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순환출자 해소 위한 실탄 마련"…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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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순환출자 해소 위한 실탄 마련"…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본격화
  • 노우진 기자
  • 승인 2021.04.13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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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B업계 "정의선 회장,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로 지배력 확대"
- 순환출자 구조 해소, 지배구조 개편 본격화 전망
- 현대엔지니어링 몸값, 10조원 안팎으로 추정

현대차그룹이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을 추진함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 2대 주주로, 이번 상장을 통해 사실상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고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 상속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현대모비스에 대한 지배력을 높여 본격적인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상장 예정인 현대엔지니어링 [사진=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예정인 현대엔지니어링 [사진=현대엔지니어링]

정의선 회장,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 위한 실탄 마련한다

정 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을 통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실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정 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은 0.32%에 불과해 이후 지분 확장을 위한 현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 명예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7.13%)를 상속 받기 위한 증여세도 마련해야 한다.

정 회장의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은 11.72%다. 당장 현대엔지니어링의 주가가 장외시장 호가인 105만원에 도달한다 했을 때, 정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약 9348억원의 가치가 있다. 정 회장은 2019년 상장된 현대오토에버의 지분 9.57% 보유하고 있는데, 현대오토에버와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을 통해 지배 구조 개편을 위한 실탄을 넉넉히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순환출자 고리에서 현대 엔지니어링이 차지하는 의미는?

현재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자동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의 지분 21.43%를 가진 최대주주이며 현대차는 기아의 지분 33.88%를 차지한 최대주주다. 다시 기아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17.28% 소유해 최대주주가 되는 고리형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국내 30대 대기업 집단 중 유일하게 순환출자 구조 고리를 해소하지 못한 상태다.

2018년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현대모비스의 모듈·AS 부품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현대글로비스에 합병하는 것을 골자로 지배구조 개편안을 제시했으나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의 공격과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정 회장이 현대모비스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에는 중장기적으로 현대글로비스를 통한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 23.29%를 확보한 상태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가 합병할 경우 현대차그룹은 기존의 순환출자 구조 고리에서 벗어나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글로비스·현대제철로 이어지는 구조가 된다.

 

현대엔지니어링, 예상 몸값은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가치는 장외주식 거래가 등을 고려해 10조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현재 장외시장에서 시가총액은 7조6000억원에 이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에서 7위를 기록했다. 주력 사업은 플랜트, 건축, 인프라 개발 등의 건설업이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자본금은 379억8000만원이다. 매출은 7조1884억원, 영업이익은 258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장외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지난 12일 현대엔지니어링의 비상장 주식은 99만 5000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정오 기준 매수 호가는 105만원으로 상승세를 기록했다.

IB업계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이 빠르면 3분기에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등 기업가치가 수십조원에 이르는 기업들이 3분기 상장 예정으로, 상장 일정이 조절될 가능성도 있다. 

노우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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