초반에 리니지W를 시작하는 유저들이 리니지 이야기에 흠뻑 빠질 수 있게 다양한 스토리 방식을 고민했다”며 “결국 가장 리니지 다운 방식으로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기로 결정했다. 어떤 클래스로 리니지W를 플레이하든 리니지 세계관에 금방 빠질 수 있게 했다.”며 스토리에 자신감이 있는 모습을 보였다.
엔씨는 이 내러티브(스토리)를 ‘상상의 현실화’라고 말한다. 그간 리니지 이용자들이 상상했던 것들을 현실로 보여준다는 말이다.
리니지W는 리니지 원작으로부터 130년 후의 세계를 다룬다. 전작의 밝은 판타지 세계와 대비되는 어둡고 매력적인 ‘다크 판타지’로 게임의 스토리와 월드를 재해석했다.
여기에는 특별한 의미가 담겼다. 1998년 출시된 리니지가 텍스트 기반의 머드(MUD) 게임을 이미지화하는 데 성공한 대표적인 작품이듯이, 리니지W가 여전히 텍스트로 각인 되어있는 게임 속 문화와 단어, 표현을 완전한 이미지로 설명하면서 상상했던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을 발견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의미다.
과연 이 스토리를 해외 이용자들에게 알릴 수 있을까?
엔씨는 쇼케이스에서 “20년 넘게 리니지를 플레이한 한국 이용자와 이제 갓 플레이를 시작한 독일 이용자가 전혀 불편함 없이 리니지W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자사의 인공을 이용한 번역 기술을 자랑했다.
한국 최고의 IP가 글로벌에서도 통할 내러티브로 만들어질지, 아울러 스토리성을 중시하는 해외 이용자들에게 어떤 감동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미진 기자 gam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