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악 확률' 보유한 게임에 규제 압박 펼쳐야...유럽은 '도박법 위반'으로 판정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가 최근 발표한 '자율규제 미준수 게임물' 목록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비판의 대상으로 삼는 게임들과 규제 대상이 된 게임들 사이의 간격이 커 '탁상행정'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최근 '자율규제 미준수 게임물' 목록에 오른 대다수의 게임은 과금 유도 수준이 매우 낮은 것으로 보인다.
'도타2', '에이펙스 레전드',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 등이 목록에 이름을 올렸는데, 업계에서는 해당 게임들을 놓고 확률형 아이템에 매출을 의존하는 비중이 현저히 낮고 '페이투윈(Pay to Win)'게임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며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때문에 자율규제의 방향성을 완전히 틀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공개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일부 아이템의 획득 확률을 극도로 낮게 설정한 게임들 역시 적발해 확률을 높이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더불어 정작 유저들이 가장 불만을 갖는 게임들은 '극악 확률'의 아이템을 판매하는 게임들인데도 불구하고 확률을 고지했다는 이유만으로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주장이 현실화된다면 대다수의 국내 MMORPG게임들이 규제 대상에 오르기 때문에 게임업계에 큰 격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규제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서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크게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에, 이에 매출 대부분을 의존하는 국내 게임사들의 반발 역시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럼에도 전 세계 게임업계의 트렌드에 발맞춰가기 위해서는 '극악 확률'에 의존한 게임들에 수정을 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콘솔 게임 시장이 코로나19 여파로 급성장을 이루는 가운데 AAA급 게임들이 황금기를 맞고 있는 상황 속에서 더이상 확률형 아이템에 의존한 '페이투윈' 게임은 경쟁력이 낮다고 바라보는 것이다.
실제 유럽을 중심으로 확률형 아이템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영국은 최근 확률형 아이템의 도박 판정을 앞두고 실태조사에 나서는가 하면 네덜란드와 벨기에 등은 3년 전부터 확률형 아이템을 도박법 위반으로 판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 정치권 역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사행성을 근거로 더욱 강한 압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극악의 확률을 가진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는 국내 일부 MMORPG 게임들은 사실상 도박이라고 바라봐도 무방하다"면서 "정작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 전혀 논란을 빚지 않는 글로벌 인기작들을 규제 대상에 이름을 올린 것은 매우 아쉬운 처사"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game@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